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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지난 29일 녹색교통지역을 운행하는 녹색순환버스 운행을 시작했다. 

녹색순환버스라는 이름을 얻었지만 재미있게도 버스 색은 노란색이다. 빨간색 광역버스, 파란색 간선버스, 초록색 지선버스, 노란색 순환버스라는 서울시 버스 색상 체계에 따른 것이다.

빨간색 광역버스가 광화문을 지나고 있다 ©이선미

녹색순환버스는 현행 시내버스 요금의 절반인 600원이다. 명동, 서울역, 인사동, N타워, 경복궁 등 서울 도심 안팎을 이동할 수 있는 녹색순환버스는 네 개의 노선으로 운행된다. 이미 남산순환버스로 운행되고 있던 02번 이외에 도심외부순환(01번), 도심내부순환(03번), 남산연계(04번) 노선이 신설되었다. 서울시는 녹색교통지역 운행제한 과태료 수입을 활용해 운영적자를 보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녹색순환버스 네 개의 노선

개통식을 마치고 첫 운행에 나선 도심외부순환 코스인 01번 버스를 타보았다. 01B 노선은 서울역에서 출발해 남대문, 을지로, 동대문, 창덕궁과 경복궁, 독립문을 거쳐 다시 서울역으로 돌아온다. A노선과 B노선으로 나뉘어 총 열 대가 운행된다.

창덕궁 정류장에 부착된 녹색순환버스 01B 안내문 ©이선미

기자는 창덕궁 정류장에서 01B 버스를 탔다. 종점으로 가는 버스였다. 이 경우는 서울역에서 3번 정류장에 정차한 후 종점으로 들어간다. 다시 01번 버스를 타기 위해서는 6번 정류장으로 이동해야 한다. 

버스 앞에 ‘서울역 환승센터 종점’, ’서울역 환승센터 경유‘라는 표지판이 있기는 했지만 헷갈릴 수도 있어서 자세한 안내가 필요해 보였다.

01번 버스는 ‘서울역 환승센터 종점’과 ‘서울역 환승센터 경유’ 표지판을 확인해야 한다 ©이선미

안종식 기사(대원여객 소속)는 녹색순환버스 첫 운행에 나섰다. 녹색순환버스에 대해 미리 교육을 받고 투입되어 운전자 입장에서는 별 어려움이 없다고 밝혔다. 5월부터는 모든 차량을 전기차로 교체해 더욱 친환경적인 대중교통이 될 것이라며 도심의 교통상황과 대기질 향상을 위해서도 시민들이 더 많이 이용해주기를 당부했다.

녹색순환버스는 저상버스로 일반 시내버스와 동일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이선미

녹색순환버스는 일반 시내버스와 다를 게 없는데, 특히 저상버스여서 노약자들도 똑같은 이용이 가능하다. 다만 안 기사는 이와 관련해 버스 정류장 부근의 상습적 주정차가 개선되면 좋겠다는 희망을 덧붙였다. 안전한 정류장 진입뿐만 아니라 원활한 휠체어 이용을 위해서도 현장의 목소리가 제대로 전달되었으면 좋겠다.

동십자각을 지나가고 있는 01A 녹색순환버스 ©이선미

녹색순환버스 운행 첫날이어선지 승객은 별로 많지 않았다. 사직단에서 승차한 한 시민은 버스 정류장에 붙은 안내문을 보고 탔다고 말했다. 앞으로 좀 더 많이 홍보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구청 유튜브를 구독하고 있지만 녹색순환버스에 대한 소식은 접하지 못했다고 했다. 운행 영상 등을 올려 소개하면 효과가 배가될 수 있을 거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시민들은 저렴한 요금만이 아니라 순환노선이라는 점도 반갑다는 반응이었다. 다만 배차 시간이 짧았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드러내기도 했다.

버스 정류장에 부착된 01A 버스 노선도 ©이선미

기자는 서울역 3번 정류장에서 하차해 길 건너 6번 정류장에서 반대편 방향으로 가는 01A 버스를 기다렸다. 이곳에서는 기자 외에 중학생 둘과 청년이 승차했는데, 녹색순환버스를 알고 탔는지 물었더니 대중교통 이용자 카페 회원들이라고 밝혔다. 개통 소식을 알고 일부러 이용해보기 위해 나온 참이라고 했다. 처음 시행되다 보니 미흡한 부분도 있겠지만 점차 확대해서 권역별 순환버스도 운행되면 좋겠다는 희망사항을 밝혔다.

서울역 6번 정류장에서 01번 녹색순환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선미

녹색순환버스는 오전 6시 30분 첫차를 시작으로 23시(막차)까지 운행되며 환승도 똑같이 적용된다. 여기에 동일노선의 경우에도 30분 이내(21시부터 07시까지는 1시간 이내)에 다시 승차하면 총 4회까지 무료 환승이 가능하도록 관계 기관과 협의 중에 있다고 한다. 

많은 시민이 이용해 수익이 커지면 당연히 배차 문제도 원활해질 것이다. 교통량을 줄여 미세먼지 절감에 보탬이 될 뿐 아니라 도심의 명소를 순환하며 이동하기에도 적격이다. 매력적인 녹색순환버스가 시민들의 사랑 속에 더욱 확대되기를 바란다.

노란색 01B 버스가 수문장 교대식이 진행되는 광화문 앞을 지나고 있다 ©이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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