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의 숨결이 느껴져! 몽촌토성 산책로

시민기자 이봉덕

발행일 2020.07.22. 12:36

수정일 2020.07.22. 17:57

조회 4,661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위해 한강 변에 경기장과 선수촌을 지었다. 올림픽이 끝난 뒤 이 구역에 88 올림픽을 기념하여 몽촌토성을 중심으로 공원을 조성했다. 몽촌토성은 백제 초기의 토성으로 전체 둘레는 약 2.7㎞에 달한다. 성벽 높이는 현재 6~40m로 지점에 따라 차이가 있다. 성벽 바깥쪽에 목책(나무로 만든 울타리)이 있으며, 토성을 감싸는 해자(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성 주위를 둘러서 판 못)가 있다. 토성 내부에는 백제 초기의 움집터와 함께 토성 발굴 당시 발견된 유물이 전시된 몽촌역사관이 있다. 약 2.4㎞의 몽촌토성 산책로가 함께 조성돼 있다. 백제 역사의 숨결과 88서울 올림픽의 감동을 따라 몽촌토성 산책로를 걸어보았다. 

올림픽공원 몽촌토성 산책로 출발점

올림픽공원 몽촌토성 산책로 출발점 ⓒ이봉덕

몽촌토성 산책로에 들어서니 파릇파릇 잔디마당과 숲속에 청량함이 가득하다. 가슴이 확 트이며 피로했던 눈이 맑아진다. 정처 없이 발길 닿는 대로 걸어도 좋겠다.

올림픽공원 몽촌토성 구불구불 산책로

올림픽공원 몽촌토성 구불구불 산책로 ⓒ이봉덕

몽촌토성길이 계단을 따라 구불구불 내려간다. 푸르른 언덕 길을 오르내리며 산책로를 걷는 이들의 발걸음이 경쾌하다.

몽촌토성 산책로 들어가는 길

몽촌토성 산책로 들어가는 길 ⓒ이봉덕

짙어진 초록 산책길을 사색에 잠겨 호젓이 혼자 걸었다. 언덕배기 초록 숲이 빨리 오라 유혹한다.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초록 세상의 유혹에 금세 빠져들었다.

몽촌토성 산책로에서 바라본 목책보루

몽촌토성 산책로에서 바라본 목책보루 ⓒ이봉덕

산책로 아래로 나무로 만든 울타리 목책보루가 등성듬성 서 있다. 외부 침입에 대비하기 위해 서로 손을 꼭 잡고 지탱하는 모습이다. 초록 숲을 배경으로 갈색 울타리마저 그림 같은 풍경을 자랑한다.

몽촌토성발굴 현장을 배경으로 나홀로나무가 서 있다

몽촌토성발굴 현장을 배경으로 나홀로나무가 서 있다 ⓒ이봉덕

보고 싶었던 나홀로나무가 언덕 아래 저 멀리 보인다. 한때 왕따를 당했다는 그 나무, 얼른 가서 위로해 주고 싶다. 넓게 펼쳐진 푹신한 잔디밭 위를 또르르 뒹굴고 싶다.

몽촌토성 산책로 옆 야생화 학습터에는 무궁화 꽃이 활짝 피었다

몽촌토성 산책로 옆 야생화 학습터에는 무궁화 꽃이 활짝 피었다 ⓒ이봉덕

꼬불꼬불 오르락내리락 토성길을 걷다 보니 화사한 여름 야생화 꽃밭이 나왔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환호하며 눈을 뜨니 어느새 분홍 무궁화가 활짝 피어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분홍이라고 다 같은 분홍이 아니다. 한가운데부터 색깔이 점점 연해지더니 세상을 향해 밝게 피어나고 있었다.

몽촌토성 산책로에 조성된 호박넝쿨 터널

몽촌토성 산책로에 조성된 호박넝쿨 터널 ⓒ이봉덕

호박이 넝쿨 채 굴러와 호박 넝쿨 터널에 주렁주렁 매달려있다. 오가는 이들은 고개 들어 바라보는 눈길을 뗄 수가 없다. 호박 하나하나가 지나가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때문이다.

몽촌토성 산책로에서 바라본 88올림픽 기념 세계평화의 문

몽촌토성 산책로에서 바라본 88올림픽 기념 세계평화의 문 ⓒ이봉덕

언덕 길을 오르니 발아래로 88올림픽 기념 국기광장, 평화의 광장, 세계평화의 문, 빌딩 숲이 보인다. 올림픽의 함성이 들리는 듯하다. 부드러운 초록빛 수목이 삭막한 회색빛 건물을 감미롭게 품고 있다. 회색빛은 초록빛 속으로 자연스럽게 파고들더니 그대로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몽촌토성 발굴 조사 현장을 배경으로 530년 된 은행나무가 서있다

몽촌토성 발굴 조사 현장을 배경으로 530년 된 은행나무가 서있다 ⓒ이봉덕

오래된 보호수 은행나무가 오랜 세월을 버티며 잔디 마당 한가운데에서 지금 우리를 든든하게 지키고 서 있다.

올림픽공원에 위치한 한성백제박물관

올림픽공원에 위치한 한성백제박물관 ⓒ이봉덕

한성백제박물관은 풍납토성, 몽촌토성, 석촌동 고분군 등 백제 한성기의 핵심 유적들과 그곳에서 출토된 수만여 점의 유물을 보존, 관리하고 있다. 이곳은 7월 22일부터 부분 개관에 들어간다. 전시관람은 사전 예약 후 이용할 수 있다. 

올림픽공원 몽촌토성 산책로 한 바퀴를 찬찬히 둘러보았다. 몽촌토성 남쪽 산책로에서는 88잔디마당을 지나 야생화 단지를 만났다. 서쪽 높은 언덕길 지날 때는 발아래 88올림픽을 기념하는 평화의 문, 평화의 광장, 국기광장을 굽어보았다. 북쪽 산책길에서는 드넓은 광야에 서 있는 나홀로나무를 내려다보고, 목책보루와 나란히 걸었다. 동쪽으로 가족놀이동산을 내려와 움집터 전시관을 만나고, 이어서 올림픽조각공원을 지나 한성백제박물관에 도착했다. 

올림픽공원 몽촌토성 산책로를 걸으며 한성까지 영토를 넓히며 전성기를 누렸던 백제를 잠시 소환해보았다. 삼국이 힘을 겨루던 먼 옛날 이곳에 터를 잡고 힘을 과시했던 백제군을 만난 듯 든든하다. 한 번쯤 여유롭게 시간을 내어 부드러운 토성산책길을 걸으며 우리 선조들의 기상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몽촌토성 산책로 
○ 산책로 코스 : 88잔디마당 > 야생화단지 > 나홀로나무 > 목책보루 > 움집터 전시관 > 올림픽조각공원 > 한성백제박물관  
몽촌토성 위치 :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424 올림픽공원 
○ 교통 : 8호선 몽촌토성역 1번 출구, 9호선 한성백제역 2번 출구 
○ 홈페이지 : 몽촌역사관 >> 바로가기, 한성백제박물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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