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봄빛이 가득~ 강서습지생태공원 한 바퀴!

시민기자 박분

발행일 2020.04.03. 13:51

수정일 2020.04.03. 17:51

조회 1,877

가볍게 행장을 꾸리고 집 밖으로 나섰다. 행선지는 집에서 근거리에 있는 강서습지생태공원(강서한강공원)이다. 지하철 5호선 방화역 1,2번 출구로 나와 07번 마을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내리면 강서습지생태공원과 바로 연결된다.

자연과 공감하며 흙길을 맘껏 밟아볼 수 있는 강서습지생태공원
자연과 공감하며 흙길을 맘껏 밟아볼 수 있는 강서습지생태공원 ⓒ박분

오랜만에 찾아간 공원은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포근하다. 푸른 하늘과 상큼한 공기, 보드라운 실바람에 온몸을 내맡기며 심호흡을 해본다. 흙내음 머금은 흙길도 마음껏 밟아본다. 눈앞에 펼쳐진 자연의 모습이 전에 없이 더욱 찬란해 보여 순간 가슴이 먹먹해진다.

공원입구 게시판과 코로나19 예방수칙 안내문
공원입구 게시판과 코로나19 예방수칙 안내문 ⓒ박분

공원 입구에는 요즘의 현실을 반영하듯 ‘함께 막으면 이겨낼 수 있다’는 응원 메시지와 함께 코로나19 예방 수칙 안내문이 부착돼 있었다.

방화대교와 행주대교 사이 한강 둔치에 자리한 광활한 생태공원
방화대교와 행주대교 사이 한강 둔치에 자리한 광활한 생태공원 ⓒ박분

강서구 방화동에 위치한 강서습지생태공원은 방화대교 남쪽 끝에서 행주대교 남쪽 끝 사이 한강 둔치에 있는 광활한 생태공원이다. 서울시 생태관광명소 30개소 중 하나로 선정된 강서습지생태공원은 자연 속 습지의 모습을 비교적 잘 간직한 곳으로 알려졌다.

공원 탐방로 곳곳에 봄꽃이 피어있다
공원 탐방로 곳곳에 봄꽃이 피어있다 ⓒ박분

봄날의 습지공원은 넘치는 생기로 가득하고, 공원 탐방로 곳곳에는 봄빛이 넘실댄다. 물오른 버들잎은 엷은 녹색을 띠어 사방을 물들이고 꽃사과 나무도 향긋한 꽃을 주렁주렁 매달았다.

습지에 사는 생물들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관찰데크에도 봄볕이 따사롭게 내려앉았다. 아직 수량이 많지 않아 훤히 제 몸을 드러낸 잿빛 개펄에는 동물의 발자국이 찍혀있어 불현 듯 호기심이 발동하기도 한다.

한적한 시골길을 걷는 듯한 강서습지생태공원
한적한 시골길을 걷는 듯한 강서습지생태공원 ⓒ박분

대나무로 엮은 울타리를 따라 흙길이 펼쳐진다. 들리는 것은 버들잎을 스치는 바람소리와 새소리뿐, 서울 도심에 있는데 마치 한적한 시골길을 걷는 기분이 든다.

무리지어 피어난 작은 풀꽃에게 강한 생명력이 느껴진다
무리지어 피어난 작은 풀꽃에게 강한 생명력이 느껴진다 ⓒ박분

탐방로 주변으로는 작은 풀꽃들의 세상이 펼쳐진다. 양지바른 곳에 하얀 냉이꽃, 노란 민들레꽃, 하늘빛의 봄까치꽃들이 피어나 봄을 노래하고 있다. 여린 작은 풀꽃들은 되도록 가까이서 찬찬히 들여다보자. 소박하면서도 당차다. 언젠가 식물학자로부터 들었다. 꽃송이가 작은 야생화들은 나름의 전략을 지니고 있단다. 작은 만큼 대신 무리지어 꽃을 피운다는 것이다. 풀꽃들의 강인한 생명력에서 작은 감동이 전해진다. 마치 요즘의 사회적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것만 같다.

공원 깊숙이 자리한 조류전망대와 10여 종의 철새 사진
공원 깊숙이 자리한 조류전망대와 10여 종의 철새 사진 ⓒ박분

강서습지공원에 드나드는 텃새와 철새들을 관찰할 수 있는 조류전망대로 향한다. 한강 변, 공원 깊숙이 자리한 조류전망대는 강서습지생태공원에서 빠트릴 수 없는 곳이다. 이곳에는 해마다 공원을 찾아오는 10여 종의 겨울철새 사진이 있어 철새들의 관찰이 보다 용이하다. 철새들의 특징과 이동경로에 관한 정보도 부착된 안내문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강서습지생태공원은 겨울철새와 수많은 생명체들의 보금자리이다
강서습지생태공원은 겨울철새와 수많은 생명체들의 보금자리이다 ⓒ박분

