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렁탕의 유래를 아시나요? '선농단'을 찾아서...

시민기자 김민선

발행일 2020.05.20. 10:18

수정일 2020.05.20. 16:39

조회 3,165

'설렁탕'은 우리 국민의 대표 음식이라고 할 만큼 대중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몸이 아프고 추울 때 설렁탕 한 그릇이면, 얼어붙었던 몸이 사르르 녹는다. 보양식으로 이만한 음식이 없다. 설렁탕은 역사가 오래되었다. 임금이 풍년을 기원하며 제를 지내고 그 음식을 백성들과 나눠먹은 것이 설렁탕의 유래이다. 그렇다면 풍년을 기원했던 '선농제'는 무엇일까?

동대문구 제기동에 있는 서울 선농단

동대문구 제기동에 있는 서울 선농단 ©김민선

동대문구 제기동에는 풍년을 기원하며 제사를 지내던 '선농단'이 있다. 선농대제는 하늘의 신과 곡식의 신께 제사를 지내고 임금이 밭을 가는 모습을 보여 농사의 중요성을 알린 행사였다. 풍년이 되면 백성은 굶주림에서 벗어나고 나라의 세금도 잘 걷히기 때문에 이 행사는 매우 중요했다.

선농단은 조선 전기에 축조되었지만 임진왜란 때 크게 망가진다. 하지만 다음 세대의 왕들은 제를 지내면서 선농단을 보수해 나간다. 광해군과 숙종 그리고 영조를 거치면서 선농단은 조금씩 그 모습을 되찾아 갔다.

 선농단에 자리한 600년 된 향나무

선농단에 자리한 600년 된 향나무 ©김민선

선농단에는 600년 된 향나무가 있다. 향나무는 향이 강하기 때문에 제사를 지낼 때 중요하게 사용되었다. 이 향나무는 성종 7년에 중국으로부터 선물을 받은 묘목을 심은 것이다. 보통 제가 끝나면 막걸리를 향나무 주변에 뿌렸다고 한다.

선농대제는 하늘에 올리는 제사이기 때문에 나라에서 거행하는 국가적인 행사였다. 선농대제를 치르기 위해서는 많은 것을 준비해야 했다. 선농단 옆에 있는 '선농단 역사문화관'에는 선농단 역사의 중요성, 의미와 함께 제를 지낼 때 사용했던 유물 등이 전시되어 있다.

선농단의 역사적인 중요성과 의미를 알려주는 선농단역사문화관

선농단의 역사적인 중요성과 의미를 알려주는 선농단역사문화관 ©김민선

선농제는 농사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되었다. 그 시작은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농사를 짓는 매우 힘든 작업이었기 때문에 소가 필요했다. 그래서인지 소를 귀중하게 여겼고, 고구려 벽화 속에도 그 모습이 나타나 있다. 역사문화관은 각 시대별로 농사를 중요하게 생각했던 옛 자료들이 일목요연하게 전시되어 있다.

선농제 때 사용했던 유물인 위패

선농제 때 사용했던 유물인 위패 ©김민선

그렇다면, 농사의 풍년을 누구에게 바라며 제를 지냈을까? 불의 산, 또는 염제라고 하는 농사의 신인 '제신농씨'와 오곡의 신인 '후직씨'에게 제를 지냈다. 사람의 몸에 소의 머리를 단 것은 소가 농사에 꼭 필요하다는 상징으로 해석된다. 먹을 것이 별로 없고 문화적인 혜택을 누리지 못하던 백성들에게 소만큼 도움 되는 것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소를 이용함으로써 더 많은 곡식을 얻게 되었고, 이후 잉여생산물이 생김으로써 인류는 발전하게 된다.

왕이 궁궐을 나가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었다. 왕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나라에 큰 일이 생기는 것과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왕을 보호하고 그 권위에 맞는 옷과 도구 그리고 장식품 등을 준비해야 했다. 역사문화관에는 선농제 때 사용했던 다양한 유물을 관람할 수가 있다.

선농제 때 사용했던 의복 및 장신구

선농제 때 사용했던 의복 및 장신구 ©김민선

신에게 올리는 제사를 위한 제기

신에게 올리는 제사를 위한 제기 ©김민선

선농대제는 신에게 올리는 제사이기 때문에 보통 때 사용하는 제기의 모양과는 달랐다. 또한 행사가 끝나면 신하부터 일반 백성들까지 제에 사용했던 음식을 나눠먹었는데, 그 풍습이 오늘날 설렁탕의 유래가 된 것이다.

선농제가 끝나고 신하부터 일반 백성들까지 제에 사용했던 음식을 나눠먹은 것이 설렁탕의 유래가 되었다

선농제가 끝나고 신하부터 일반 백성들까지 제에 사용했던 음식을 나눠먹은 것이 설렁탕의 유래가 되었다 ©김민선

이외에도 역사문화관에서는 의복체험과 농사 지을 때 사용했던 기구를 만져보며 사진촬영을 할 수 있는 곳도 있다. 역사를 보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체험해볼 수도 있는 것이다. 또한 오픈 세미나실과 쉼터, 배움터도 있다.  지하1층부터 지하3층으로 구성되어 있는 선농단 역사문화관은 선농단에 대한 모든 것을 알차게 꾸며놓은 곳이다.

서울선농단은 푸른 잔디가 펼쳐진 아담한 공원으로 조성되어 있다. 향나무 근처에 있는 나무 벤치에 앉아 코로나19로 인해 그동안 갇혀있었던 몸과 마음에 휴식을 주는 것도 좋겠다. 또한 선농단 역사문화관은 철저한 방역으로 이용객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조금은 완화된 생활 속 거리두기지만 개인 위생, 관람 매너를 철저히 지키며 문화관의 다양한 유물을 관람하는 것을 추천한다.

■ 선농단역사문화관

○ 위치 : 서울 동대문구 무학로44길 38
○ 운영시간
- 하절기 (3월~10월): 10:00~18:00
- 동절기 (11월~2월): 10:00~17:00
○ 휴무일 : 매주 월요일, 공휴일

○ 입장료 : 무료
○ 홈페이지 : http://www.ddm.go.kr/sun/
○ 문의 : 02-3295-5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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