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1시간 코스! 작지만 알찬 안산자락길 산책

시민기자 박찬홍

Visit208 Date2020.06.15 14:00

몸과 마음이 지칠 때,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할 때 사색이 깃든 나만의 산책을 해 보면 어떨까. 서울시 서대문구에 위치한 ‘안산’은 작지만 알찬 산책 명소로 발걸음이 즐겁다.

높이 295.5m의 안산은 북한산(836m), 도봉산(740m), 관악산(632m) 등 서울의 유명 산들에 비하면 야트막한 편이다. 하지만 산 정상에 서울시 기념물 13호로 지정된 ‘봉수대’가 자리하고, 6.25 당시 최후의 격전지였던 만큼 의미 있는 역사적 명소이다.

안산은 모악산이라는 또 다른 이름이 있다. 조선시대 ‘어머니의 산’이라 해서 ‘모악산’으로 불렀다는 설과, 호랑이가 출몰해 여러 사람을 모아서 산을 넘어가야 해 ‘모악산’이라고 불렀다는 재미있는 설도 내려온다. 

독립문역에서 하차, 무악재 고개방향으로 올라가면 무악재 하늘다리가 보인다. 하단에 위치한 데크 계단을 이용해 출발했다.

독립문역에서 하차, 무악재 고개방향으로 올라가면 무악재 하늘다리가 보인다. 하단에 위치한 데크 계단을 이용해 출발했다. ⓒ박찬홍

안산은 여러 길을 통해 등반을 할 수 있다. 가장 많이 이용하는 서대문구청 출발 코스부터 연희b지구 시민아파트, 연세대학교 기숙사, 봉원사, 무악재역, 독립문역, 경기대학교 뒤편에서 출발하는 코스까지 정말 다양한 길이 안산으로 통한다.

최근에는 서대문도서관에서 안산 자락길에 이르는 연결 등산로도 개통되었다. 연희동 산2-3 일원에 조성된 이 길은 길이 400m, 폭 1.5m의 목재 데크(deck) 길과 계단으로 구성돼 있다. 이 연결 등산로와 안산자락길이 만나는 지점에는 자연 속에서 특별한 독서활동과 힐링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숲속 ‘산책도서관’도 마련했다.

서대문도서관에서 출발해 안산자락길까지 이르는 길을 세 부분으로 나눠 각각 사유의 길, 소통의 길, 나눔의 길로 꾸며질 예정이라고 하니 더욱 다채롭고 새로워진 안산의 매력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나무데크 계단을 이용해 들어서면 시원한 숲이 반겨준다.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의자도 준비되어 있다.

나무데크 계단을 이용해 들어서면 시원한 숲이 반겨준다.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의자도 준비되어 있다. ⓒ박찬홍

안산은 꼭 등반이 아니어도 가볍게 산책을 즐기는 것도 좋다. 필자도 특별한 준비 없이 간편한 옷차림에 신발, 생수 한 병을 들고 아주 힘들이지 않고, 천천히 산을 걸어 보며 나만의 시간을 가져보았다.

다양한 코스 가운데 무악재하늘다리 아래에서 출발하는 코스를 선택했다. 무악재는 안산과 인왕산 사이에 위치한 고개다. 나무 데크의 계단을 이용해 코스에 진입을 하니 금세 도시를 벗어난 숲 속에 다가설 수 있다.

참 시원하고, 마음이 포근해 지는 게 느껴졌다. 계단 중간 중간에 작은 나무 의자들이 있어서 조용히 앉아 쉬면서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들어도 될 멋진 장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데크 계단 끝자락에 도착하니 무악재 하늘다리와 함께 인왕산으로 연결되는 등산로가 한 눈에 보였다. 무엇보다 다리 한가운데서 서대문과 종로구를 번갈아 볼 수 있는 소소한 재미가 있다. 늘 버스로 이동만 했던 이 길을 하늘에서 바라 보는 게 특별한 기분이 들었다.

사실 여기까지 올라오는데 대략 3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아마 빠른 걸음으로 왔으면 1분이나 걸릴까. 이 짧은 시간을 투자하고 안산에 속해 있으니 눈 밖의 도시의 삶이 참 멀게만 느껴지는 듯했다.

무악재하늘다리를 뒤로 하고 자락길 코스가 시작된다.

