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해방되는 ‘일상의 봄’ 어서 오라~

시민기자 김미선

발행일 2020.03.20. 13:49

수정일 2020.03.20. 14:14

조회 3,160

시간이 흐르면 조용해질 줄 알았던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진자 소식이 점점 가까이에서 들려온다. 아침에 눈을 떠 현관문 앞에 놓여있는 신문을 보는 것이 하루의 시작이다. 요즘은 종이신문에도 묘한 매력을 느끼고 있다. 다시 잠든 필자를 깨우는 것은 이제는 알람이 되어버린 안전 안내 문자이다.

이제는 안전 안내 문자가 알람처럼 필자를 잠에서 깨운다

이제는 안전 안내 문자가 알람처럼 필자를 잠에서 깨운다 ⓒ김미선

먼저 신문을 펼쳐본다. 오늘은 어떤 뉴스가 있을까? 당연히 코로나19와 관련된 뉴스가 1면을 장식하고 있다. 며칠 전부터 일상생활에서는 들을 수 없었던 ‘펜데믹’이라는 전문용어가 자주 등장했다. 3월 11일 스위스 제네바의 세계보건기구(WHO) 본부에서 코로나19 전 세계 대유행(펜데믹)을 선언하였다. 지금까지도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생각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릴지도 모른다는 말에 답답함이 밀려온다.

5부제로 공적 공급 마스크를 판매하고 있지만 여전히 긴 줄이 서 있다

5부제로 공적 마스크를 판매하고 있지만 여전히 긴 줄이 서 있다 ⓒ김미선

필자는 두 아이의 엄마이자 마을에서 주민들을 만나는 마을지원활동가이다. 마을이 멈추니, 활동도 완전 멈춤 상태이고, 엄마의 자리만 남았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집에서 함께 지냈던 그때로 돌아간 느낌이다.

설 명절 전에 구입해 놓은 일회용 마스크가 이제 몇 장 남아있지 않다. 곧 학교에 갈 아이들 마스크를 준비하기 위해 약국으로 향했다. 5부제 공적 마스크를 판매 중인 약국 앞엔 사람들이 긴 줄을 서있다. 면마스크도 있으니 주말에 구입하기로 하고 발길을 돌렸다. 주말에도 구입하지 못하면 다음 주에 구입하면 되니까 당장은 마스크가 꼭 필요한 이웃을 위해 양보하기로 했다. 다행이 뿌리는 소독제, 손세정제, 손소독제는 필자의 동생이 직접 만들었다며 보내왔다. 소독용 에탄올이 없어서 주문하고 한참을 기다렸다고 한다.

필자의 집에 있는 소독제와 마스크

필자의 집에 있는 소독제와 마스크 ⓒ김미선

2009년 10월 필자의 집은 ‘신종플루’로 한바탕 난리였다. 아이의 같은 반 친구가 신종플루 양성 판정을 받고 난 후였다. 열이 나는 아이와 병원에서 오랜 시간을 기다려 검사를 받았었다. 며칠 후 양성이라는 연락을 받고, 병원을 방문해서 타미플루를 처방 받았다. 약국마다 약이 없어서 약을 찾아 헤맸던 시간이 스쳐 지나간다. 다른 사람들의 일처럼 생각했는데 막상 우리 가족에게 일어났다는 사실에 눈물이 흘렀다.

둘 중 한 아이만 양성이었지만, 남편은 회사에 출근할 수 없었고, 가족 모두가 집에 머물러야 하는 시간이었다.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가 가면 안 된다는 생각에 그렇게 했었다. 집에서도 마스크를 쓰고 지내면서 지쳐있는 아이의 모습에 마음이 아파왔다. 치료 후 환하게 웃으면서 등교하던 아이들의 모습을 떠올려본다. 아이들의 일기장을 펼쳐보니 눈물 흘렸던 그 사건도 하나의 추억이 되었다. 벌써 10년 전 일이다.

2009년 10월 ‘신종플루’ 치료제 타미플루가 있었다

2009년 10월 ‘신종플루’ 치료제 타미플루가 있었다 ⓒ김미선

신문에서 격리해제 환자와 의료진이 주먹인사로 작별을 하는 사진기사가 눈에 띄었다.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주고 있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많은 분들의 노력으로 코로나19와도 빠른 시일 내에 작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재난의 터널을 지나 밝은 빛이 비추는 곳을 향해 한 발 더 가까이 가고 있다. 소중했던 일상을 되찾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잠시 멈춤 캠페인에도 동참하는 중이다. 약속과 모임을 미루고, 통화와 SNS로 소통하고, 마스크 착용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있다.

격리해제 환자와 의료진이 주먹인사로 작별하듯이 코로나19와도 빠른 시일 내 작별하고 싶다

격리해제 환자와 의료진이 주먹인사로 작별하듯이 코로나19와도 빠른 시일 내 작별하고 싶다 ⓒ김미선

요즘은 밖으로 나갈 수 없어 신문, TV, 모바일을 통해 뉴스를 보게 된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뉴스이지만, 마음 따뜻해지는 희망의 뉴스를 접하기도 한다. 일손이 부족한 마스크공장에서 주민들의 봉사로 하루 생산량이 늘어났다는 소식이 들리고, 지하철 기관사들이 감성방송으로 시를 들려주거나 피곤함은 열차에 두고 내리라는 위로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럴 때면 집에서 뉴스를 보면서 큰 감동을 받는다. 지친 몸을 이끌고 퇴근길 지하철에 올라 집으로 향하는 시민들도 방송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로 큰 위로를 받지 않았을까. 어려운 상황에서도 들려오는 훈훈한 이야기는 가슴을 따뜻하게 데워준다.

마스크공장에서 주민들이 봉사를 한다 주민센터 벽면에 희망의 로고라이트가 설치되어 주민들을 위로해준다

마스크공장에서 주민들이 봉사를 한다(출처: SBS 뉴스)(좌), 희망의 로고라이트를 설치한 주민센터 벽면 (출처 : 아시아뉴스통신)(우)

코로나19 바이러스도 무섭지만, 공포와 불안 바이러스가 더 무섭다. 이 위기를 극복하고 이겨낼 수 있다는 긍정의 응원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성북구에서는 주민센터의 벽면을 활용해 ‘응원할게, 오늘도 힘내요 그대!’, ‘삶이라는 무대에서 주인공은 당신입니다’ 등 희망 문구를 담은 야간 조명을 밝혀 눈길을 끈다. 

꽃들이 하나, 둘 피어나고 산뜻하게 나들이 가기 좋은 봄이 되었다. 어느새 스며든 봄처럼 어느 순간 코로나19와 작별하고, 함께 모여 웃고, 떠들고 이야기할 수 있는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매일 같은 일상일지라도 소중한 사람들과 서로 반갑게 인사하며 지낼 수 있는 그 날이 어서 빨리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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