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들섬 운영 총감독의 “더 재밌는 길을 찾을 세대에게”

청소년기자 송채은

Visit277 Date2020.02.10 11:35

노들서가에서의 김정빈 총감독 ©송채은

한강 노들섬을 아는가? 한강의 최초 보도교인 한강대교를 걷다보면 노들섬이 나온다. 노들섬은 2005년 서울시가 매입 후 시민공모를 통해 2019년 복합문화기지로 우리 곁에 왔다.  동쪽에는 멸종위기종인 맹꽁이가 서식하고 있어서 최소한의 건물만 지어두고 서쪽에 대부분의 건물이 있는 형태이다. 노들섬에는 식물 아카이브, 향기작업과 같은 스타트업과 업사이클링 브랜드인 RE CODE(레코드)가 있는 노들섬의 작은 식물원 ‘식물도’라는 공간이 있다. 400석 규모의 공연을 즐길 수 있는 라이브 하우스, 독립 서점이 모여있는 노들서가와 요기를 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가 있어서 나들이 하기도 좋다. 노들섬의 유일한 편의점인 이마트24는 발달장애인이 일하고 있으며 사회적 기업과의 공생을 추구한다. 환경 뿐만 아니라 사회와 공생을 추구하려는 노들섬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노들섬에서 바라본 한강과 여의도 ©송채은

노들서가와 스페이스 445의 모습 ©송채은

유명 쇼핑몰 부럽지 않을 정도로 다양한 상점과 아름다운 한강뷰는 노들섬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황무지였던 것이 상상이 가지 않을 정도로 노들섬의 노을은 낭만적이었다. 지금의 노들섬이 있기 까지 노들섬을 기획하고 운영까지 맡고 있는 김정빈 노들섬 운영 총감독을 만나보았다. 건축일을 하니까 딱딱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부드럽고 온화한 미소가 인상적이었다. 서울립대 도시공학과에서는 무엇을 배우는지부터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와 그 에피소드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다른 분야도 많은데 도시기획에 관심을 갖고 진로를 택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계기는 무엇인가요?

고등학교 1학년 때 건축관련 전시회를 우연히 보고 빠져들었고 운명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건축 관련 웹사이트에서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글을 쓰는 사람 중 전문가가 아닌 학생은 저 혼자였거든요. 계속 글을 쓰는게 신기했던지 한 건축가 분이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새롭게 건축학과를 만들었는데 그곳으로 가보는 것은 어떻겠냐고 조언을 해주셨어요. 제가 갔을 때가 처음 건축학과가 생겼을 때여서 적은 인원으로 집중적으로 건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졸업 후 네덜란드로 유학을 갔습니다. 좋은 공간을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도시를 설계하면 많은 사람을 위한 설계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도시 공학을 공부했습니다. 빈 땅에 어떤 콘텐츠를 넣어야 할지, 수익과 기능을 어떻게 고려할지 등을 배웠습니다. 프로젝트가 설계 뿐만 아니라 운영까지 주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노들섬이 그런 경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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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진행하는 시민기자단과 김정빈 총감독의 모습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으로 아는데, 주로 어떤 내용들을 가르치나요? 또 저는 특히 도시 디자인 수업에 관심이 가는데, 무엇을 배우는 수업인지 궁금합니다.

도시설계디자인은 세상이 변하는 것에 대응을 할 수 있어야 하는 수업입니다. 아파트 동의 배치부터 신도시 시스템이 무엇인지 단지 설계에 대한 수업도 하고요. 학생들이 재밌어하고 좋아하는 수업으로는 포가튼 플레이스(Forgotten Place) 수업이 있습니다. 이 수업은 잊혀 지거나 버려진 공간을 찾아보고 그러한 이유를 같이 고민하고 공감하는 수업입니다. 또 핫플을 경험해봐야 핫플을 만드니까 가로수길과 연남동에 가서 직접 관찰하기도 합니다. 사람이 편하게 다닐 수 있는 공간이 왜 편하고 많이 찾는지 직접 경험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수업을 하면서 다양한 것을 이해하고 보는 눈이 커졌으면 좋겠어요. 노들섬도 서울시립대 학생들과 함께한 포가튼 플레이스 중 하나였습니다. 

도시 기획을 꿈꾸는 많은 청소년 대학생들이 있는데요. 지금 준비해야 할 건 무엇이고, 이들에게 조언해 주실 말이 있다면 무엇이 있나요?

기본적인 공부는 해야 하지만, 1학년 학생들과 상담할 때는 도시탐험을 많이 하라고 합니다. 어느 날 벼락치기처럼 멋진 공간을 만들 수는 없거든요. 항상 관찰하면서 도시와 사람을 바라봐야 합니다. 또 하나는 소설과 만화책 읽기입니다. 도시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불특정 다수의 삶을 이해해야 하는데, 이때 소설이 사람을 이해하는데 굉장히 도움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노들섬 말고도 다양한 작업을 해오셨을텐데, 기억에 남거나 애착이 가는 프로젝트가 있나요?

노들섬과 아프리카에서의 작업이 기억에 남습니다. 특히 한 신부님이 아프리카 잠비야에 의미있는 도시를 만들어보자고 제안을 하셔서 어반 트랜스폼팀과 함께 가서 도시계획을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처음에 1000만평이 넘는 땅을 재야하는데 자가 20cm자 밖에 없어서 고민 끝에 드론을 이용해서 거리를 측정했어요. 드론이 지나가면 눈이 좋은 아이들이 멀리서 부터 길을 비켜줘서 수월하게 거리를 측정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저희 팀은 아이들과 함께 거리를 측정한거라고 생각했어요.  자신의 시야를 넓혀주는 많은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절박함에서 나오는 것은 아이디어이고 부족함에서 나오는 것은 창의력인 것 같아요. 

그림으로 표현된 노들섬 지도

김정빈 감독은 네덜란드와 한국에서 박봉의 건축일을 하면서 “과연 내가 가르치는 학생에게 내가 왔던 길을 추천할까? 설계가 얼마나 재밌는데 조금더 신나게 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으로 최근 스타트업을 시작하셨단다. 다음 세대는 분명히 ‘더 재밌는 길을 찾을 세대’일 거라며, 후배들을 응원하고 싶다고. 황량했던 노들섬이 지금의 모습이 되었듯, 나도 조금씩 실력을 쌓아서 ‘더 재밌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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