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자, 핑클, BTS… 노래책으로 본 대중음악 100년史

시민기자 추미양

Visit657 Date2019.12.13 13:50

‘노래책, 시대를 노래하다’ 전시가 열리고 있는 송파책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 ⓒ추미양
‘노래책, 시대를 노래하다’ 전시가 열리고 있는 송파책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 ⓒ추미양

송파책박물관에서는 ‘노래책’를 주제로 기획특별전시가 열리고 있다. BTS의 글로벌 인기로 새로운 K-POP 시대를 열어가고 있는 요즘. 우리나라 대중음악의 100년 역사를 노래책을 통해 한 곳에서 둘러볼 수 있다.

대중음악은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반영하고 대중들의 애환과 꿈을 담고 있다. 노래를 듣거나 가사만 읽어도 그 시절의 추억에 잠길 수 있고 위로도 받는다. 전시는 시대별로 6부로 나눠져 있고, 160여 점의 노래책과 음반, 음향기기, 영상 등이 마련되어 있다.

대중문화의 문을 열었던 가수들의 노래를 들을 수 있는 부스 ⓒ추미양
대중문화의 문을 열었던 가수들의 노래를 들을 수 있는 부스 ⓒ추미양

1부 광복 이전(~1945)은 나라 잃은 설움과 한을 노래한 가수와 가사가 소개되어 있다. ‘내 고향을 이별하고’, ‘사의 찬미’, ‘유랑인의 노래’, ‘황성의 적’ 가사를 읽어보니 고향을 떠나 타지를 전전하던 당시의 상황이 절절이 와 닿는다. 음반은 없지만 헤드셋으로 노래는 들을 수 있는 부스가 마련되어 있다. 

1920년대에 축음기(유성기)가 보급되면서 유성기 음반이 등장했다. 작자를 알 수 있는 최초의 창작 대중가요로 평가받는 ‘낙화유수(落花流水)’는 1927년 개봉한 무성영화의 주제곡인데 1929년 음반으로 세상에 나왔다고 한다.

‘굳세어라 금순아’는 한국전쟁 당시 흥남 부두의 피난민 비극을 노래한 곡(1953) ⓒ추미양
‘굳세어라 금순아’는 한국전쟁 당시 흥남 부두의 피난민 비극을 노래한 곡(1953) ⓒ추미양

2부 광복 이후~한국전쟁기(1945~1953)는 해방의 감격과 전쟁의 아픔을 노래했다. 특히 전쟁으로 가족과 이별을 했지만 살아있기만을 바라는 소망이 가사에 구구절절 담겨 있다.

‘단장의 미아리 고개’는 남편을 떠나보내는 애절한 슬픔을 노래한 곡(1957) ⓒ추미양
‘단장의 미아리 고개’는 남편을 떠나보내는 애절한 슬픔을 노래한 곡(1957) ⓒ추미양

3부 한국전쟁 이후~1960년대(1953~1969)는 피난길에 가족을 잃어버린 이산가족을 위로하는 곡과 미국 대중문화의 영향으로 팝 음악과 댄스 풍 가요가 유행했다.

춤 열풍을 일으킨 최초의 댄스가수 고(故) 이금희가 입었던 화려한 의상 ⓒ추미양
춤 열풍을 일으킨 최초의 댄스가수 고(故) 이금희가 입었던 화려한 의상 ⓒ추미양

주한 미군을 위한 ‘미8군 쇼’는 대형 밴드, 가수, 댄서, MC 등이 모인 종합적인 공연이었는데 패티김은 이 때 활동한 대표적인 가수로서 일반 대중에게도 인기가 많았다.

이미자가 부른 당대 최고의 인기곡 ‘동백아가씨’ 음반 ⓒ추미양
이미자가 부른 당대 최고의 인기곡 ‘동백아가씨’ 음반 ⓒ추미양

미국을 동경하고 휴전 이후의 자유를 만끽하던 시기로 ‘차차차’, ‘맘보’, ‘부기우기’, ‘트위스트’ 등의 댄스 풍 가요가 크게 유행했다. 영화 주제가인 이미자의 ’동백 아가씨‘ 등의 트로트 가요도 인기를 끌었는데, 음반뿐 아니라 진공관 라디오를 통해서도 노래를 즐겼다고 한다.

