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마스크 구매에 성공했다!

시민기자 김병혁

Visit113 Date2020.03.17 08:30

약국 문 열기 전부터 길게 늘어선 공적마스크 구매줄

약국 문 열기 전부터 길게 늘어선 공적마스크 구매줄 ⓒ김병혁

세계보건기구(WHO)가 3월 11일 ‘팬데믹(pandemic)’을 선언했다.

팬데믹(pandemic)은 ‘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을 말한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전염병 경보단계 중 최고 단계인 6단계, 위험등급에 해당한다. 우리말로는 ‘감염병 세계적 유행’을 뜻한다. 1918년 스페인독감, 2009년 신종플루에 이어 역사상 3번째 팬데믹 선언이다. 확진자는 서울 254명을 포함해 대한민국 8,236명, 전 세계 127개국 14만 명을 넘었다.(2020년 3월 16일 기준) 세계적으로 마스크, 손세정제 품귀현상은 물론이고 휴지도 사재기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필자를 포함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간단하다. 바로 사회적 거리두기 ‘잠시 멈춤’의 실천, 손 씻기, 마스크 착용 필수 등이다.

공적마스크 품절 안내문

공적마스크 품절 안내문 ⓒ김병혁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과 자주 손을 씻는 것은 마음만 먹으면 쉽게 행할 수 있다. 하지만 마스크 구매는 의지대로 할 수 없는 일이다. 따라서 정부가 하루에 생산되는 1,000만 장의 마스크 중 80%를 공적마스크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3월 첫 주부터 서울, 경기를 제외한 지역의 우체국, 하나로마트에서 1인당 5개씩 구매가 가능했다. 하지만 2시간 넘게 줄을 서도 구매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고, 오히려 마스크를 구매하다가 바이러스 감염 우려까지 제기됐다. 심지어 대구에서는 자가격리 중인 확진자가 마스크를 구매하러 오기까지 했다.

3월 9일부터는 출생연도에 따라 약국에서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는 ‘마스크 5부제’가 도입되었다. 마스크 재고 유무를 미리 확인할 수 없어 불편했지만, 3월 11일부터 ‘약국 마스크 재고 현황 앱’까지 만들어졌다.

공적마스크를 사기 위해 저녁에 선 줄 ⓒ김병혁

공적마스크를 사기 위해 저녁에 줄을 섰다 ⓒ김병혁

필자는 3월 11일 재고 현황 앱을 보면서 주변 약국을 돌아다녔다. 하지만 앱 재고와 실재 약국 재고와는 맞지 않았다. 재고가 충분하여 ‘녹색’이 뜨는 약국을 바로 찾아갔지만, 약국 앞에는 ‘공적마스크 품절’이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재빨리 다른 약국으로 이동했지만, 긴 줄과 함께 돌아오는 대답은 ‘재고 없음’이었다. 이렇게 5~6개 약국을 돌아다녔지만 결국 마스크를 구매하지는 못했다. 앱 개시 첫 날이라서 정보에 오류가 있었다고 한다. 반나절 동안 마스크를 찾아서 유랑하는 ‘마스크 난민’이 되어 버렸지만, 결국 구매하지 못했다.

다음날인 3월 12일 오전, 약국마다 수십 명 이상 긴 줄이 서 있었다. 출근하여 마스크 앱을 확인했지만 주변 약국은 모두 ‘품절’이었다. 퇴근길에 혹시나 해서 앱을 확인해 봤더니, 근처 약국에서 18시 30분부터 마스크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재고도 ‘녹색’으로 충분했다. 즉시 약국으로 향했지만, 도착하고보니 이미 약 4~50명 가량 줄을 서 있는 상태였다. 약국에 지원 나온 공무원이 번호표를 주었다.

“성인용 마스크는 품절이고 소형만 남았습니다.”

다행히 오늘은 아이들 마스크를 구매하는 날이라서 번호표를 받고 대기했다. 이윽고 필자 뒤에 3명이 더 줄 섰고, 이것으로 약국이 보유하고 있는 공적마스크 판매가 끝났다. 하지만 앱을 보고 사람들이 계속 찾아왔다. 공무원은 사람들을 돌려보내야만 했다. 뉴스에서 항의하는 사람들 기사가 보도되었지만 극히 일부였다. 실제로 항의하는 사람은 볼 수 없었다.

차량을 이용해서 2인 1조로 기동력 있게 움직이는 사람들도 보였다. 앱으로 재고를 확인한 뒤 1명은 운전을 담당하고, 1명은 내려서 약국에 줄을 섰다. 마치 007작전을 보는 것 같았다.

공적마스크 구매에 성공했다

공적마스크 구매에 성공했다 ⓒ김병혁

오늘은 운 좋게 마스크 2개를 구입할 수 있었다. 하지만 벌써부터 다음 주가 걱정이다.

수요는 많고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마스크 5부제’와 ‘스마트 앱’으로 편의를 제공하고는 있지만, 일반 시민들이 마스크를 구하기는 너무 어렵다. 특히 노인, 임신부, 장애인, 투병 환자 등 취약계층은 더더욱 어렵다. 마스크를 구매하려고 줄을 섰다가 코로나19 감염 우려도 있다.

더군다나 지금은 세계보건기구(WHO)가 팬데믹을 선언한 상태다. 무엇보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상황이 언제까지 진행될지 모르니 더욱 불안하다. 이런 상황에서 마스크가 우리를 지킬 수 있는 마지막 보루처럼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서울시는 임신부 4만 명에게 마스크 5장을 무료제공한다고 3월 13일 발표했다. 16일부터 주민센터에서 신분증, 산모수첩이나 임신확인서를 지참하면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대리 수령도 가능하고, 사전에 신청하면 주민 센터 직원이 방문해서 제공한다. 임신부 이외에도 취약 계층이 안전하게 마스크를 제공받을 수 있는 정책도 곧 나오리라 본다.

서울시 약국 1곳당 인구수 (2020.03.14 KBS뉴스 캡처)

서울시 약국 1곳당 인구수 (2020.03.14 KBS 뉴스 캡처)

3월 14일 KBS 뉴스 보도에 따르면, 도봉구는 약국 1곳당 인구가 2,899명인데 중구는 756명에 불과하다. 따라서 도봉구나 은평구처럼 약국 대비 인구가 많은 곳은 그만큼 마스크를 구매하기가 힘들다. 특히나 노인들은 집 주변 약국을 이용하기 때문에 더욱 힘들 것이다.

지금은 조금 불편하기는 하지만, ‘마스크 5부제’가 점차 자리 잡을 것이라 기대한다. 마스크가 꼭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양보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더불어 마스크 수급도 한결 원활해지지 않을까 싶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애쓰는 관계자분들의 노고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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