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봉산 정상에 올라 고구려를 만나다

시민기자 최병용

Visit72 Date2020.06.22 10:38

배봉산은 서울시 동대문구 전농동에 있는 110m 높이의 낮은 산이다. 1992년에 공원으로 지정되었고 전체 면적은 약 26만㎡에 달한다. 배봉산 자락은 서울시립대학교, 삼육보건대학, 삼육의료원, 서울병원 등을 품고 있다. 사도세자의 묘소인 ‘영우원’과 순조의 생모, 수빈 박씨의 묘소인 ‘휘경원’이 이전되기 전에는 배봉산에 위치해 있었다. 배봉산이란 이름은 정조가 부친의 묘소를 향해 절을 했기 때문이라는 설, 산의 형상이 도성을 향해 절을 하는 형세를 보이기 때문이라는 설 등에서 유래됐다.

배봉산근린공원에는 다양한 숲속 쉼터가 조성되어 있다

배봉산근린공원에는 다양한 숲속 쉼터가 조성되어 있다 ⓒ최병용

배봉산은 동대문구 구민들의 쉼터로 사랑받는 소중한 곳이다. 숲속도서관, 인공암벽장, 야외무대, 배봉산 정상 전망대 (고구려 보루 유적지) 등이 있다. 특히 전동차, 휠체어, 유모차로도 오를 수 있는 무장애 둘레길 4.5km가 조성되어 있어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다.

전동차, 휠체어, 유모차도 갈 수 있는 무장애 둘레길

전동차, 휠체어, 유모차도 갈 수 있는 무장애 둘레길 ⓒ최병용

조용히 책 읽으며 사색하기 좋은 배봉산 숲속도서관

조용히 책 읽으며 사색하기 좋은 배봉산 숲속도서관 ⓒ최병용

배봉산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숲속도서관이 나온다. 숲속도서관은 총 2층짜리 건물로 1층엔 개방형 화장실과 공동육아시설이 있고, 2층엔 카페와 열람실이 있다. 시민들이 숲속에서 책을 읽고 소통하는 공간이다. 안타깝게 도서관은 코로나19로 현재 휴관 중이다.

배봉산에는 유아숲과 어린이 놀이터가 있다. 서울은 유아숲 체험 도시라고 할 정도로 어느 산이나 유아숲 체험장이 잘 조성되어 있다. 도시의 삭막함 속에 사는 어린이들이 집 가까이에서 언제나 숲과 자연을 접할 수 있도록 배려한 시정 덕분이란 생각이 든다.

배봉산 유아숲 체험장과 놀이터

배봉산 유아숲 체험장과 놀이터 ⓒ최병용

동네 주민들이 언제나 편하게 찾아가 운동할 수 있는 배봉산 체력단련장도 인기다. 복합운동기구 10여 대가 설치되어 있어 운동도 하고 쉬었다 갈 수도 있다. 마치 동네 사랑방 같은 역할을 하는 곳이다.

동네 사랑방 같은 배봉산 체력 단련장

동네 사랑방 같은 배봉산 체력 단련장 ⓒ최병용

배봉산 정상으로 가는 길에 있는 계단

배봉산 정상으로 가는 길에 있는 계단 ⓒ최병용

배봉산은 인근의 용마산 348m, 아차산 295m, 망우산 282m에 비해 현저히 낮다. 정상까지 오르는데 아무리 천천히 걸어도 10분이면 오를 수 있다. 그저 산책 삼아 슬슬 오르기 좋다. 중간쯤 올랐을까? 육각정인 배봉정이 있다. 팔각정처럼 거창하지 않으며 소박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아주 편하게 시원한 정자 그늘을 베개 삼아 쉬는 주민들이 부럽다.

