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로 잡았다! 절도범부터 마약사범까지…그 비결은?

시민기자 김진흥

Visit902 Date2020.07.16 15:15

2020년 1월 30일 새벽, 노원 스마트도시통합운영센터 CCTV 관제요원이 수상한 행동을 하는 한 남자를 포착했다. 16분 후 모자를 쓰고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또 다른 남자가 나타났고 두 사람은 작은 비닐봉지와 현금을 주고받았다.

집중 관찰하다 보니, 둘은 담배 하나를 번갈아 나누어 피우면서 잎사귀로 보이는 물체를 만지작거렸다. 관제요원은 이 모습들을 포착한 후 바로 스마트도시통합운영센터에 상주하는 경찰관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경찰관은 즉시 경찰서 112 종합상황실과 상가 인근 당현 지구대에 연락해 순찰차 출동을 요청했고 경찰은 두 사람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기초 자치단체 CCTV 관제센터에서 마약사범을 검거한 것은 우리나라에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

노원 스마트도시통합운영센터가 있는 노원구청

노원 스마트도시통합운영센터가 있는 노원구청 ©김진흥

이 소식은 여러 언론들이 다루면서 당시 이슈가 됐다. 노원 스마트도시통합운영센터의 활약으로 마약범을 검거한 영상은 유튜브에서 7월 초 기준, 274만 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시민의 큰 관심을 받았다. 지난 6월, ‘부축빼기’ 절도범을 검거하며 또 한번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곳, 수많은 범인들을 검거하고 지역 문제들을 감시하고 주민 안전에 힘쓰는 노원 스마트도시통합운영센터을 직접 찾았다.

노원 스마트도시통합운영센터의 활약으로 범죄율 하락

노원 스마트도시통합운영센터는 지난 2011년 11월 25일, U-노원도시통합관제센터라는 이름으로 개소했다. 개소식 전, 2011년 10월 10일부터 11월 16일까지 총 38일 동안 관제센터를 시범적으로 운영하면서 주차단속 2,134건, 교통사고, 폭행, 절도 등 CCTV를 제공한 사례가 약 70건 등 총 2,209건의 운영실적을 나타내며 출발했다.

노원 스마트도시통합운영센터

노원 스마트도시통합운영센터 ©김진흥

노원 스마트도시통합운영센터는 다양한 업무를 수행한다. CCTV를 통해 범인 검거, 수배, 음주 운전, 주차 단속, 쓰레기 투기 등 지역 내 여러 사건, 사고들을 포착하는 일을 맡는다. 현재는 관제요원 16명과 4명 경찰관으로 구성돼 있다. 676대 CCTV로 시작한 노원 스마트도시통합운영센터는 2020년 6월 기준 CCTV 2030대로 대폭 늘어나 촘촘히 모니터링하고 있다.

이 센터의 활약은 노원구에서 진행 중인 ‘범죄제로화 사업’과 맞물리면서 지역 내 범죄발생률을 낮추는 데 한몫했다. 서울경찰청 범죄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주요 5대 범죄(살인, 강도, 강간강제추행, 절도, 폭력)의 1인당 발생건수는 0.0073건으로 서울시 25개 자치구들 중 세 번째로 낮았다. 2019년 주요 5대 범죄는 2014년 5,312건에서 3,935건으로 약 26% 감소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노원구는 행정안전부가 평가하는 지역안전지수 생활안전분야에서 2017년부터 3년 연속 1등급을 달성하고 있다.

대한민국 범죄예방 대상 ‘경찰청장상’, 2018년 하반기 최우수 CCTV 관제센터 등 빛난 업적들을 이룩하고 있는 노원 스마트도시통합운영센터. 하지만 처음에는 순탄치 않았다.

모니터링하며 체크하는 관제요원들

모니터링하며 체크하는 노원 스마트도시통합운영센터 관제요원들 ©김진흥

초기에는 난관도 많아…인프라 부족, 비용부담, 인원구축 문제

스마트도시통합운영센터의 필요성은 개소 이전부터 제기됐다. 디지털 기술이 발달하면서 CCTV의 쓰임이 많아졌다. 교통관제, 무단 투기 단속 등 각각의 필요성에 의해 구청 곳곳에 모니터를 설치했다. 목적별로 사용하는 CCTV가 많아지면서 중복 투자, 예산 낭비 논란이 일었다. 그런 와중에 나온 아이디어가 통합해서 관제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효율적으로 운영하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통합관제센터를 바로 구축하기는 어려웠다. 자가 통신망, CCTV 망 등 기존 인프라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망을 설치할 초기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도 걸림돌이었다. 그렇다고 기업 통신망을 이용하기에는 매번 사용할 때마다 큰 비용을 지출해야 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서울시와 여러 자치구들은 이러한 점들을 놓고 여러 차례 논의를 진행했고, 2009년 서울시 정책으로 자가 망을 모든 자치구에 연결하면서 통합관제센터를 운영을 위한 기틀을 마련할 수 있었다.