1970년대 유행하던 포크송(folk song)의 노래를 수록한 노래책 ⓒ추미양
1970년대 유행하던 포크송(folk song)의 노래를 수록한 노래책 ⓒ추미양

4부 1970년대는 청년들의 포크송(통기타 음악)과 록 음악이 자리를 잡았다. 청바지, 통기타, 생맥주를 즐기던 청년들은 기성세대와 차별화된 순수하고 비상업적인 음악으로 대중의 인기를 얻었다. 송창식, 윤형주, 이장희, 양희은, 김세환 등이 어쿠스틱 기타를 치면서 노래하던 시기다. 한편 당시의 군사정권은 국가 및 사회 공공의 안녕질서를 파괴한다는 이유로 금지곡을 선정하고 건전가요를 제작·보급하기도 했다.

DJ가 있던 음악다방에서 인증 샷 찍고 퀴즈도 풀 수 있는 체험 코너 ⓒ추미양
DJ가 있던 음악다방에서 인증 샷 찍고 퀴즈도 풀 수 있는 체험 코너 ⓒ추미양

당시 숙명의 라이벌이었던 남진과 나훈아는 팬들을 공연장으로 몰고 다녔고 김추자와 하춘화 인기도 대단했다. 1977년에는 MBC문화방송에서 건전한 대중음악 발전을 목표로 제1회 대학가요제가 열렸다. 이 가요제에 입상한 대학생은 학내에서 유명인사가 되었고 대학 축제에 초대도 받았다.

1980년대, 인기가수 순위에 오른 조용필, 이선희, 윤수일 등 ⓒ추미양
1980년대, 인기가수 순위에 오른 조용필, 이선희, 윤수일 등 ⓒ추미양

5부 1980년대는 트로트, 발라드, 댄스 음악, 헤비메탈까지 다양한 음악이 등장했다. 국민가수 조용필, 1984년 강변가요제에서 ‘J에게’로 대상을 받은 이선희, 언더그라운드 밴드의 전설 들국화가 활동했던 시기이다.

1990년대 잡지인 ‘대중가요’, ‘뉴히트송’과 음반들 ⓒ추미양
1990년대 잡지인 ‘대중가요’, ‘뉴히트송’과 음반들 ⓒ추미양

6부 1990년대~현재는 대형 기획사가 등장하면서 댄스 음악이 대중가요의 주도권을 잡았다. HOT, 젝스키스, SES, 핑클, god 등 댄스 그룹이 인기를 얻으면서 성인들의 전유물이었던 대중가요가 10대 청소년의 문화로 바뀌게 되었다.

빌보드 표지를 장식한 싸이, BTS, Blackpink ⓒ추미양싸이의 강남스타일 싱글 픽쳐 디스크, BTS 3집 음반, 미국 시사 주간지에 소개된 BTS ⓒ추미양
빌보드 표지를 장식한 싸이, BTS, Blackpink(좌) 싸이의 싱글 픽쳐 디스크, BTS 3집 음반, 미국 시사 주간지에 소개된 BTS(우) ⓒ추미양

최근에는 K-pop 이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에 우리 대중음악이 확산되고 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말춤과 함께 전 세계로 퍼져나갔고, BTS(방탄소년단)가 K-pop을 글로벌 대중문화로 나아가게 하는 길을 터놓았다.

6부까지의 전시 관람을 마치고 1층 카페에서 우리나라 대중음악의 변천사를 되돌아보았다. 한국전쟁으로 이별의 아픔을 겪은 세대, 팝송을 즐겨듣던 베이비부머 세대, 아이돌 그룹의 댄스음악을 따라 부르는 젊은 세대... 대중음악에는 그 시대를 살아가는 대중의 사연과 희로애락(喜怒哀樂) 그리고 시대적 배경이 담겨있다.

이 전시는 부모와 자식 간의 문화적 정서적 간극을 좁히고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방문해 상설전시인 ‘소통-세대가 함께 책으로 소통하는 즐거움’도 관람하고 어울림홀에서 편안하게 책과 함께 하기를 바란다.

■ ‘노래책, 시대를 노래하다’ 기획전시 안내
○ 기간 : 2019. 12. 10. ~ 2020. 03. 31
○ 장소 : 송파책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
○ 운영시간 : 화~일요일 10:00~18:00(휴관일 :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과 추석 당일)
 관람료 : 무료 입장
 문의 : 송파책박물관 02-2147-2486~7
 홈페이지 : www.bookmuseum.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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