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장미축제 취소! 그래도 여전히 달콤한 장미 향기

시민기자 문청야

발행일 2020.05.20. 14:46

수정일 2020.05.21. 09:54

조회 5,049

'2020 서울장미축제'는 취소되었지만, 중랑천 장미터널에 피어난 장미 향기는 여전히 달콤하다.

초여름을 장식하는 서울의 대표적 축제로 자리 잡았던 2020 서울장미축제가 코로나19 여파로 취소되었다. 지난해까지는 아름다운 장미와 함께 공연, 전시, 체험 이벤트 등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됐는데 올해는 별도의 행사는 진행하지 않는다.

수 십 송이의 장미가 뒤에서 배경이 되어주는 중랑천의 장미터널

중랑천 제방길을 따라서 5.15km에 달하는 중랑천 장미터널에  장미가 한창이다 ©문청야

필자는 중랑천을 매일 산책한다. 살랑살랑 부는 강바람을 느끼며 중랑천을 산책하면 기분이 상쾌해진다.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져 몸이 둔해지는 느낌이 들 때면 산책길에 나선다. 비가 온 다음날, 중랑천 둑을 장식한 수천만 송이의 장미가 진득한 색감으로 시선을 강탈했다.

수림대 장미정원의 2020년에 식재한 장미꽃

수림대 장미정원의 2020년에 식재한 장미꽃 ©문청야

수림대 장미정원

수림대 장미정원 ©문청야

먼저 태릉 입구를 지나 장미터널 입구에서 중화역 입구까지 장미터널을 따라 걸었다. 장미터널을 따라 걷는데 월드메르디앙 아파트 앞부터 묵동아이파크 아파트 앞까지는 통제 구간이었다.(2020. 4. 30. ~ 5. 20.) 장미터널 산책로 정비로 인해 일부 구간을 통제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장미터널 산책로 일부 구간 통제 안내

장미터널 산책로 일부 구간 통제 안내문 ©문청야

중랑천 장미터널을 찾은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동네 사람들만 산책 겸 지나다 스마트폰으로 장미 사진을 찍거나 살포시 코를 대고 향기를 맡는 모습이 눈에 띈다.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장미는 올해도 변함없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활짝 피어 유혹하는데 참 안타까운 일이다. 예년 같으면 장미 신전 앞은 줄을 서서 사진을 찍었는데 필자가 간 날은 한산했다. 내년에는 다양하고 풍성한 축제가 열려 시민들이 마음껏 즐겼으면 한다. 장미 전망대에 서서 수림대 장미공원과 미니 장미정원을 바라보았다. 가까이서 보는 장미의 모습도 아름답지만 한눈에 보이는 장미정원은 액자 속 풍경 같다.

시민 한 분이 화관을 쓴 눈부신 장미 여신상을 그저 바라만 보고 있다

시민 한 분이 화관을 쓴 장미 여신상을 바라보고 있다 ©문청야

장미 신전 (Rose Temple)에 세워진 장미 그림

장미 신전(Rose Temple)에 세워진 장미 그림 ©문청야

중랑천 장미터널은 생김새도 다양하고 알록달록 화려한 장미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장미 명소이다. 2015년부터 시작된 ‘서울장미축제’는 중랑구의 대표적인 축제로, 매년 수많은 시민이 방문하는 서울의 대표 축제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어느덧 6년이 흘러 이제는 중랑천 어디에서나 아름다운 장미를 보고 즐길 수 있다.
차를 타고 동부간선도로를 지날 때도 장미의 향연은 끝없이 이어진다. 장미꽃 한 송이만 받아도 그렇게 기분이 좋았는데 장미 수천만 송이가 형형색색 뽐내며 예쁜 모습으로 환영을 해주니 기분이 절로 좋아진다.

장미 신전에서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담는 시민

장미 신전에서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고 있는 시민 ©문청야

한 사람만 지나갈 수 있는 좁은 장미길과 자전거가 놓여있는 풍경

한 사람만 지나갈 수 있는 좁은 장미길과 자전거가 놓여있는 풍경 ©문청야

장미터널을 지나다 보면 중화체육공원으로 내려가는 육교가 나온다. 육교에 서서 보니 작년에 천변을 노랗게 물들인 유채꽃을 올해도 심긴 했는데 아직 꽃이 보이지는 않았다. 사람들은 동대문과 중화동을 연결하는 징검다리를 건넌다. 발로 피아노 건반을 치는 것처럼 통통거리며 다리 걷는 모습이 물에 비쳐 더욱 멋지게 보인다.

동대문과 중화동을 연결하는 징검다리

동대문과 중화동을 연결하는 징검다리 ©문청야

장미 꽃길을 걷다가 잠시 휴식도 취할 겸 '장미 작은 도서관'에 들렀다. 이곳에서 책을 보는 것도 작은 소확행이었는데 현재 코로나19로 휴관이었다. 중화역을 지나 장미터널 끝까지 갔다가 다시 되돌아왔다. 장미가 피었을 때 이렇게 끝까지 다녀온 것은 처음이었다. 다른 해는 사람들이 많아서 걸어 다닐 수가 없어 중간에 돌아왔기 때문이다.

장미 작은 도서관은 코로나로 휴관 중이다

장미 작은 도서관은 코로나19로 인해 휴관 중이다 ©문청야

이달의 명화 속 장미 : 빈센트 반 고흐 들장미

이달의 명화 속 장미 : 빈센트 반 고흐 <들장미> ©문청야

장미터널을 걷다 보니 매달 명화 속 장미를 소개하는 코너도 있었다. '이 달의 명화 속 장미'로 반 고흐의 <들장미> 작품이 소개돼 있었다. 반 고흐는 생의 끝에 이르러 새로운 시작을 했으며 새로운 환경을 편안하고 고요한 양식으로 그렸다. 반 고흐는 자연적이라서 아름다운 사물의 외관에 집중하며, 새롭게 자연을 가까이서 바라보기 시작했다. 반 고흐는 꽃에 반했다. 그의 관심을 끌었던 것은 꽃이 지닌 자연 그대로의 자유로움이었다.

장미터널 입구 가까이 왔을 때 포토존에서 아빠와 같이 온 자매가 사진을 찍고 있었다. 아빠가 아이들 사진을 찍어주고 있어 셋이 같이 포즈를 취하라고 하고 예쁘게 찍어주었다. 

Love 포토존에서 자매가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Love 포토존에서 자매가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문청야

긴 장미터널을 차분하게 다녀오며 잠시 미뤄둔 일상은 잊어버리고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았다. 아름답고 향기롭게 수놓은 화려한 장미터널을 걷고 나니 마음에 화사함이 스며든다. 시민의 안전을 위해 한 해 쉬어야 하는 서울장미축제, 2021년에는 많은 사람이 중랑장미공원에서 아름다운 장미꽃을 구경하며 소박한 재미와 행복을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중랑장미공원에 피어난 장미들이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중랑장미공원에 피어난 장미들이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문청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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