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만원의 행복' 우리가족 긴급재난지원금 사용법

시민기자 김민채

발행일 2020.06.18. 09:52

수정일 2020.06.18. 13:13

조회 2,241

코로나19로 인해 위축된 경제를 살리기 위해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되었다. 재난지원금은 신용·체크카드나 선불카드, 서울사랑상품권 등으로 신청이 가능했다. 필자는 쓰고 있는 신용·체크카드 홈페이지에서 온라인으로 신청해 정말 간단하고 쉽게 신청할 수 있었다. 신청 2일 경과 후 긴급재난지원금이 들어와 긴 기다림 없이 사용할 수 있었던 점도 좋았다.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은 가구당 40~100만원이 지원되었는데, 필자는 3인가구여서 80만원을 지원 받았다. 사회적거리 두기로 최근 소비생활에 인색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 재난지원금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행복한 고민이 시작되었다.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한 동네 수퍼마켓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한 동네 수퍼마켓  ⓒ김민채

재난지원금 첫 사용은 아들이 먹고 싶어하는 양념치킨 주문으로 소소하게 시작했다. 동네치킨집에 전화로 주문하면서 결재는 신용카드로 한다는 의사를 미리 알려 놓았다. 배달된 치킨을 받으면서 휴대용 단말기로 결제할 수 있었다. 포인트 차감 형식으로 재난지원금부터 결제되니 일반 신용카드처럼 사용할 수 있어 편리했다. 또한 카드사의 알림문자를 통해 사용내역과 재난지원금 잔액을 바로 알 수 있었다.​

재난지원금은 사용하고 나면 사용내역과 재난지원금 잔액이 표시된 알림문자가 와서 편리했다.

재난지원금은 사용하고 나면 사용내역과 재난지원금 잔액이 표시된 알림문자가 와서 편리했다. ⓒ김민채​

평소에는 비싸 먹을 수 없었던 소고기를 재난지원금 덕에 먹을 수 있었다.

평소에는 자주 먹을 수 없었던 소고기를 재난지원금으로 구입했다.  ⓒ김민채

코로나19로 인해 통제됐던 군인 휴가가 정상 시행되어 지난 2월에 입대한 조카가 휴가를 나왔다. 조카에게 출타가방을 선물해주고 싶어 군장점에서 재난지원금이 적립된 카드로 결제했다. 그런데 알림문자가 신용카드 사용 누적금액으로 표시되어 왔다. 아차 싶었다. 긴급재난지원금은 필자가 거주하고 있는 서울시에서만 가능하다는 것을 깜박한 것이다. 군장점은 재난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는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상점이지만 지역이 경기도 연천군이라 이 금액은 일반 카드와 동일하게  필자의 신용카드 출금계좌에서 돈이 빠져 나간다. 서울사랑상품권으로 재난지원금을 받았다면 어땠을까, 생각을 해보았다.

대형마트지만 결제 시스템을 독립적으로 사용하는 곳이라 결제가능했다.

대형마트 내에 입점한 안경점이지만 결제 시스템을 독립적으로 사용하는 곳이라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했다. ⓒ김민채

대형마트에 입점한 안경점에서 남편의 안경을 새로 맞추었다. 대형마트에 입점해 있었지만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점포이고, 결제 시스템을 독립적으로 사용하는 곳이라 재난지원금 결제가 가능했다.

동네 마트 생선코너에 가니 그동안 비싸서 잘 사먹지 않았던 제주먹갈치가 눈에 들어왔다. 순간 매콤한 갈치조림으로 저녁상을 맛있게 차려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재난지원금으로 결제한다고 생각하니 더 좋았다. 갈치 한 마리를 재난지원금이 적립된 신용카드로 결제를하고 알림문자를 보았다. 문자에는 재난지원금 잔액이 아닌 신용카드 사용 누적금액이 표시되어 있었다. 순간, 전통시장, 주유소, 편의점, 안경점, 병원, 약국 등에서 결제 가능하지만 대형마트,백화점, 온라인, 귀금속, 유흥 등의 업종에서는 재난지원금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 생각났다. 사용처를 알고 있었지만 결제하는 순간에는 잊어버리고 재난지원금이 적립된 신용카드를 사용한 것이다. 어차피 저녁 찬거리이기에 낭비는 아니었지만 평소 소비패턴대로 사용하면 짜임새 있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사용처를 제대로 숙지하지 않으면 알찬 재난지원금 사용이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

