잣나무 산림욕장이 백미, 둘레길 이색 코스 추천!

시민기자 최용수

Visit787 Date2020.02.10 11:35

관악산 정상에서 내려다본 서울대학 캠퍼스 전경

관악산 정상에서 내려다본 서울대학 캠퍼스 전경 ⓒ최용수

우울, 무기력, 취업난, 가족 내 갈등, 경제 상황 악화 등 일상에서 겪는 심리적 어려움들이다. 이럴 때 서울에서 가까운 곳에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서울둘레길 중에서 유일하게 천주교 순교성지와 수백 년 고찰 호압사(虎壓寺), 음이온 넉넉한 잣나무 산림욕장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서울둘레길 5-2코스로 향했다. 자연과 함께 발맞춰 걷다 보니 마음 속 불안도 조금씩 사그라들기 시작했다. 

서울둘레길 5-2 코스 안내도

서울둘레길 5-2 코스 안내도

2014년 11월에 완공한 서울둘레길은 전체 8개 코스이다. 코스마다 서울의 역사, 문화, 자연 생태 등을 주제로 엮어 국내외 탐방객들이 느끼고, 배우고, 체험할 수 있도록 조성했다. 서울둘레길은 서울을 한 바퀴 휘감는 총 157km의 산책길이다.

그중 제 5코스는 관악산코스(12.7km)를 말한다. 사당역에서 서울대입구에 이르는 5-1코스(5.8km)와 서울대입구~석수역까지의 5-2코스(6.9km)로 구분된다.

서울둘레길 5-2코스는 이곳 관악산공원의 관악문을 통과하여 시작된다

서울둘레길 5-2코스는 이곳 관악산공원의 관악문을 통과하여 시작된다 ⓒ최용수

기자는 5-2코스를 찾아 서울대입구역에서 버스를 탔다. 약 10여 분 후, 관악산공원 입구에 도착했다. 공원 정문인 관악문을 지나니 이내 서울둘레길 5-2코스의 안내판이 나타났다. 이곳이 5-2코스의 동쪽 시작점이다. 서울시 테마산책길 ‘도란도란 걷는 길’인 소구간은 관악산 둘레길 2구간과 겹쳐진다.

서울둘레길 5-2코스 인증시설 빨간 우체통에서 인증을 하는 모습

서울둘레길 5-2코스 인증시설 빨간 우체통에서 인증을 하는 모습 ⓒ최용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때문일까. 평소보다 사람들이 적다. 사색하며 걷기 좋다. 울창한 소나무 숲과 흙길 · 계단길, 잠시 걸음을 멈춰본다. 관악산 능선과 서울대 캠퍼스가 한눈에 들어온다. 고요함 속에서 1시간쯤 걸었을까, 삼성산 천주교 순교성지가 나타났다.

관악산 삼성산 순교성지에 안장된 순교자 3인과 성모 마리아상

관악산 삼성산 순교성지에 안장된 순교자 3인과 성모 마리아상 ⓒ최용수

삼성산 성지는 1839년의 기해박해 때 새남터에서 순교한 성 앵베르 주교, 성 모방 신부와 성 샤스탕 신부의 유해가 안장된 교회 사적지이다. 본래 ‘삼성산’이란 명칭은 고려 말의 명승 나옹 · 무악 · 지공 등이 수도한 곳이라는 데서 유래되었다. 그런데 묘하게도 이곳 산자락에 천주교 성직자였던 세 명의 성인 선교사의 유해가 안장되었다니 아이러니하다.

성지에는 성인 3명의 무덤, 성모 마리아상, 십자가의 길 조형물, 교회 관련 건물이 들어서 있다. 신자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십자가의 길을 따라 걷고 기도한다. 성지를 한 바퀴 둘러보니 어느새 마음이 숙연해지고, 삶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1970년대 이후 천주교 안에서는 ‘삼성산’을 가리켜 ‘3명의 성인 유해가 안장된 성지’로 설명하게 되었다.