인력 구성에서도 시행착오가 있었다. 노원 스마트도시통합운영센터 초창기에는 경찰들이 교대 근무하면서 모니터링을 했다. 하지만 계속 모니터링을 해야 하는 업무 특성상 기존 업무와 병행하는 경찰 인력은 효율적이지 않았다. 관제요원이 실시간 지속적으로 감독해야 효과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민간 용역업체에 맡기는 방안도 있었지만 비용 문제 등으로 할 수 없었다. 결국 노원구는 노원구서비스공단 직원들을 새로 고용하면서 보완했고 경찰이 상주하는 시스템으로 변경했다.

개소식 이전, 몇몇 시민들이 CCTV로 인해 사생활 침해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구는 이 점에 대해 CCTV 자료는 정보제공요청서를 제공해야만 자료를 볼 수 있도록 해 구민들의 개인 정보와 사생활을 보호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했다.

노원 스마트도시통합센터에 상주하는 경찰

노원 스마트도시통합센터에는 경찰이 상주해 협업하고 있다 ©김진흥

노원 스마트도시통합운영센터가 돋보이는 이유

노원 스마트도시통합운영센터는 다른 자치구 관제센터에 비해 언론 노출이 잦고 시민의 관심을 많이 받는 편이다. 소위 ‘잘 나간다’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올해 초에 있었던 마약범 검거와 같은 굵직한 사건을 책임진 것도 있지만 수많은 사건들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어 실적에서도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노원 스마트도시통합운영센터가 ‘잘 나가는’ 이유가 무엇일까.

우선, 뛰어난 직원들의 역량을 들 수 있다. 노원 스마트도시통합운영센터에는 CCTV 모니터링 경력이 최소 3년부터 10년인 멤버까지 다양한 인력들이 포진해 있다. 지난 6월, CCTV를 통해 ‘부축빼기’ 절도범을 검거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관제요원은 2014년부터 근무했다. 그는 집중력이 떨어진 새벽 시간임에도 오랜 관제 경험으로 절도 현장과 이동경로를 CCTV로 판단해 검거했다. 이 요원은 2018년 우수관제요원 구청장 표창과 2019년 민관군 합동 관제 활동 우수자로 뽑혀 223 보병연대장 감사장을 수상한 경력이 있다.

정창호 팀장은 “직원들의 직감이 매우 좋다. 관제요원들이 경험이 쌓이다 보면 직감이 생긴다. 어느 사람이 수상한지, 어떤 사건이 펼쳐질 것 같은 현장 등을 계속 주시한다. 직원들의 경력, 노하우가 쌓이니 더 잘 감지하고 파악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골목길을 밝히는 고보조명. 노원구는 범죄 제로화를 위해 힘쏟고 있다

골목길을 밝히는 고보조명. 노원구는 범죄 제로화를 위해 힘쏟고 있다 ©노원구청

다음으로는 직원들의 사기를 증진할 수 있는 동기부여를 여럿 제공한다. 관제요원들이 지속적으로 맡은 일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구는 표창장과 인센티브, 또 언론 노출로 시민들의 격려와 칭찬을 받도록 하고 있다. 실제로 이러한 언론과 시민들의 칭찬들이 요원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고 정 팀장은 전했다.

또한 구는 7월 중에 스마트도시통합운영센터 리모델링을 할 예정이다. 초창기 때와 직원 수는 그대로인데 CCTV는 3배 넘게 늘어났고 직원들의 일일 업무량이 더 많아진 까닭이다. 리모델링을 통해 야간에 휴식을 취할 때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직원들이 더 쾌적한 환경 속에서 근무하도록 만들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경찰과의 협업도 빼놓을 수 없다. 노원 스마트도시통합운영센터에는 노원경찰서에서 온 상주 경찰이 함께 관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사건이 터지거나 범인이 나타났을 때, 관제요원이 알리고 상주하는 경찰이 재빠르게 판단해 다른 경찰들과의 연계를 신속히 처리한다.

