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져들 수 밖에 없는 서울의 밤"

시민기자 이선미

발행일 2019.12.27. 14:08

수정일 2019.12.27. 14:10

조회 1,690

덕수궁 돌담 따라 소원반디 나무 아래를 걸으며

겨울의 한복판 해는 짧고 어둠은 길다. 한 해가 가고 다시 새로운 시간이 시작되는 깊은 겨울을 밝히는 빛들이 있다. 첫 번째 빛은 많은 기다림을 필요로 한다. 덕수궁 길에 접어들어 서울시립미술관으로 이어지는 500미터 구간에 시민들의 마음을 담은 유리병이 반딧불처럼 빛을 발하고 있다.

소원반디는 한꺼번에 켜지지 않고 하나씩 하나씩 불을 밝힌다 ©이선미

소원반디는 한꺼번에 켜지지 않고 하나씩 하나씩 불을 밝힌다 ©이선미

이 등은 태양광 충전지가 달린 발광다이오드(LED) 전구가 낮 동안 충전돼 해가 지면 자동으로 발광한다. 전기 스위치로 한꺼번에 켜지는 것이 아니라 반짝반짝 빛나는 반딧불이처럼 하나둘 충전되는 대로 켜지는 친환경 소형등이다.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예술’을 지향하는 예술후원 캠페인으로 추진된 소원반디 프로젝트는 무장애 공연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선미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예술’을 지향하는 예술후원 캠페인으로 추진된 소원반디 프로젝트는 무장애 공연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선미

이 프로젝트는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예술’을 지향하며 서울문화재단이 진행해온 예술후원 캠페인을 통해 추진되었는데, 오천 명의 시민이 함께해 마련된 기금은 배리어프리(무장애) 공연 제작에 사용될 예정이다. 소원을 비는 반딧불이라는 뜻으로 ‘소원반디’라는 이름을 얻은 이 등불 아래를 걸을 때 무척이나 따뜻해졌다. 소원반디 전시는 12월 26일까지 진행됐다. 반짝이는 나무 아래를 지나며 올해 못다 이룬 소망을 돌아보고 곧 만날 새해의 꿈도 다져볼 수 있었다.  

많은 시민들이 인증샷을 찍으며 소원반디 아래를 지나갔다 ©이선미

많은 시민들이 인증샷을 찍으며 소원반디 아래를 지나갔다 ©이선미

산타와 함께 빛의 길을 걷다

청계광장과 장통교 일대에서는 5회째를 맞이한 크리스마스 페스티벌이 찬란한 빛으로 도심을 밝히고 있다. 내년 1월 1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페스티벌의 주제는 ‘산타와 함께 빛의 길을 걷다’로 드림, 환희, 산타, 축복, 희망이라는 다섯 개의 테마존(zone)이 더욱 다채로운 풍경을 선사한다. 청계광장에는 대형 트리가 설치됐는데 여덟 산타가 선물꾸러미를 메고 사다리를 올라가는 모습이다. 각 구간마다 동화 속 산타 마을이 조성되기도 하고, 천사들이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기도 한다. 24, 25일에는 풍성한 성탄절맞이 공연이 펼쳐졌다.

청계천에서는 5회째를 맞은 크리스마스 페스티벌이 펼쳐지고 있다 ©이선미
청계천에서는 5회째를 맞은 크리스마스 페스티벌이 펼쳐지고 있다 ©이선미

처음 만나는 빛 축제, 서울라이트

지난 12월 20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는 내년 1월 3일까지 펼쳐지는 미디어아트쇼 ‘서울라이트’의 막을 올렸다. DDP 외벽을 미디어파사드로 이용한 터키 작가 레픽 아나돌의 ‘서울 해몽(SEOUL HAEMONG)’이 상영되는데, 저녁 7시부터 10시까지 매시간 정각마다 빛의 예술이 펼쳐진다. ‘서울해몽’은 서울과 DDP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인공지능 기술로 ‘해몽’한 것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에 대한 특별한 기억을 경험하게 한다.

DDP외벽이 거대한 스크린이 되는 서울라이트 ‘서울 해몽(SEOUL HAEMONG)’©이선미

DDP외벽이 거대한 스크린이 되는 서울라이트 ‘서울 해몽(SEOUL HAEMONG)’©이선미

오는 12월 31일에는 더욱 특별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고 하니 많은 시민들이 찾아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면 좋겠다.

‘서울 해몽’은 서울과 DDP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인공지능 기술로 ‘해몽’한 미디어아트쇼다 ©이선미

‘서울 해몽’은 서울과 DDP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인공지능 기술로 ‘해몽’한 미디어아트쇼다 ©이선미

서울식물원을 밝히는 민들레 홀씨

지난해 문을 연 서울식물원의 멋진 외관이 더욱 특별한 모습으로 빛을 밝히고 있다. 온실을 밝히는 조명 덕분에 늘 환하고 아름답지만 특별히 지금은 커다란 민들레 홀씨 조형물도 한몫을 하고 있다. 어딘가로 날아가 또 다른 생명을 일구는 민들레 홀씨처럼 다가오는 새해도 생명력 가득하기를 기원해본다.

아름다운 서울식물원을 더 돋보이게 하는 민들레 홀씨 조형물에도 반짝이는 불빛이 켜진다 ©이선미

아름다운 서울식물원을 더 돋보이게 하는 민들레 홀씨 조형물에도 반짝이는 불빛이 켜진다 ©이선미

명동성당 빛의 언덕과 조계사 성탄 축하 트리

성탄을 맞아 LED 장미꽃들이 빛을 발하고 있는 명동대성당도 빛을 찾아 나설 만한 곳이다. 성당까지 올라가는 길이 말 그대로 빛의 언덕이다. 친구들과 연인과 가족들이 함께 가 보아도 좋을 것 같다.

명동성당으로 올라가는 길은 말 그대로 빛의 언덕이다 ©이선미

명동성당으로 올라가는 길은 말 그대로 빛의 언덕이다 ©이선미

조계사 앞에도 성탄 트리가 세워져 시민들을 반긴다. 예수님 오신 날을 축하하는 사찰의 조형물이 반갑다. 서로 다른 종교가 어우러져 함께 기쁨을 나누는 모습 자체가 어둔 세상을 밝히는 빛이 아닌가.

조계사 입구에도 성탄을 축하하는 조형물이 어둠을 밝히고 있다 ©이선미

조계사 입구에도 성탄을 축하하는 조형물이 어둠을 밝히고 있다 ©이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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