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어디서나 피해자를 지킨다 '쌍방향 전자감독' 체험

시민기자 강사랑

발행일 2020.01.07. 16:02

수정일 2020.01.07. 16:05

조회 2,269

작년 10월, 강서구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40대 여성이 전 남편에게 무참히 살해되었다. 피해자는 경찰 신고, 여섯 번의 이사와 연락처 변경 등 가해자의 접근을 차단하려는 수많은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가해자의 손에 목숨을 잃었다. 강서구 살인 사건 이후에도 가정폭력 및 2차 범죄 피해가 사회 지면을 장악하며 충격을 안겨주는 가운데 피해자 보호관리 소홀에 대한 비판 여론 또한 거세지고 있다. 

피해자에 대한 '범죄인 접근'을 능동적으로 차단하여 범죄를 예방할 수는 없을까? 기존의 단방향 범죄자 위치추적의 단점을 보완하여 정식 도입을 앞두고 있는 '쌍방향 범죄피해자 보호서비스'를 취재했다.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법무부 위치추적중앙관제센터 ⓒ강사랑

위치추적중앙관제센터. 대다수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이곳은 범죄자 위치추적 시스템을 운영하고 관리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전자감독대상자의 위치를 확인하고 이동경로를 탐지하며 정보를 처리하는 일을 한다. 위치추적중앙관제센터는 365일 4교대로 24시간 운행하며 조금의 틈도 주지 않는 철저한 감시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쌍방향 전자감독 피해자 보호장치 국민체험단의 모습 ⓒ강사랑

'위치추적 전자감독제도'란 성폭력, 살인, 강도, 미성년자 약취·유인 범죄자 중 재범 위험성이 높은 범죄자의 발목에 전자장치를 부착하여 24시간 대상자의 위치와 이동경로, 상태를 파악하고 보호관찰관의 밀착 지도·감독을 통해 재범을 억제하는 것이다. 범죄자의 신변 관찰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범죄 피해자의 신변과 안전인 바, 피해자 보호에 초점을 맞춘 '쌍방향 전자감독 피해자 보호장치 서비스'가 도입을 앞두고 시범 테스트에 들어갔다.

기존의 전자감독제도는 ‘범죄자가 어디에 있는지는 알 수 있으나, 무엇을 하고 있는지까지는 알 수 없다’는 점이 한계로 꾸준히 지적되어 왔다. 예를 들어 전자감독대상자가 출입금지위반지역에 진입할 경우 위치추적관제센터에서는 이들이 출근을 위해 잠시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지 여성이나 어린아이에게 접근하고 있는지 현장상황을 즉시 확인하기 어렵다.

이에 법무부는 국토교통부와 함께 전국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고 있는 CCTV를 전자감독시스템에 연계시키는 기술개발에 성공하며 현재 적용중이다. 그동안에는 전자감독대상자의 위치만 확인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전자감독대상자가 준수사항을 위반하면 주변에 있는 CCTV 5대가 현장 주변을 동시에 비추게 되어 담당직원이 사무실에서 현장상황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되었다.

쌍방향 범죄 피해자 보호 시스템 개선 ⓒ강사랑

또한 '쌍방향 범죄피해자 보호시스템'을 구축하여 범죄 피해자들을 적극적으로 보호하게 되었다. 피해자에게 스마트 워치 또는 액세서리 형태의 피해자 보호장치를 지급하여 '전자감독대상자'와 '피해자'의 실시간 위치 정보 시스템을 통해 장소와 관계 없이 일정 거리 이내에 진입하는 경우 경보가 발생하는 원리이다.

쌍방향 범죄피해자 보호서비스 운영을 위한 전자장치 ⓒ강사랑

쌍방향 범죄피해자 보호서비스 운영을 위해서는 피해자와 가해자 전용 전자장치가 필요하다. 가해자의 경우에는 전자 발찌를 부착하게 되는데, 차세대 전자장치는 좀더 작고 가볍게 개선되어 생활 편의성이 제고되고, 스트랩 강화로 임의 훼손을 방지했다.

피해자의 경우에는 스마트 워치, 워치 목걸이, 워치 키링 등 일상에서 유용하게 쓰이는 전자장치의 모습으로 선보이게 된다. 시범 테스트를 위해 국민 체험단은 피해자 역할을 맡아 스마트 워치를 비롯한 전자보호장치를 직접 사용해보았다.

지하철을 기다리는 중. 전자보호장치와 함께 한 일상 ⓒ강사랑

국민체험단은 전자보호장치를 착용하고 2박 3일 동안 평소대로 일을 하거나 학교에 가서 수업을 듣는 등 일상을 살아갔다. 장소에 상관없이 접근금지명령 대상자(가해자)가 1㎞ 이내 접근하게 되면 경보가 발생하는 시스템인데, 실제로 경보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관제센터 측이 피해자와 가해자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지 등 전자보호장치를 중심으로 쌍방향 범죄피해자 보호시스템을 정밀 테스트했다.

전자보호장치 체험 소감 발표 ⓒ강사랑

테스트 마지막 날에는 위치추적중앙관제센터에 모여 전자보호장치 착용 소감을 발표하고 개선해야 할 점에 대해 의견을 주고 받았다. 

대다수 국민체험단원들이 전자보호장치의 외관을 지적하며 "시중에 나오는 스마트 워치보다 크고 투박해서 쓸데없이 사람들의 주목을 끈다"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또한 "배터리가 빨리 닳는다", "키링이나 목걸이의 경우에는 실용성이 떨어진다",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접근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람으로 전해질 때마다 불안감을 느꼈다" 등 직접 사용하며 느낀 점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위치정보중앙관제센터 관계자는 "피해자의 위치를 24시간 파악하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피해자와 가해자의 거리가 가까워졌을 때 피해자 위치를 알고 상황을 파악하여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입니다. 배터리는 30분마다 대상자의 위치를 확인하느냐, 1분마다 확인하느냐에 따라 소모량이 달라집니다. 피해자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보호할 것인가에 따라서 조정할 계획입니다. 감시 거리 또한 1㎞에서 넓게는 5㎞까지, 피해자들의 심리적인 안정감을 고려하여 조정하겠습니다. 전자보호장치의 외관과 사용감, 실용성 여부에 대해 조언해주신 부분은 최대한 반영하여 개선하도록 하겠습니다" 라고 말했다.

쌍방향 전자감독 피해자 보호장치 체험에 참여한 국민들 ⓒ강사랑

쌍방향 범죄피해자 보호서비스를 비롯한 위치추적 전자감독 제도는 아직 갈길이 멀다. CCTV 연계지역을 확대하고 부족한 인력을 충원하여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정착되어야 한다. 

한편 우리나라의 CCTV를 연계한 전자감독 시스템 기술은 현재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한다. 해외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아 개발도상국을 선두로 해외 각국에서 벤치마킹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모쪼록 새로운 위치추적 전자감독제도가 성공적으로 운영되어 강서구 살해사건처럼 안타까운 희생자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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