행주대교와 방화대교 사이로 강서습지생태공원 전역이 훤히 보인다
행주대교와 방화대교 사이로 강서습지생태공원 전역이 훤히 보인다 ⓒ박분

이날은 행주대교 아래 한강변에서 아직 떠나지 않은 겨울철새 무리들을 다수 관찰할 수 있었다. 강기슭이 자연그대로의 갯벌로 이루어진 강서습지생태공원은 먹잇감이 풍부해 수많은 생명체들의 보금자리이다. 기러기와 청둥오리 뿔논병아리 등 겨울철새들이 찾아와 겨울을 나고 이듬해 3월이면 떠난다. 망원경이 설치된 2층의 전망대에 오르면 철새들뿐만 아니라 한강변 일대 조망도 가능하다. 강 건너 행주산성은 물론 마포의 노을공원도 한눈에 들어온다.

코로나19 근심을 잠시 떨치고 환하게 웃는 가족의 모습
코로나19 근심을 잠시 떨치고 환하게 웃는 가족의 모습 ⓒ박분

마침 망원경으로 한강변 곳곳을 둘러보는 가족단위 시민들의 모습이 보인다. 코로나에 대한 근심을 잠시 떨친 듯 활짝 웃는 모습을 보며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방화대교 다리 그늘 아래 너른 평상과 휴식공간
방화대교 다리 그늘 아래 너른 평상과 휴식공간 ⓒ박분

공원 탐방로를 빠져나와 방화대교로 발길을 옮긴다. 다리그늘 아래 너른 평상이 보이는 방화대교 하부 공간은 휴식공간으로 시민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특히 이곳은 한강변에서 자전거를 즐기는 시민들에게는 여의도와 행주대교 사이 중간 기착지로서 만남의 광장이자 쉬어갈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투금탄 설화가 엮인 방화대교 남쪽 끝 '형제와 배' 조형물
투금탄 설화가 엮인 방화대교 남쪽 끝 '형제와 배' 조형물 ⓒ박분

투금탄 설화는 형제간 훈훈한 우애를 보여주는 이야기로 포토존으로 인기다  
투금탄 설화는 형제간 훈훈한 우애를 보여주는 이야기로, 형제 조형물은 포토존으로 인기다 ⓒ박분 

시원한 강바람을 쐬며 흙길을 따라 방화대교 남쪽 끝에 이르면 ‘형제와 배'라는 조형물이 눈에 들어온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가 한강의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하여 조성한 ‘투금탄 설화’ 테마공간이다.

뱃전에 기대 앉아 옛 고려 공민왕 시절에 황금덩이를 우연찮게 얻게 된 형제가 황금 대신 형제간 우애를 택했다는 옛 이야기로 잠시 돌아가 본다. ‘투금탄 설화’는 경쟁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지금도 훈훈한 온기를 전하고 있다. 조형물 뒤로 주홍빛깔의 자태를 드러낸 방화대교가 있어 이곳은 포토존으로도 손색이 없다.

마냥 평화로운 모습의 강서습지생태공원 피크닉장
평화로운 모습의 강서습지생태공원 피크닉장 ⓒ박분

강서인공암벽장은 장비를 갖춘 시민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
강서인공암벽장은 장비를 갖춘 시민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 ⓒ박분

이곳 인근에는 가족피크닉장과 레포츠시설인 강서인공암벽장, 체력단련기구 등이 있어 여가활동이나 스포츠를 즐기기에도 좋다. 강바람을 쐬며 소풍을 나온 시민들의 모습이 코로나19 사태에도 마냥 평화로워 보인다.

강서인공암벽장은 암벽 등반 장비를 갖추고 있는 시민은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코로나 이후 오픈 계획이며, 이용기간은 보통 4월~11월, 이용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저녁 9시까지이다. 강서한강공원 안내센터에 문의하면 자세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탐방로와 조류전망대, 방화대교, 투금탄 등 강서습지공원은 천천히 돌아보아도 한 시간 남짓이면 충분하다. 때 묻지 않은 자연과 교감하는 특별한 체험이다. 한강, 자연, 평화로움, 왕버들, 철새, 강바람, 흙길 등을 만나보고 느낄 수 있는 강서습지생태공원은 힘든 이 시기에 찾아가면 더욱 좋을 것 같다.

강서습지생태공원 안내
○ 주소 : 서울시 강서구 방화동 방화대교와 행주대교 사이 한강변 생태공원
○ 교통 : 지하철 5호선 방화역 1,2번 출구-> 강서07번 마을버스(방화동삼익아파트) 승차 후 종점에서 하차
○ 홈페이지 : 서울시 한강사업본부(https://hangang.seoul.go.kr/archives/342)
○ 문의 : 강서안내센터 02-3780-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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