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도심 집회에도 걱정 뚝! ‘8002번 버스’ 타세요

시민기자 조시승

Visit490 Date2020.07.22 10:37

동대문 DDP에서 열렸던 광화문광장 시민대토론회 전경

동대문 DDP에서 열렸던 광화문광장 시민대토론회 전경 ⓒ조시승

서울시는 2018년 4월 10일 문화재청과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사업의 업무협약을 맺을 당시, 수차례 시민토론회와 전문가토론회를 개최했었다. 이때 제기된 문제점 중 집회·시위로 인한 주민 불편이 가장 많이 대두되었다. 지난해 11월에 실시한 광장 인근 5개동 현장소통에서도 지역 주민들은 “광장 소음으로 실생활이 많은 지장을 받는다”, “집회·시위가 시작되면 버스 편이 끊겨서 도심으로 나갈 수 없다” 등의 불만을 쏟아냈다. 서울시의 온라인 플랫폼 ‘민주주의 서울’의 빅데이터 분석 결과도 ‘시위’와 ‘교통’이 현재 광화문광장의 문제점으로 가장 많이 언급됐다고 한다. 

8002번 마을버스 운행개시 홍보 현수막이 거리에 걸려있다.

8002번 시내버스 운행 개시 홍보 현수막이 거리에 걸려 있다. ⓒ조시승

이에 서울시는 우선 집회·시위가 진행돼도 주민들이 도심으로 나오는 데 불편이 없도록 새로운 버스노선을 신설하기로 했다. 집회·시위가 잦은 주말에 고정적으로 운행하는 8002번 전기버스 운행을 개시하였다. 그리고 숭례문에서 삼청공원까지 운행하는 종로11번 마을버스는 종로구와 협의하여 집회·시위로 삼청동 입구가 통제 될 경우 삼청공원→안국역→운현궁까지 노선 일부를 변경해 지하철 환승과 연계하기로 했다. 또 그 동안 좁은 도로와 급경사, 긴 배차간격(30분)으로 불편했던 평창동 산복지대 주민들을 위해 8003번 전기버스도 신설하였다. 

8002번 마을버스가 기점 하림각 정류소에서 출발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친환경 전기버스인 8002번 시내버스가 기점 하림각 정류소에서 출발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조시승

이 중 직접 8002번 버스를 승차해 봤다. 집회·시위 시 운행되는 친환경 전기버스이다. 기점인 자하문로에 있는 하림각에서 기다리니 정확히 시각(첫차 10시 30분 : 하림각)에 맞춰 버스가 왔다. 차량 앞과 옆에는 플래카드를 부착하여 신규 노선임을 알리고 있었다. 기사도 단정히 인사하며 손님을 맞아주었다. 기점인 하람각에서 버스는 기자와 젊은 승객 두사람을 태우고 출발하였다.

필운대로에 있는 8002번 마을버스 정류소 입간판이 서있다.

필운대로에 있는 8002번 버스 정류소 ⓒ조시승

첫 정류소인 석파정을 지나 자하문 터널을 통과하니 경기상고, 청와대 입구가 나왔다. 청운초교등 교육기관, 금융기관과 미술관, 상점들… 세종마을 입구 기념석까지 차창가로 여느 코스와 다르지 않는 풍경이 펼쳐졌다. 승객은 늘지 않더니 통인시장 입구에서 두 사람을 더 태웠다. 손에 장바구니 든 것을 보니 시장에 나와 장을 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주민인 듯 보였다. 기점에서 필자와 탑승했던 젊은 승객은 회차 지점인 경복궁역 앞에서 하차했다. 차는 회차를 위해 우회전하여 사직로를 거쳐 필운대로를 지난다.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의 이색적 경치와 청계천 발원지인 수성동계곡 옥류동천 입구도 보인다.

마을버스 내부의 모습. 친환경 전기버스로 쾌적한 분위기다.

8002번 버스 내부의 모습. 친환경 전기버스로 쾌적한 분위기다. ⓒ조시승

배화여대 입구를 지나 우당기념관을 우회전하여 효자동 주민센터 앞에서 좌회전하여 다시 자하문로, 상명대를 지나 하림각으로 가는 노선이다. 세종마을 탄신지와 전통시장, 박노수미술관, 이상집터가 있는 문화와 역사, 교육의 거리다. 만약 광화문에 집회·시위가 열려도 자하문 안쪽 평창동과 홍지동 일대 주민들이 경복궁역까지 이용할 수 있게 운행하니 주민들에게 상당히 유용할 듯했다. 

필운대로상 세종마을 음식문화의 거리입구

필운대로 세종마을 음식문화의 거리 입구 ⓒ조시승

내친 김에 8003번 전기버스도 승차해봤다. 8003번 버스는 대표적인 대중교통 사각지대를 지난다. 기점은 평창파출소로 맞은편에 서울예고가 보인다. 첫 출발지 평창파출소에서 화정박물관 방향으로 우회전하니 오거리가 나온다. 좁고 굽은 골목길의 연속이다. 긴장감을 풀고 창 밖을 바라보니 정겨운 주택과 나무들이 어우려진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서울시 민속자료 제3호 산신을 모시는 ‘보현산신당’ 정류장도 있다. 근처 ‘여산신각’과 ‘부군당 신목(서울시 보호수65호)’은 평창동 주민들의 동제의 대상이었으나, 여산신각은 소실되었다.

평창동 고지대 주민을 위한 8003번 마을버스가 기점에서 출발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평창동 고지대 주민을 위한 8003번 버스가 기점에서 출발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조시승

8002번과 8003번을 승차해 보니 느낌이 서로 다르다. 8002번은 일반 도로와 교육, 역사문화거리를 지나는 느낌이었고 지하철역 연결이 주된 목적이라면, 8003번은 좁은 길이지만 문화명소 관광지와 산을 끼고 도는 둘레길 코스다. 기존 6번 마을버스와 연계해 배차 간격을 줄이고 주민들의 이동 불편을 해소하는 것이 주목적인 코스다.
두 코스 모두 30분 소요되며 친환경 전기차라 언덕길을 오르내릴 때도 소음이나 매연이 전혀 없었다. 안정감과 쾌적함도 좋았다. 계기판도 LED조명, LCD디스플레이로 골목길 운전도 여유롭게 보였다.

평창동 고지대에서 바라보는 마을풍경을 한폭의 자연화 그림이다.

평창동 고지대에서 바라본 마을 풍경 ⓒ조시승

주말 대규모 집회가 있어도 지하철역과 연계하는 노선을 체험한 값진 시간이었다. 아울러 전기버스라 소음·매연 문제로 발생하는 불편사항도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서울시 최초로 도입해 운영되는 친환경 중소형 전기 시내버스로 광화문광장 일대 시민들의 불편이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는 앞으로도 시내버스 준공영제 체제를 기반으로 친환경적인 교통정책을 확대할 뿐만 아니라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대중교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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