주말이면 서울둘레길을 걷는 많은 시민들이 호압사를 찾는다

주말이면 서울둘레길을 걷는 많은 시민들이 호압사를 찾는다 ⓒ최용수

순교성지에서 기자는 사찰 호압사(虎壓寺)로 향했다. 삼거리 갈림길에서 좌측 길을 택해 비탈길로 올랐다. 저만치에 호압사가 보인다. 대한불교조계종 직할교구 본사인 조계사의 말사이다. 1407년(태종 7) 왕명으로 창건되었다. 삼성산의 산세가 호랑이 형국을 하고 있어서 과천과 한양에 호환(虎患)이 많다는 점술가의 말을 듣고 산세를 누르기 위해 창건하였다고 한다. 당시 호갑사(虎岬寺) 또는 호암사(虎巖寺)라고도 불리었다.

조선 후기까지의 호압사 연혁은 거의 전해지지 않고, 1841년(헌종 7) 4월에 의민(義旻)이 상궁 남(南)씨와 유(兪)씨의 시주를 받아 법당을 중창한 기록만이 남아있다. 이후 1935년 만월(滿月) 스님이 약사전을 중건하여 오늘에 이른다. 대웅전이 없고 약사전이 본당이다. 약사전 내에는 서울시문화재자료 제 8호인 역사여래상(석약사불좌상, 石藥師佛坐像)과 신중탱화가 모셔져 있다. 약사전 앞뜰에는 수령 500년을 넘은 느티나무 2그루가 지난 역사를 품고 있다. 불공을 드리는 신도, 사찰 역사를 읽는 등산객, 나들이 나온 주민들로 경내는 북적인다.

호압사 주차장에서 석수역을 향하면 호암1터널 상부까지 1.2km의 ‘호암늘솔길’이 이어진다. “언제나 솔바람이 부는 걷기 편한 길”이라 뜻의 호암늘솔길, 장애인 · 임산부 · 노약자 등 보행약자들도 자연의 혜택을 맘껏 누릴 수 있도록 조성한 ‘무장애 숲길’이다.

이 중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곳은 ‘잣나무 산림욕장’이다. 서울에서 제일 넓은 50,000㎡의 잣나무 군락이다. 자연항균물질 피톤치드(phytoncide) · 면역력 강화 및 신경 안정에 효과가 좋다는 음이온이 쏟아진다. 잣나무 숲 치유 의자에서 누워 ‘자연의 소리’를 들으면 행복호르몬 세로토닌 분비가 왕성해진다. 스트레스 해소는 덤이다.

서울둘레길 5-2코스의 호암산 잣나무산림욕장 입구

서울둘레길 5-2코스의 호암산 잣나무 산림욕장 입구 ⓒ최용수

서울둘레길 5-2코스는 석수역을 향해 하산하면 끝이 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때문에 움츠러들기 쉬운 요즘, 지나친 염려보다 적절한 야외활동으로 체력을 키우는 것이 감염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도란도란 걸으며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서울둘레길 5-2코스로의 가족 나들이를 계획해 보면 어떨까. 천주교 성지 · 호압사에서 배움을 얻고 치유의 숲에서 자연과 소통하는 체험이 색다르다.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 쉽다. 경사가 심하지 않은 편안한 길이라 남녀노소 모두 걸을 수 있는 편안한 길이다.

서울둘레길 5-2코스에 있는 호암산 잣나무산림욕장, 시민들의 인기 쉼터이다

서울둘레길 5-2코스에 있는 호암산 잣나무 산림욕장, 시민들의 인기 쉼터이다 ⓒ최용수

■ 서울둘레길 5-2코스 관련 정보
○ 천주교 삼성산 순교성지 : http://www.ssss.or.kr/
○ 호압사 : http://www.hoapsa.org/
○ 잣나무 산림욕장(호암늘솔길) : 금천구청 공원녹지과 02-2627-16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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