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춘선숲길 거리예술, 마법 같은 시간이 시작되었다!

시민기자 문청야

발행일 2020.06.30. 13:38

수정일 2020.06.30. 18:00

조회 1,504

거리에서 만나고 소통하고 즐기는 거리예술제를 구경하는 시민들

거리에서 만나고 소통하고 즐기는 거리예술제를 구경하는 시민들 ⓒ문청야

서울로에서, 홍대앞에서, 대학로 소나무길에서 구경한 적이 있는 거리예술존을 드디어 노원구에서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거리예술 프로젝트는 서울시에서 시내 주요 관광명소·광장·시장·공원 등 열린 공간에서 거리예술 활동을 할 끼 넘치는  '거리예술단'을 공개 모집해 그 끼를 펼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시민은 무료로 구경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부대행사로 열린 수공예품 아트프리마켓 ‘꿈길장’

부대행사로 열린 수공예품 아트프리마켓 ‘꿈길장’ ⓒ문청야

지난 6월 27일 토요일 오후 4시부터 7시 30분까지 경춘선숲길 화랑대 철도공원에서는 신나고 열정적인 공연이 펼쳐졌다. 생활 속 방역을 실천하며 문화생활을 거의 누리지 못하고 대부분 온라인을 통해 채워 나가던 시민들은 모처럼 마음 놓고 웃었고, 소리 질러 환호할 수 있는 축제의 장이었다. 부대행사로 수공예품 아트프리마켓 ‘꿈길장’도 함께 열렸다.

예술을 통해 추억 속에 있던 옛 철로에서 살아 움직이는 에너지를 경험했다. 상상력만 있으면 못할 것이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렵게만 느껴지던 예술은 일상을 다르게 보는 도구가 되었다. 시민들은 코로나로 힘들었던 시간을 잠시 잊고, 익숙했던 것으로부터 벗어나 일탈 속에서 예술을 즐겼다.

'코로나 19' 사태에 따라 노원문화재단에서는 공연단체 및 스태프에 대한 방역을 철저히 준수했다. 관객들 중에 마스크를 미착용한 분이 있으면 일회용마스크를 무료로 지급해 주었다.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구급차도 대기하고 있었다. 관객들은 모두 마스크를 쓰고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며 자유롭게 관람했다.

노란 루드베키아 만발한 경춘선 숲길에서 마스크 안으로 들어오는 숲의 향기에서 신선함을 느꼈다

노란 루드베키아 만발한 경춘선 숲길에서 마스크 안으로 들어오는 숲의 향기에서 신선함을 느꼈다. ⓒ문청야

더위와 뜨거운 햇빛을 피해 해가 지고 난 후 산책하기 좋은 경춘선 숲길이다. 불빛 정원으로 꾸며진 화랑대 철도공원은 옛 철길과 역사를 그대로 활용한 추억의 공간이다. 오후 6시까지는 공연에 집중하지 않고 돌아다니며 주변을 구경하고 꿈길장의 물건들도 구경했다.

서커스 퍼포먼스로 광대들의 수준 높은 공연이 펼쳐졌다.

화랑대역사 앞에서 서커스 퍼포먼스로 광대들의 수준 높은 공연이 펼쳐졌다. ⓒ문청야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고 구경한 것은 오후 6시부터였다. 팀 퍼니스트의 ‘체어, 테이블, 체어’는 재미난 사람들 팀퍼니스트가 선사하는 서커스 퍼포먼스였다. 마임, 비눗방울, 연주 등 각 분야의 광대들이 등장하여 일상의 이야기를 수준 높은 공연으로 풀어내어 사람들이 크게 공감했다.

비대칭구조의 건축물인 구 화랑대 역사 앞에서 펼쳐졌던 공연은 익살스러운 표정과 재치 있는 입담으로 사람들을 그들의 세계에 온전히 빠져들게 했다. 한여름 밤 추억의 거리에 울려 퍼지는 사람들의 웃음소리는 유쾌했다. 이들의 공연에 크게 공감한 사람들은 공연이 끝나고 줄을 서서 배우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경춘선숲길의 시설물을 이용하여 서커스를 펼쳤다.

