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별 떨어진 '낙성대'에서 '강감찬 장군'을 만나다

시민기자 염승화

발행일 2020.06.12. 11:42

수정일 2020.06.12. 15:51

조회 8,757

국난으로부터 나라를 구해낸 불세출의 영웅으로는 고구려의 을지문덕, 고려의 강감찬, 조선의 이순신 장군 등이 첫 손가락에 꼽힌다. 마침 호국영령의 달을 맞아 이 가운데 관악구 낙성대로에 있는 낙성대공원으로 강감찬 장군을 찾아 나섰다.

낙성대는 948년 인헌공 강감찬 장군이 태어날 때 큰 별이 떨어졌다는 전설에서 유래된 이름이다. 장군은 흔히 귀주대첩의 주인공으로 불리는 구국의 영웅으로 숭앙받는 명장일 뿐 아니라 명재상으로도 널리 이름을 떨쳤다. 이런 위업을 기리고 애국충정의 큰 뜻을 후세에 길이 전파하고자 만든 공간이 낙성대다. 1974년 서울시가 성역화 사업을 통해 사당을 짓고 그 일원에 공원을 조성하였다. 그 크기는 3만 1,350㎡(약 9,480평) 규모다.

말 달리는 용맹한 모습을 담은 강감찬 장군 기마청동상

말 달리는 용맹한 모습을 담은 강감찬 장군 기마청동상 ©염승화

널찍한 기념광장이 있는 공원 입구로 들어서자마자 한편에 우뚝 세워져 있는 강감찬 장군의 모습을 맞닥뜨렸다. 장군이 칼을 빼든 용맹한 자세로 말달리는 모습을 형상화한 기마상이다. 절로 위엄이 느껴지는 동상 둘레를 한 바퀴 돌아 사당인 안국사 쪽으로 향했다.

홍살문 앞에서 바라본 안국문이 보이는 전경

홍살문 앞에서 바라본 안국문이 보이는 전경 ©염승화

신성한 장소임을 나타내는 홍살문을 지나 비탈길을 조금 오르면 중앙에 세 개의 문으로 이루어진 외삼문이 보인다. 가운데 문 위 현판에 ‘안국문’이라고 쓰여 있는 안국사의 정문이다. 이 문의 좌우 공간에는 '강감찬 전시관'과 '낙성대 휘호석'이 있다. 돌계단을 올라 외삼문을 넘기 전에 전시관으로 먼저 발길을 돌렸다.

강감찬장군의 일대기가 담겨 있는 전시관

강감찬 장군의 일대기가 담겨 있는 전시관 ©염승화

낙성대 정문(외삼문) 앞 공간에 서 있는 휘호석

낙성대 정문(외삼문) 앞 공간에 서 있는 휘호석 ©염승화

조촐한 모양의 전시관은 강감찬 장군의 탄생설화를 비롯해 당시의 역사 배경과 활약상을 조명, 소개하는 박스와 체험 시설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고 입장은 무료다. 큼지막한 바위에 ‘낙성대’라고 쓰인 휘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쓴 것이라고 한다. 다만 그 아래에 놓인 표석에 ‘휘호를 하사했다’라고 적힌 문구는 지나친 경어이다 싶어 씁쓸한 느낌이 들었다.

외삼문을 들어서면 아늑한 정원 같은 공간이 펼쳐지는 낙성대 전경

외삼문을 들어서면 아늑한 정원 같은 공간이 펼쳐지는 낙성대 전경 ©염승화

 낙성대 경내에 강감찬장군 기리는 고려시대 석탑이 서 있다.

낙성대 경내에 강감찬 장군을 기리는 고려시대 석탑이 서 있다. ©염승화

정문을 들어서면 경내는 아늑한 정원 같은 공간이 펼쳐진다. 사색을 해도 적합할 것처럼 고요한 분위기가 물씬 풍겨 왔다. 정면으로 중문인 내삼문이 있고 좌측에는 낙성대삼층석탑이 우측에는 고려강감찬장군사적비가 수호신처럼 서 있다.

이 석탑은 거란족 40만 대군의 침입을 물리친 장군의 공을 기려 생가 터에 세운 것을 안국사를 지으면서 옮겨왔다고 한다. 전면에 ‘강감찬낙성대’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는 고려시대 석탑으로 서울시유형문화재 제4호다. 탑과 마주하고 있는 사적비는 거북 모양의 기단위에 세워져 있는데 기품이 넘쳐 보였다.

강감찬 장군 사당 안국사 전경 무량수전을 본따 지었다고 한다.

강감찬 장군 사당 안국사 전경 ©염승화

사당 내 강감찬 장군의 늠름한 모습이 담긴 영정

사당 내 강감찬 장군의 늠름한 모습이 담긴 영정 ©염승화

이윽고 내삼문 안으로 발을 내디뎠다. 마침내 강감찬 장군의 영정을 모신 사당을 마주하게 된 것이다. 고려 목조 건물인 국보 18호 부석사 무량수전을 본떠서 지었다고 한다. 정면 5칸, 옆면 2칸 구조이고 약 238㎡(약 72평) 크기다. 곧 삼단으로 나 있는 돌계단을 밟아 올라가 영정이 바로 보이는 지점에 바투 섰다. 잠시 두 손을 모으고 목례를 하며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갑옷과 투구 차림으로 서 계신 영정 속 장군이 더 늠름하게 다가오는 것 같았다. 코로나19가 하루 빨리 진정되어 매년 10월마다 열리는 추모제, 낙성대인헌제 및 강감찬장군 축제가 올해도 빠지지 않고 열리게 되기를 기대해 보았다.

수목이 빽빽한 숲속 산책로가 잘 닦여 있다.

수목이 빽빽한 숲속 산책로가 잘 닦여 있다 ©염승화

사당 주위에는 작은 연못과 도서관, 카페, 전통야외소극장 등 문화시설들이 골고루 갖춰져 있다. 또한 낙성대를 감싸듯이 안고 있는 숲 언저리에는 유아 숲 체험원이 설치되어 있다. 내친 김에 숲길로도 들어갔다. 잘 닦여진 산책로는 숲이 우거지고 고즈넉하여 걷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모두 3km쯤 이어진다.

낙성대공원은 지하철 2호선 낙성대역에서 내려 10분쯤 걸으면 된다. 서울에 있는 몇 되지 않은 고려시대 유적지 중 하나로 의미가 있다. 호국영령의 달, 호국 영웅 중의 영웅인 강감찬 장군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낙성대공원 방문을 권하고 싶다.

■ 낙성대공원
○ 위치 : 서울시 관악구 낙성대로 77
○ 교통 : 지하철 2호선 낙성대역 4번 출구 → 약 700m(도보 약 10분) → 낙성대공원입구
○ 운영 : 연중무휴 09:00~18:00 (강감찬 전시관 : 매주 월요일 휴관)

○ 입장료 :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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