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이슈’ 판매원들의 자립을 응원합니다

시민기자 이선미

Visit114 Date2020.03.18 11:26

“행복한 하루 되세요, 빅이슈입니다!”

지하철역을 나서면 잡지를 들고 활짝 웃는 사람들을 만날 때가 있다. 2010년 창간된 잡지 ‘빅이슈’ 코리아의 판매원이다. 그들에게는 판매원으로서 지켜야 할 수칙이 있는데, 미소를 지으며 당당하게 고개를 드는 것도 그 가운데 하나다. 대개 홈리스인 그들은 잡지 판매라는 경험을 통해 다시 시작할 힘과 기회를 스스로 얻고자 한다.

종각역 5번 출구 김훈재 판매원

종각역 5번 출구 김훈재 판매원 ⓒ빅이슈코리아

지난해 빅이슈코리아는 서울시에서 제공하는 희망광고를 신청했다. 2012년부터 시작된 희망광고는 비영리법인이나 사회적기업 등 공익 목적의 단체를 대상으로 서울시가 보유한 지하철과 구두수선대, 가판대 등을 통해 광고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빅이슈코리아는 일반 대중들에게 빅이슈코리아가 홈리스를 위해 어떤 일을 하고, 그들을 어떻게 돕는지에 대한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서울시와 함께 희망광고 영상을 제작했다.

사회적기업 ‘빅이슈’는 1991년 홈리스가 증가한 영국 런던에서 잡지 판매를 통해 그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고자 시작되었다. UN에서는 ‘안정된 거주권, 직업, 교육, 건강관리가 충족되지 않는 사람’을 홈리스로 규정하고 있다. 집이 없거나 ‘집 아닌 집’, 즉 고시원 등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현재까지 10개국에서 15종의 <빅이슈> 잡지가 발간되고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일본과 타이완에 이어 아시아에서 세 번째로 창간되었다.

격주로 매호 1만~1만5,000부 발행되는 <빅이슈> 잡지의 주 독자층은 뜻밖에도 20~30대 여성이다. 재능기부자들의 참여로 만들어지는 <빅이슈> 잡지는 현재 5,000원에 판매되는데 판매금의 절반이 판매원에게 돌아간다. 우리나라의 경우 창간 이후 800명 이상이 판매원으로 활동했고, 지금도 100여 명의 홈리스가 매년 판매원으로 새로 등록하고 있다. 현재 서울, 경기, 대전, 부산의 주요 지하철역과 거리에서 60여명의 빅이슈 판매원이 활동하고 있으며, 잡지는 ‘빅이슈코리아’ 홈페이지(www.bigissue.kr)에서도 구입이 가능하다.

광화문역 4번 출구 송기배 판매원과 강남역 10번 출구 서명진 판매원

광화문역 4번 출구 송기배 판매원(좌), 강남역 10번 출구 서명진 판매원(우)  ⓒ빅이슈코리아

<빅이슈> 판매원은 2주간의 임시 판매원 과정을 거쳐 정식으로 현장에 나선다. 6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판매하고 꾸준히 저축을 하면 임대주택 입주 신청 기회도 주어진다. 2018년 5월 기준으로, <빅이슈> 판매원을 포함한 홈리스 71명이 임대주택에 입주했고, 25명은 재취업 등의 활동으로 지역사회에 정착했다. <빅이슈>는 실제적으로 수익을 얻을 기회를 제공하고, 서울시와 지자체는 각 기관들과의 협력을 통해 거리에서의 판매를 지원하는 것이다.

<빅이슈>가 우리나라에 들어와 자리를 잡은 지 어느덧 10년이 되었다. 지금 <빅이슈>의 최대 관심사는 매출이다. 아무래도 종이매체의 이용도가 떨어지면서 <빅이슈> 판매에도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지난해에는 판매원들의 수익을 돕기 위해 잡지 외에 노트와 2020년 달력도 제작해 판매했다.

시민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는지 묻자 김선호 매니저는 홈리스 판매원들에 대한 따뜻한 관심을 당부했다. 그는 “예전에는 판매원에게 시비를 걸거나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더러 있었지만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며 “빅이슈 판매원들은 구걸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당당한 사회적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빅이슈 판매원들은 어쩌면 그 누구보다 자립을 꿈꾸며 가장 큰 용기로 그 자리에 서 있을 것이다.

빅이슈 신간

최근 발행된 <빅이슈> 매거진들  ⓒ빅이슈코리아

지금 이 순간도 곳곳에서 <빅이슈> 판매원들이 시민들과 만나고 있다. 코로나19로 모든 국민이 긴장을 늦추지 못하는 가운데 <빅이슈> 판매 역시 위축되고 있어 더 큰 관심이 필요한 순간이다.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지부를 찍어, 꽃피는 봄날 빅이슈 판매원들의 밝은 웃음에 덩달아 화답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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