내 맘 속에 저장! ‘사람숲길’로 바뀔 세종대로를 걷다

시민기자 이선미

Visit470 Date2020.08.05 11:59

‘세종대로’가 변신을 앞두고 있다. 광화문광장, 덕수궁, 숭례문, 서울로7017 등 대표적인 명소를 아우르는 사람숲길 공사가 시작되었다. 차량중심에서 사람중심으로, ‘생태문명도시’를 지향하며 조성될 이 길은 잠정적으로 ‘사람숲길’이라는 이름을 얻었는데, 시민들의 여론을 통해 나중에 진짜 이름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한다. 

서울도서관 외벽에 ‘세종대로 사람숲길’ 현수막이 붙어 있다

서울도서관 외벽에 ‘세종대로 사람숲길’ 현수막이 붙어 있다. ⓒ이선미

서울시에 따르면 세종대로 사람숲길은 네 가지 테마의 이음길을 조성한다. 먼저 광화문에서 서울로7017을 잇는 보행순환길을 만들어 ‘도심’을 잇는다. 광화문에서 덕수궁과 숭례문 등 역사적 장소를 이어 ‘문화’를 잇는다. 이를 위해 대한문 앞 광장을 두 배로 넓히고 정동길과도 연계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의 이음’이다. 보행공간과 자전거 도로를 늘려 사람들이 안전하게 도심을 걸을 수 있도록 한다. 또한 도심 가로숲을 만드는 ‘녹지의 이음’도 조성한다.

세종대로 사람숲길은 광화문광장, 덕수궁, 숭례문, 서울로7017을 아울러 조성된다

세종대로 사람숲길은 광화문광장, 덕수궁, 숭례문, 서울로7017을 아울러 조성된다. ⓒ이선미

7월 31일부터 교통통제에 들어가 연내 공사를 완료할 예정인 세종대로를 걸어보았다. 이제 시나브로 변신을 시작하면 이 또한 추억이 될 길이다. 광화문을 마주보고 서니 역사의 소용돌이가 느껴지는 것 같다. 특히 추운 겨울밤도 뜨겁게 밝혔던 촛불집회의 기억이 어제처럼 생생했다.

세종대로는 우리 역사의 고갱이를 만나는 장소이다.

세종대로는 우리 역사를 만나는 장소이다. ⓒ이선미

광화문 광장은 지금도 우리 역사의 한복판이지만 조선시대에는 국사를 수행하던 이조, 호조, 예조 등 육조가 지금의 광장 양옆으로 배치되어 있었다. 지난 7월에는 2016년부터 발굴이 계속되고 있는 의정부 터가 국가지정문화재 (사적)로 지정 예고되기도 했다.

세종대로 곳곳에 공사를 알리는 현수막이 보인다

세종대로 곳곳에 공사를 알리는 현수막이 보인다. ⓒ이선미

세종문화회관을 지나 세월호 기억-안전 전시공간을 바라보며 횡단보도 앞에 섰다. 바닥에 그려진 자전거도로 표시가 눈에 들어왔다. 교통량이 많은 도심에서 자전거를 타기란 꽤 어려운 일이다. 사실 필자 역시 따릉이를 무척 타고 싶은데 순발력이 좀 좋지 않아 자제하고 있는 중이어서 안전이 확보된다면 열심히 타 볼 의향이 있다.

세종대로 전 구간에 자전거 전용 도로가 조성될 예정이다

세종대로 전 구간에 자전거 전용도로가 조성될 예정이다. ⓒ이선미

동화면세점 앞을 지나니 도로원표라는 표석이 서 있다. 부산에서 서울까지 몇 킬로미터라고 할 때 서울의 기준점이 바로 여기라는 표시다. 정확하게 말하면 서울의 중심은 광화문 광장이다. 원래 도로원표는 이순신 장군상 자리에 세워졌다가 지금은 고종즉위 40년 칭경기념비 옆으로 옮겨졌다. 세종로 파출소 앞에 세워진 이 표석은 1997년 일본식이었던 것을 바꿔 세운 것이라고 한다.

일본식이었던 도로원표를 우리나라 도로원표로 바꿔 1997년 지금의 자리에 설치했다.