재난지원금 덕에 어려운 동네 꽃집을 돕고 기분 전환도 할 수 있었다.

재난지원금 덕에 어려운 동네 꽃집을 돕고 기분 전환도 할 수 있었다. ⓒ김민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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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꽃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코로나19로 인해 각종 졸업식, 입학식 등 축하해야 할 행사들이 취소되어 화훼농가와  꽃집들이 어렵다는 소식을 접하기도 했었고, 이번 기회에 동네 꽃집도 도울 겸 예쁜 꽃을 구매해 보았다. 그동안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부활동이 줄어 생긴 우울감과 불안감이 조금이라도 해소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스스로에게 주는 꽃선물이기도 했다. 꽃집 주인은 꽃을 팔 수 있어 좋았고, 필자는 꽃을 선물 받아 잠시나마 행복했다.

재난지원금 덕분에 웃는 동네 빵집

재난지원금 덕분에 웃는 동네 빵집 ⓒ김민채​​

남편과 동네 빵집도 들렀다. 코로나19 이후 한동안 손님이 거의 없어서 걱정이었는데, 지금은 재난지원금 덕분에 빵도 팔리고 매출도 조금 늘었다고 한다. 재난지원금 지급 초기에는 잠시나마 손님이 많아서 바빴다고 한다. 하루빨리 지역 경제가 다시 활성화되어 모두들 웃는 날이 많았으면 좋겠다.

동네 미용재료상에서 머리결 손상이 적은 착한 가격의 염색약 구입했다.

동네 미용재료상에서 머리결 손상이 적은 착한 가격의 염색약을 구입했다. ⓒ김민채

재난지원금을 받으면 어딘가에는 티나게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동네 미용실을 지나는데 '코로나19 재난지원금 사용 가능 합니다'라는 안내문을 보았다. 평소 남편은 흰머리가 많아 할아버지 같다는 얘기를 종종 듣곤 했었지만 번거롭다는 핑계로 지금껏 한번도 염색을 하지 않았다. 헤어디자이너에게 염색을 맡겨 보자고 부추겨 보았지만 역시나 미용실에서 염색하는 것은 무리인 듯하였다. 재난지원금으로 머리결 손상이 적은 염색약을 미용재료상에서 구입해 필자가 직접 남편 머리염색을 해주었다. 생애 첫 염색이라 남편은 조금은 소심한 태도를 보였지만 염색된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남편의 머리를 염색해 주면서 그동안 삶의 무게로 힘들었을 남편의 두어깨를 토닥여주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필자의 가족은 지원금 덕분에 행복한 외식 시간을 가졌다.

필자의 가족은 지원금 덕분에 행복한 외식 시간을 가졌다. ⓒ김민채

​재난지원금을 지급받고 한 달간 사용해 보았다. 긴급재난지원금은 백화점과 대형마트 온라인쇼핑몰과 유흥업종 등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곳에서 사용 가능하고 필자 역시 불편함 없이 사용할 수 있었다. 굳이 '재난지원금 사용가능해요?' 라고 문의를 하지 않아도 재난지원금 사용처라는 안내문이 상점마다 표시되어 있어 편리했다. 또한 재난지원금을 이용할 수 있는 상점들이 많았기 때문에 다양한 것들을 살 수 있었고, 일반 신용카드처럼 사용하면 됐다. 필자가 쓴 재난지원금이 모두 지역 사회의 소상공인에게 돌아간다고 생각하니 더욱 기쁘게 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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