배봉산 중턱에 있는 배봉정 쉼터

배봉산 중턱에 있는 배봉정 쉼터 ⓒ최병용

배봉산 정상을 앞에 두고 특이한 모습의 길을 만났다. 정상을 향하는 길목에 등산로를 조성하며 바위를 치우지 않고 양옆으로 길을 낸 것이다. 자연을 훼손하지 않으려는 깊은 배려가 느껴진다. 정상에 아리수 음수대도 있다.

배봉산 정상 진입로에 있는 독특한 길

배봉산 정상 진입로에 있는 독특한 길 ⓒ최병용

배봉산 정상에는 벤치와 나무가 잘 조화되어 멋진 풍경을 만들어 낸다. 벤치에 앉으면 앞쪽으로 용마산과 아차산이 보인다. 그 옛날 산꼭대기마다 봉화를 올리며 신호를 주고받았을 지점 같다.

배봉산 정상에서 볼 수 있는 풍경

배봉산 정상에서 볼 수 있는 풍경 ⓒ최병용

배봉산 정상까지 오른 것은 고구려 보루를 보기 위해서였다. 정상에 오르니 간판이 있어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보루는 서울시 기념물 제42호로 지정된 곳이다. 보루는 3열의 주혈군과 바깥에 조성된 석축기저부, 보강토 등으로 구성됐다. 나무기둥을 설치해 토축을 조성한 뒤 석축으로 외벽을 마감하는 고구려식 축성 기법을 보여준다.

배봉산 보루 안내도

배봉산 보루 안내도 ⓒ최병용

배봉산 정상 고구려 보루 유적

배봉산 정상 고구려 보루 유적 ⓒ최병용

배봉산 보루는 인접한 보루군에 비해 규모는 작으나 성벽 기저부가 잘 남아있다. 중랑천 서쪽에서 확인된 최초의 고구려 관방유적으로서 중랑천 동쪽에 있는 아차산, 용마산, 망우산 보루들과 축성 기법 측면에서 연관성이 높아 고대 서울지역에서 삼국의 역사적 정황을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유적이다.

배봉산 근린공원에는 임공암벽장 보드장, 농구장, 배드민턴장까지 갖추었다

배봉산근린공원은 인공암벽장 보드장, 농구장, 배드민턴장까지 갖추었다 ⓒ최병용

동대문구 내 유일한 녹지공간인 배봉산에는 구민들의 휴식공간이 잘 정비돼있다. 특히 휠체어 충전기, 휴게쉼터, 인공암벽장 등 다양한 시설을 설치해 주민들의 생활 편의 향상과 동시에 공공디자인의 가치를 제고한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아, 2018년 공공디자인 부문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배봉산은 정상으로 향하는 길이나 둘레길 모두 시원한 초록빛의 나뭇잎이 햇빛을 막아준다. 특히 서울에 몇 안 되는 무장애 둘레길이 있어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개방된 산이다. 둘레길도 걷고 배봉산 정상에서 고구려인들의 기상도 잠시 엿볼 수 있었던 소중한 산책 공간이다.

녹음으로 우거져 있는 배봉산 숲길

녹음으로 우거져 있는 배봉산 숲길 ⓒ최병용

■ 배봉산근린공원
○ 위치 : 서울시 동대문구 전농동 일대
○ 홈페이지 : http://www.ddm.go.kr/tour/culture/park_2
○ 문의 : 공원녹지과 02-2127- 4779

■ 배봉산 숲속여행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운영 중단)
○ 운영일시 : 매주 화, 목요일(10시~13시) · 토, 일(14:00 ~ 17:00)
○ 운영장소 : 배봉산 근린공원
○ 참여대상 : 평일 (어린이), 주말 (시민누구나) (회당 20명 내외)
○ 참여방법 : 서울시 공공서비스 예약 (http://yeyak.seoul.go.kr)

▶ 더 많은 서울 뉴스 보기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하기
▶ 내 이웃이 전하는 ‘시민기자 뉴스’ 보기

Creative Commons 저작자 표시 비영리 사용 변경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