무악재 하늘다리를 뒤로 하고 자락길 코스가 시작된다. ⓒ박찬홍

이제부터 본격적인 안산 산책을 나섰다. 무악재하늘다리를 뒤로 하고, 안산자락길 방향으로 길을 걷기 시작하는데 벌써부터 향긋한 나무 냄새와 이름 모를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에 몸과 마음이 가벼워졌다.

길에 들어서자마자 ‘해충기피제 자동분사기’를 만날 수 있다. 서대문구에서 진드기, 벌레로부터 안산을 찾는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설치한 것이다. 걷기 전후 스트레칭 안내문도 있는데, 산행에 앞서 기본적인 스트레칭과 해충기피제를 이용하면 건강하고 안전한 산행 또는 걷기 운동이 될 것이다.

길 초입에 준비된 해충기피제 자동분사기와 스트레칭 안내문

길 초입에 준비된 해충기피제 자동분사기와 스트레칭 안내문 ⓒ박찬홍

필자도 구석구석 해충기피제 분사를 한 후 다시 길을 걷기 시작했다. 딱딱한 나무로 만들어졌지만 부드러움이 느껴지는 나무데크 길을 따라 한참을 걸었다. 걸을수록 다양한 자연 풍경과 산 속의 생태 식물들이 혼자만의 산책길에 정겨운 친구가 되어주는 듯했다.

서대문구청 방향으로 걷다 ‘자락길 전망대’에 올랐다. 서울의 모습을 조금 더 크게 바라볼 수 있었다. 어디론가 이동하는 수많은 차량들과 사람들의 모습, 새로 개발 중인 아파트 공사 현장 등 조금은 복잡한 도심 속 풍경을 바라보며 잠시나마 자연의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었다.

자락길 전망대 표지판

자락길 전망대 표지판 ⓒ박찬홍

계속해서 길을 걷다 보니 지난해 새롭게 선보인 “쉬나무 숲속무대”가 나왔다. 숲속무대가 위치한 곳에 쉬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산 속 숲길을 걷다가 조용한 음악을 만날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특별한 공간에 흐뭇한 미소가 절로 입가에 퍼졌다.

저벅저벅 나만의 산책은 계속 이어져 고은초등학교로 이어지는 코스까지 도착했다.

자락길 전망대에서 서대문구청 방향으로 걷다보면 만나는 쉬나무 숲속무대

자락길 전망대에서 서대문구청 방향으로 걷다보면 만나는 쉬나무 숲속무대 ⓒ박찬홍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서대문구청 방향으로 길을 걸어 최근 만들어진 산책도서관으로 향했다. 이미 몇 분의 시민들이 조용히 책을 읽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었다.

최근 조성된 산책도서관에서 윤동주의 서시를 감상해 보았다.

최근 조성된 산책도서관에서 윤동주의 서시를 감상해 보았다. ⓒ박찬홍

안산자락길 숲속무대 방향으로 길을 걷다가 구청 방향으로 내려가면서 시립서대문청소년센터 맞은편에 위치한 안산도시 자연공원에 들어섰다.

아빠와 함께 산을 오르는 어린이, 친구와 함께 잠시 휴식을 취하는 학생의 모습부터 조용히 운동을 하는 어르신들의 모습이 보였다. 공원 이곳 저곳을 구경하다가 바로 아래 보이는 홍제천 방향으로 내려가 이번에는 홍제천 길을 따라 산책을 시작했다.

안산도시 자연공원 내 오름카페에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

안산도시 자연공원 내 오름카페에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 ⓒ박찬홍

조금 걷다보니 한강이 불과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이정표를 보게 되었다. 무악재에서 출발해서 안산의 허릿길을 따라 약 5km를 걸었는데, 벌써 한강이 눈앞에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하루에 한 시간만 투자해 이처럼 산책을 하면 도시 속에서의 딱딱한 삶이 조금은 부드러워지고 행복해지지 않을까. 잠시 짬을 내 안산을 찾아 산책을 하고, 사색을 해보며 나만의 건강하고 행복한 힐링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겠다.

■ 서대문구 안산(안산자락길)
○ 위치 : 서울시 서대문구 봉원동 일대
○ 교통 :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 5번 출구, 무악재역 4번 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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