경춘선숲길의 시설물을 이용하여 서커스를 펼쳤다. ⓒ문청야

마지막 공연이었던 ‘외봉인생’은 한 사람의 일생 스토리를 보는 것 같아 가슴 뭉클하면서 깊은 여운을 남겨주었다. 봉의 끝까지 힘들게 올라갔다가 갑자기 떨어지는 순간은 모두가 가슴을 쓸어 내렸다. 오직 봉 하나에만 의지하는 서커스였는데 서커스가 많이 진화했다는 생각을 했다.

얼마나 연습을 하면 이런 경지에 이를까? 이 봉을 5~6번 오르락 내리락하는 외봉인생 공연은 감동이었다.

얼마나 연습을 하면 이런 경지에 이를까? 이 봉을 5~6번 오르락 내리락하는 외봉인생 공연은 감동이었다.  ⓒ문청야

30여 년 전 서커스는 그냥 재주 부리는 수준에 그쳤다면 이번에 본 외봉인생은 삶이 녹아있는 예술로 승화 된 느낌이었다. 끊임없이 걷고, 오르고, 떨어지는 한 남자의 이야기, 화려해 보이는 서커스 이면에 나타나는 우리의 외봉인생! 구슬픈 소리꾼의 소리와 어우려져 감동이었다. 어스름한 저녁에 각자 자신의 인생 여정을 보는 듯 안쓰러워 하기도 하고 용기를 북돋아 주기도 했다.

외봉인생의 주인공, 이분의 열연에 시민들은 아낌 없는 박수를 보냈다.구성지게 창을 해서 봉에서 연기하는 배우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외봉인생의 주인공, 이분의 열연에 시민들은 아낌 없는 박수를 보냈다.(좌) 구성진 창이 봉 연기를 돋보이게 했다(우) ⓒ문청야

공연을 보고 나서 여운이 남아 자리를 뜰 수 없었다. 가방을 챙겨 경춘선열차 뒤로 나 있는 비밀의 숲 길 같은 반딧불 정원을 걸었다. 자연의 바람에 몸을 맡기고 천천히 산책하는데 파란 불빛이 반짝였다.

경춘선열차 뒤에 비밀의 정원처럼 꾸며진 반딧불정원

경춘선열차 뒤에 비밀의 정원처럼 꾸며진 반딧불정원 ⓒ문청야

숲속동화나라 앞에서 동화를 보다가

숲속동화나라 앞에서 동화를 보다가 "요정이다!"를 외치는 아이들 ⓒ문청야

이젠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반딧불이를 실제 만난 것처럼 반가웠다. 입체 영상으로 구현해 표출되는 숲속 환상의 세계 앞에서 아이들은 동화에 빠져드는 듯했다. 요정이 날아다닐 때는 “요정이다!”를 외치며 환호했다.

수천 마리의 반딧불이가 반짝이는 듯 환상적인 공간

수천 마리의 반딧불이가 반짝이는 듯 환상적인 공간 ⓒ문청야

2020 경춘선숲길 거리예술 프로젝트는 극장 밖 공간까지도 문화의 공간으로 만들어내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거리의 문을 활짝 여는데 성공한 듯 보였다. 화랑대 철도공원에서 만나는 마법 같은 시간, 경춘선숲길 거리예술은 7월25일, 8월29일, 9월26일 등 앞으로 세 번 더 만날 수 있다.

2020 경춘선숲길 거리예술 프로젝트
○ 일시: 2020년 6월~9월 매주 마지막주 토요일 16:00 - 19:30
○ 장소: 경춘선숲길 화랑대철도공원
○ 부대행사: 수공예품 아트프리마켓 '꿈길장'
○ 문의: 노원문화재단 02 2289 3461 , 홈페이지(https://www.nowonar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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