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장보기 집에서 클릭, 해결했어요!

시민기자 이선미

발행일 2020.03.30. 09:12

수정일 2020.09.01. 18:11

조회 2,732

온라인에서 재래시장 장보기가 가능하다고 해서 처음으로 시도했다. 심지어 동네 마트처럼 두 시간 안에 주문 상품을 배달해 주는 서비스였다. 반찬과 간식, 야채와 과일, 고기까지 전통시장에서 판매하는 다양한 상품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확산되고 있는 요즘, 집에서도 동네시장 장보기가 가능하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확산되고 있는 요즘, 집에서도 동네시장 장보기가 가능하다

필자가 살고 있는 종로구에는 해당 시장이 없었다. 가장 가까운 성북구 돈암제일시장에서도 종로구까지는 배달이 안 된다고 했다. 다행히 강동구 암사종합시장과 강북구 수유재래시장은 서울 전 지역 배송이 가능했다. 반가운 마음으로 수유시장에 들어섰다. 산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몇 번 들른 적이 있어서 화면 속 시장 분위기가 낯익었다.

배송이 가능한 시장을 찾아 온라인 장보기를 할 수 있다

배송이 가능한 시장을 찾아 온라인 장보기를 할 수 있다

마침 가격이 저렴한 부대찌개를 발견했다. 모처럼 집에서 부대찌개를 먹어보자며 주문했다. 여기에 재래시장 만두와 인절미, 들기름 한 병을 주문했다. 요즘 나오는 알배기 배추에 쌈을 하면 제대로 입맛이 돌아올 것 같아 갈치속젓도 추가했다. 총 금액이 3만 원이 넘어서 무료배송을 받을 수 있었다.

시장의 베스트 상품 정보가 제공되어 장 보는 데 도움이 된다

시장의 베스트 상품 정보가 제공되어 장 보는 데 도움이 된다

대부분은 주문 후 두 시간 안에 배송이 된다. 해당 지역이 아닌 곳은 오후 1시까지 주문할 경우 당일 오후 4시에서 7시 사이에 배송이 된다. 저녁 메뉴로 구매하는 것이어서 문제가 없었다. 느긋하게 기다리면서 받아 보니 식탁이 벌써 풍성했다. 동네시장 장보기 서비스 덕분에 한 상 제대로 차려낼 수 있었다. 컴퓨터로 장을 보고 가만히 앉아 배달된 음식을 받았지만 재래시장의 푸근한 분위기까지 덩달아 배달된 것 같았다.

재래시장의 음식은 환경과 비용 절감을 위해 1회용 용기가 아니라 비닐봉지에 담겨 배달됐다

재래시장의 음식은 환경과 비용 절감을 위해 1회용 용기가 아니라 비닐봉지에 담겨 배달됐다 ⓒ이선미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행하고 있는 요즘이다. 하지만 사람들의 마음은 더 커지고 가까워지는 경험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강원도가 트위터 등 SNS를 통해 제때 출하하지 못한 채 창고에 쌓여있던 감자 팔기에 나서자 열화와 같은 반응으로 ‘감자 대란’이 일어났다. 최문순 지사와 공무원들까지 자원봉사에 나선 판촉은 저렴한 가격과 따뜻한 반응으로 주문 폭주로 이어졌다. 매일 아침 주부 커뮤니티에서는 사이트가 열리자마자 몇 분 만에 품절되는 ‘감자고시’에 합격했는지를 보고하는 게 인사가 될 정도였다. 덕분에 인터넷에서는 때아닌 감자요리 레시피가 인기를 끌기도 했다. 아직 엄청난 물량이 있으니 언젠가는 구매가 가능하다던 감자 판매가 아쉽게도 24일 대장정의 막을 내리기도 했다.

힘든 와중에도 가능한 즐겁게 ‘감자 판매’에 나선 강원도 SNS

힘든 와중에도 가능한 즐겁게 ‘감자 판매’에 나선 강원도 SNS

코로나19 피해 농가 돕기 ‘서울시 친환경농산물 꾸러미’와 '전국친환경농업인 연합회 학교급식 친환경농산물 꾸러미'도 순식간에 품절이 되어버렸다. 구매를 위해 들어갔더니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상황 종료였다. 지금 판매 사이트에는 꾸러미를 더 만들어달라는 댓글들이 달려 있다.

순식간에 품절된 서울시 친환경농산물 꾸러미 홈페이지에는 충북 농산물 꾸러미 판매를 부탁하는 인사가 올라와 있다

순식간에 품절된 서울시 친환경농산물 꾸러미 홈페이지에는 충북 농산물 꾸러미 판매를 요청하는 의견들이 올라와 있다

경상남도도 경남교육청과 함께 코로나19 피해 농업인 돕기(http://egnmall.net/eventmall_category.asp?uid=2062)에 나섰다. 꽃 선물 캠페인으로 화훼농가 돕기에 이어 두 번째 이벤트다.

경상남도에서도 ‘코로나19 농민 돕기’ 꾸러미를 판매하고 있다

경상남도에서도 ‘코로나19 농민 돕기’ 꾸러미를 판매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국난 극복이 취미’라는 자조 섞인 농담처럼 힘들 때 더욱 놀라운 힘을 발휘하는 것 같다. 지금도 지자체나 공무원들이 아이디어를 내서 판을 벌이면 시민들은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특히 아이들이 휴교해 더 많은 먹거리가 필요한 주부들은 최대한 온라인에서도 구매에 나선다. 졸업과 입학 시즌에 엄습한 위기로 큰 어려움에 빠진 화훼농가를 위해 한동안은 프리지어와 튤립 구매가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다.

아직 출구가 보이지 않아서 더욱 ‘코로나블루’에 물들 우려가 생기는 날들이다. 그런데 조금만 마음의 여유를 되찾고 보면 참 많은 사람들이 무수한 아이디어로 이 힘든 시기에 서로에게 기쁨과 실제적인 도움을 주고자 애쓰고 있다는 걸 발견할 수 있다. 지인들의 단톡방에는 부쩍 유머글들이 올라온다. 저마다 자신이 알고 있는 최대한의 웃긴 얘기들을 공유한다. 답답한 일상에 한 번이라도 웃어 보자는 것이다. 작은 일이라도 즐겁게 동참하고 작은 기쁨을 나누면서 코로나19를 이겨내는 봄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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