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의 이름을 안다는 것” 서울식물원 생태모니터링

시민기자 김창일

Visit211 Date2020.01.22 13:50

서울식물원 온실 ⓒ 김창일

올해 겨울은 평년보다 기온이 높아 춥지 않은 편이다. 겨울방학을 맞은 아이들에게는 더 없이 좋은 시간이 아닐까 싶다. 겨울방학 동안 생태학습도 하고 자원봉사 실적도 인정받는 활동을 해보면 어떨까? 서울식물원에서는 겨울방학 프로그램으로 1월 한달 간 매주 수요일마다 ‘생태모니터링을 통한 청소년 자원봉사활동’을 열고 있다. 신청은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을 통해 할 수 있고, 신청시 1365 ID를 기입하면 자원봉사 활동을 인정받을 수 있다. 대상은 중학생이고 비용은 무료다. 서울식물원 생태모니터링을 통한 청소년 자원봉사활동 바로 가기 

이우만 생태그림책 작가 ⓒ 김창일

이우만 생태그림책 작가는 ‘이름을 안다는 것’이란 주제로 수업을 진행했다. 작가는 다른 존재의 이름을 알아간다는 것은 새로운 대상에 대한 관심이라고 말한다. 학교 다닐 때 새학기가 되면 서로의 이름을 물으며 친구가 되는 것도  ‘너에 대한 관심이 있어!’라는 표현이라는 것이다. 수업은 1시간 이론수업, 1시간 야외 조류 관찰, 복귀 후 소감 순으로 진행했다.

새는 공룡의 후예이며, 살아있는 화석일 수 있다 ⓒ 김창일

수업에 참여한 중학생들에게 새에 대한 설명을 했는데, 빈칸에 대한 답을 유도하며 참여를 이끌었다. 수업에 참여하면서 새에 대해 몰랐던 부분도 새롭게 알게 됐다. 가장 작은 새는 벌새, 가장 큰 새는 타조라는 건 누구나 알 듯하다. 하지만 새가 공룡의 후예라면 어떨까? 중국에서 발견된 공룡의 화석인 시노사우롭테릭스와 안키오르나스 훅슬레이아이는 공룡이지만 새의 특징을 보여준다. 새는 공룡의 후예이며, 살아있는 화석일 수 있다.

새에 대해 알아갈수록 새를 이해하는 마음이 생기기 시작했다 ⓒ 김창일

새에 대해 알아갈수록 흥미가 생겼다. 새의 해부학, 새의 부분 명칭을 보며 ‘새를 저렇게 구분하는구나’하고 느꼈고, 우리 주변에 많이 있는 새를 정말 모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같은 새라도 정수리의 털을 새웠던 모습과 그렇지 않은 모습, 정면과 측면, 비행하는 모습 등이 다 달라 보였다. 또한 털의 상태에 따라 외형이 달라지며, 새의 날개는 첫째, 둘째, 셋째 날개짓이 있는데 날개를 접고 있으면 셋째 날개짓이 가장 밖에 보이는 날개가 된다. 새의 이름은 생태 정보, 서식지와 먹이, 소리, 형태 정보, 색, 크기 등에 따라 달라지고, 나라별로 이름이 다르다. 새처럼 많은 이름을 갖고 있는 생명체도 드물 것 같다. 

새의 이름으로 새에 대해 유추할 수 있다 ⓒ 김창일

저어새의 경우 먹이를 찾을 때 휘휘~ 젖는다는 의미로 저어새로 불리지만, 영어로는 부리가 구둣주걱 모양이라고 해서 spoonbill로 불린다. 우리나라에서는 작다는 의미로 ‘쇠’를 붙인다. 쇠딱다구리는 작은 딱다구리여서 이름 앞에 ‘쇠’가 붙는다. 황새의경우는 조금 다를 수 있다. ‘황’은 크다는 의미로 황새라고 하지만, 누렇다는 의미로도 쓰인다. 황로의 황은 누렇다는 의미다. 새가 내는 소리로 이름을 붙이는 경우도 있다. 뜸부기는 새가 내는 소리로 이름을 붙인 경우이고, 휘파람새는 사람이 내는 휘파람 소리와 비슷해서 휘파람새로 불린다. 휘파람새가 휘파람 소리만 내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사람이 구분하기 쉬운 소리로 새 이름을 붙이기도 한다.

대상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면 오해가 생긴다  ⓒ 김창일

이름이 바뀌는 새도 있다. 노랑발갈매기는 학술적인 오류로 한국재갈매기로 바뀌었고, 비취새는 이름을 현대화 해 물총새로 이름이 변경됐다. 이름이 선점돼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 경우도 있다. 대륙검은지빠귀는 검은지빠귀가 있어 ‘대륙’이란 명칭이 붙었다. 두 새를 배교하면 대륙검은지빠귀가 더 검지만, 검은지빠귀가 이름을 미리 선점해 부득이하게 대륙검은지빠귀가 됐다.

이름을 안다는 건 대상에 대한 관심이다. “모르면 두려움이생기고, 두려움이 커지면 혐오하는 마음이 생긴다”고 했다. 1958년 중국에서는 ‘제사해 운동’이 있었다. 곡식을 먹는 참새를 해롭다고 생각해 참새, 쥐, 모기, 파리 등을 박멸하는 운동이었다. 이에 따라 1958년 참새를 2억 마리나 잡았다. 이로 인해 곡물 수확량이 늘어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참새가 잡아 먹던 곤충과 해충이 급증해 천만 명이 사망했고, 결국 20만 마리의 참새를 다시 들여왔다.

망원경으로 새를 관찰하는 참가자  ⓒ 김창일

이론 수업을 끝낸 후, 망원경을 들고 새를 관찰하기 위해 서울식물원 일대를 돌았다. 새를 관찰하기 위해서는 천천히 걷고, 새가 달아나지 않게 너무 접근하지 말라고 했다. 또 밝은 색의 옷은 입지 말고 어두운 계열의 옷을 입으라고 조언했다. 

작은 새들은 천적의 보호를 받기 위해서 침엽수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피할 곳이 있는데, 서울식물원은 작은 새들이 숨기에 쉽지 않다. 서울식물원이 개원한지 얼마 되지 않아 시간이 더 필요하다. 앞으로 이런 부분도 신경 써 조경을 했으면 좋겠다.

새를 관찰하는 참가자들 ⓒ 김창일

이우만 작가는 “생태에 대해 늦게 알게 됐습니다. 소중한 생명들이 우리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숲이 우거지고, 자연환경이 좋고, 넓은 하천이 있는 곳에 가야 동식물을 만날 수있는 게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주변에 소중한 생명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나 아닌 다른 대상의 이름을 알면, 관심이 생기고 이해하게 됩니다. 그럼 자연과 조화롭게,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라며 자연에 대한 관심을 부탁했다.

또 “자연과 조화롭게 살게 되면 사람 사는 세상에도 연계됩니다. 사람들 간의 갈등이 많습니다. 나 아닌 타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갈등이 생기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해가 확장되면 사람 사는 세상이 조화롭고 평화롭게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습니다. 오늘 수업도 이런 내용을 바탕으로 관찰과 관심을 가지면 우리가 사는 세상이 더 좋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라며 타인에 대한 이해가 확장되길 원했다. 

서울식물원 ‘생태모니터링을 통한 청소년 자원봉사활동’은 1월 29일 한 번 남았다. 기회가 된다면 겨울방학 동안 생태에 대한 관심을 직접 경험하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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