정 팀장은 “관제요원과 경찰과의 호흡이 잘 맞아야 사건을 원활히 해결할 수 있다. 평소 소통이 중요하다”면서 “노원경찰서에 찾아가 노원구 사업들을 전하고 경찰들이 원하는 것을 들으며 서로 의견을 수렴하며 소통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정창호 노원구청 미디어홍보과 스마트도시팀장

정창호 노원구청 미디어홍보과 스마트도시팀장 ©김진흥

노원 관제센터의 활약…마약범 검거 비하인드 스토리

노원 스마트도시통합운영센터에서 지난 2월, 전국 최초로 지자체 관제센터가 마약범을 검거한 사건은 5개월이 흐른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유튜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그 영상은 마약범들이 거래한 현장이 너무나 뚜렷하게 CCTV에 실시간 포착돼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기존 CCTV 화질이 좋지 않다는 편견을 지우는 데도 일조했다.

정 팀장은 마약범 2명 검거에 대해 “그 범인들을 잡은 것은 직원들이 잘해준 덕분이다”라면서 “쉬지 않고 오랫동안 여러 개 화면들을 모니터링하면서 관찰하는 게 쉽지 않다. 요원이 30분 동안 계속 모니터링 하면서 관찰했고 상주하는 경찰과 잘 협업한 덕분에 잡을 수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직원들의 역량과 함께 결정적이었던 것은 CCTV의 고화질 영상 때문이었다. 정창호 팀장은 “그 CCTV가 200만 화소 정도 될 것이다. CCTV 화질이 왜 중요한지 보여준 대표적인 예가 됐다. 초창기에는 40만 화소 CCTV가 많았지만 성능개선사업을 계속적으로 시행하면서 지금은 최소 130만 이상 화소 CCTV가 설치되어 있는 상태다. 6월 기준으로 고화질 CCTV가 700여 대가 있다. 나중에 예산이 더 확보된다면 마약범 검거 영상처럼 뚜렷한 화면의 CCTV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귀띔했다.

CCTV의 선명한 화질로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CCTV의 선명한 화질로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김진흥

따릉이 절도범까지 잡는 노원 스마트도시통합운영센터

올해만 여러 번 굵직한 사건들을 처리하며 위상을 높인 노원 스마트도시통합운영센터. 범죄율을 많이 줄였지만 여전히 1년에 3,000건이 넘는 사건, 사고들이 발생하고 있다. 그렇다면 평상시에는 CCTV로 어떤 범죄들을 주로 발견할까.

김양중 주무관은 “센터에서 관제를 통해 주로 자전거 도둑 같은 절도 사건들을 많이 포착한다. 특히, 따릉이를 훔쳐간 사례들이 의외로 많이 나타난다. 어린 학생들이 호기심 또는 이익을 취하기 위해 가져가는 경우가 더러 있다. 노원구가 서울 자치구에서 학교(초·중·고)가 제일 많아서인지 학생들과 관련된 사건들이 은근히 자주 나타난다. 새벽 시간에 음주운전 차량들도 많이 발견한다”라고 밝혔다.

현재 CCTV는 다용도로 쓰이고 있다. 낮에는 주로 교통 업무를, 밤에는 방범용, 재난 재해용 등으로 사용된다. 2,000대가 넘는 CCTV를 16명의 요원들과 4명의 경찰들이 교대 근무하면서 매일 24시간 내내 확인하고 있다. 평소 업무량이 많고 오랫동안 모니터링을 해야 하므로 상당히 지칠 법 하지만 센터는 사명감을 가지고 시민의 안전을 위해 오늘도 불이 꺼지지 않는다.

수많은 CCTV들을 관제하는 직원

수많은 CCTV들을 관제하는 직원 ©김진흥

노원 스마트도시통합운영센터는 리모델링와 함께 새로운 변화를 계획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서 진행 중인 스마트시티통합플랫폼 등 스마트 도시와 관련된 여러 정책 사업들과 연계해 더 업그레이드 된 관제센터로 변모하고자 한다.

센터를 담당하는 정창호 팀장은 “범죄자만 찾는 게 아니라 아동, 노인 등 실종 사고들도 센터를 통해 재빠르게 찾는데 도움을 줄 예정이다. 실종 사고는 골든 타임이 있는데 이것을 놓치면 더 찾기 어려워진다. 치매안심센터 등 여러 기관들과 협업해 노원 스마트도시통합운영센터 활용도를 더 넓힐 예정”이라고 향후 계획을 전했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행정이 아닌 선제적 예방 정책이 중요하다”면서 “지속적인 사업 성과 분석과 주민 의견 수렴 등을 통해 주민 누구나 마음 편히 살 수 있는 안전한 동네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노원구청 : https://www.nowon.kr/
문의 : 02-2116-3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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