일본식이었던 도로원표를 우리나라 도로원표로 바꿔 1997년 지금의 자리에 설치했다. ⓒ이선미

서울시의회를 지날 무렵엔 인도가 조금은 넓어졌다. 지난해 개관한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주변은 한결 걷기가 편했다.

서울시의회를 지나는 인도가 한결 걷기가 편해졌다

서울시의회를 지나는 인도가 한결 걷기가 편해졌다. ⓒ이선미

몇 년 전만 해도 옛 국세청 남대문 별관에 가려 보이지 않았던 대한성공회 주교좌 성당도 아름다운 위용을 드러내고 있었다.

서울도시건축전시관 1층 서울마루에는 한원석 작가의 첨성대 ‘환생-Rebirth’가 설치되어 있다.

서울도시건축전시관 1층 서울마루에는 한원석 작가의 첨성대 ‘환생-Rebirth’가 설치되어 있다. ⓒ이선미

덕수궁 길 보도블럭에 ‘도심보행길 걷자, 서울’이라는 글이 쓰여 있었다. 사실 이 길을 호젓하게 걷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길이 정비되면 말 그대로 많은 시민들의 쾌적한 보행로가 되리라는 기대가 커졌다. 마침 덕수궁 수문장 교대식이 시작되었다. 코로나19 때문에 관광객이 별로 없었다.

덕수궁 수문장 교대식. 대한문 앞도 두 배 정도 넓히고 소나무를 심어 덕수궁 돌담길과 연결할 계획이다.

덕수궁 수문장 교대식. 대한문 앞도 두 배 정도 넓히고 소나무를 심어 덕수궁 돌담길과 연결할 계획이다. ⓒ이선미

수문장 교대식을 마친 후에는 시청 광장을 한 바퀴 도는 퍼포먼스가 이어진다

수문장 교대식을 마친 후에는 시청 광장을 한 바퀴 도는 퍼포먼스가 이어진다. ⓒ이선미

숭례문 주변은 특히 기대가 커지는 공간이다. 지금은 세종대로를 따라 걸으며 숭례문에 가기 위해서 남대문시장 쪽으로 건너가 횡단보도를 또 건너야 한다. 그리고도 입구를 찾으려면 한 바퀴 빙 돌아야 한다. 도성을 드나들던 숭례문이 바다에 떠있는 섬 같은 형국이다. 보행로가 만들어지고 주변을 둘러싼 공간도 넓어져서 시민들이 숭례문을 편하게 오갈 수 있기를 바란다.

숭례문은 마치 도시의 섬처럼 접근이 쉽지 않다

숭례문은 마치 도시의 섬처럼 접근이 쉽지 않다. ⓒ이선미

지금은 비좁은 인도를 따라 한 바퀴 빙 돌아 숭례문 입구에 닿는다

지금은 비좁은 인도를 따라 한 바퀴 빙 돌아 숭례문 입구에 닿는다. ⓒ이선미

북창동 길을 따라 서울로7017을 바라보았다. 이제 이 공중정원은 중림동에서 회현까지 이동하는 보행길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따릉이 너머로 서울역고가에서 보행도로로 변신한 서울로7017이 눈에 들어온다

따릉이 너머로 서울역고가에서 보행도로로 변신한 서울로7017이 눈에 들어온다. ⓒ이선미

이렇게 걸어보는 것만으로도 우리 역사의 순간순간을 만나는 기분이 들었다. 여기에 더 많은 이야기들을 발굴하고 이어간다면 정말 파리의 샹젤리제 못지않은 의미까지 얻게 될 것이다. 더욱이 광화문에서 시청을 지나 숭례문까지, 다시 서울로7017을 지나 남산까지 걸어서 갈 수 있다는 건 대도시에서는 보기 드문 매력 아닌가.

현수막에 적힌 ‘찻길은 줄이고 사람길은 넓히다’ 문구처럼, 세종대로 빌딩숲이 진짜 숲이 되는, 사람들을 위한 숲길이 되는 날을 기다린다. 더 많이 걷고 더 많이 알게 되고 그래서 더 사랑하는 도시 서울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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