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로 꿀잼 박물관! 국립고궁박물관

시민기자 김수정

Visit113 Date2020.03.10 09:37

‘조선시대’를 빼놓고 대한민국의 역사를 논할 수 있을까. 1392년 이성계에 의해 세워진 조선왕조는 519년 동안 이어졌고, 27명의 왕을 거쳤다. 조선의 도읍지는 지금의 서울인 한양이다. 조선 왕실 및 대한제국황실과 관련된 유물을 보존, 전시하고 그 가치를 널리 알리는 역할을 하는 곳이 있다. 바로 ‘국립고궁박물관’이다. 

국립고궁박물관에서는 단순한 유물 관람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전시기법을 통해 만날 수 있어 흥미로웠다. 의외로 꿀잼 가득한 박물관이다. 아이들 역사 공부를 위해 방문했지만, 어릴적 학교에서 배웠던 기억을 더듬어보니 막연하게 알고 있었던 우리 역사의 가치가 더욱 새롭게 느껴졌다.

국립고궁박물관의 입구는 2층이고 그 아래로 1층과 지하 1층까지 전시실이 마련되어 있다. 2층에는 조선의 국왕, 궁궐, 왕실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유물들이 있다. 2층 전시실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정조의 화성행차’를 그림으로 그린 병풍이다. 정조는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을 기념하여 경기도 화성에 있는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소에 참배를 간다. 수천 명에 이르는 대규모의 행차이다. 이 모습을 반차도, 그림병풍 등으로 그리게 했는데 그 당시 도화서 화원 중 한 명이 김홍도이다.

수천 명에 이르는 대규모 행차를 그리고 있는 정조의 화성행차

수천 명에 이르는 대규모 행차를 그리고 있는 정조의 화성행차 ⓒ김수정

화려하면서도 우아하고 기품이 넘치는 ‘적의’도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이다. 적의는 조선시대 최고 신분의 여성을 위한 복식으로 왕비와 왕세자비의 궁중 대례복으로 사용되었다. 친애와 해로를 상징하는 꿩 무늬를 직조하고 앞뒤에는 금실로 수놓은 용무늬 보를 덧붙였다. 복식을 갖춰 입는 것은 까다로운 과정이 필요한데 터치스크린으로 직접 조작하면서 차례대로 옷을 입는 과정을 살펴볼 수도 있다.

조선시대 최고 신분의 여성을 위한 복식인 적의

조선시대 최고 신분의 여성을 위한 복식인 적의 ⓒ김수정

1층으로 내려가면 로비에 순종황제와 순정효황후가 탔던 빨간색 ‘어차’를 만나게 된다. 순종황제 어차는 미국의 GM 사가 제작한 캐딜락 리무진이고, 순정효황후 어차는 영국의 다임러사가 제작한 리무진이다. 둘 다 차체는 철재가 아닌 목재이고 외부는 칠로 도장하였다. 차 문에는 대한제국 황실의 문장인 황금색 오얏꽃 장식을 붙였고 내부는 오얏꽃 무늬의 황금색 비단으로 꾸며져 있다.

순종황제와 순정효황후가 직접 탔던 어차

순종황제와 순정효황후가 직접 탔던 어차 ⓒ김수정

지하 1층에서는 조선 왕실의 예술과 의례, 그리고 조선의 수준 높은 과학 문화의 역사를 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은 전시실은 ‘과학문화실’이었다. 조선은 나라 경제의 근본인 농업의 발전을 위해 기상, 측량, 농법 등에 대한 연구에 힘썼다. 조선 풍토에 맞는 농사기술을 개발하고, 각종 관측기구를 발명했다. 역사 시간에 배웠던 과학 기술이 이곳에 모두 모여 있었다.

조선시대의 해시계인 양부일구

조선시대의 해 시계인 양부일구 ⓒ김수정

창덕궁과 창경궁에 설치된 과학기기만 해도 여럿이다. 청동으로 만든 반구형의 해 시계로 솥 모양의 해 시계라는 뜻으로 양부일구라고 불렀다. 해 그림자를 받는 시반과 해 그림자를 나타내는 영침이라는 바늘로 이루어졌다. 안쪽 바닥 시반에는 은입사로 시각선을 그렸고, 영침은 북극을 향해 비스듬히 세워져 있다. 시반의 왼편에는 동지부터 하지, 오른편에는 하지부터 동지까지 24절기가 13줄의 가로선으로 새겨져 있다.

창덕궁에 있던 강우량을 측정하는 측우기와 측우기를 받치는 측우대도 볼 수 있다. 1782년 가뭄이 극심해지자 비를 염원하며 이문원 정원에 측우기를 설치하였는데, 이후 비가 흡족히 내리자 이를 기념하는 글을 짓고 대리석으로 된 측우대 네 표면에 명문을 새겼다.

강우량을 측정할 수 있는 측우기

강우량을 측정할 수 있는 측우기 ⓒ김수정

과학문화실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자격루’이다. 조선 제4대 왕인 세종 때 장영실에 의해 처음 제작된 물시계를 복원한 것이다. 때에 맞춰 울리는 종과 북, 징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벽면에는 자격루가 작동하는 원리를 알 수 있는 화면이 있다. 물이 흘러내려가면서 시간을 알려주는 알람 장치를 어떻게 작동시키는지 보여주고 있다. 조선시대에 이런 장치가 만들어졌다니 정말로 놀랍다. 국립고궁박물관을 관람한다면 시간에 맞춰 자격루에서 종이나 북, 징 소리를 꼭 들어보기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물이 흘러내려가면서 시간을 알려주는 자격루

물이 흘러내려가면서 시간을 알려주는 자격루 ⓒ김수정

국립고궁박물관은 의외의 발견이었다. 조선시대에 대해 깊이 이해할 수 있는 틀을 마련하고, 역사에 대한 자긍심도 함께 키울 수 있었다. 조선시대 최고 기술이 만들어낸 유물도 새롭게 확인할 수 있어 즐거웠다. 국립고궁박물관 바로 옆에는 조선 왕조 최초의 궁궐인 경복궁이 있다. 함께 관람하면 조선왕조에 대한 이해가 더욱 깊어질 것이다.

■ 국립고궁박물관    
○ 위치: 서울 종로구 효자로 12
○ 관람시간: 10:00~18:00   
○ 휴무일: 1월 1일, 설날, 추석
○ 입장료: 무료
○ 홈페이지: https://www.gogung.go.kr/main.do
○ 문의: 02-3701-7500
※ 국립고궁박물관은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하여 3월 22일까지 휴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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