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넘이 명소에서 한해의 시작과 마무리를!

시민기자 최용수

발행일 2019.12.11. 13:19

수정일 2019.12.11. 16:33

조회 3,579

2019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올 한 해 어떻게 보내셨나요? 가슴 아리고 아쉬웠던 일, 즐겁고 행복했던 순간들 모두 추억 속으로 떠나보내야 하는 마지막 날이 다가온다. 매년 이맘때는 한 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준비하는 세모지절(歲暮之節)이다.

개화산둘레길 전망대에서 바라본 일몰 광경

개화산 둘레길에서 바라본 일몰 광경 ⓒ최용수

요즘은 새해 첫 날 아침, 해맞이 행사가 세시풍속으로 일반화된 것 같다. 그러나 섣달 그믐날의 마지막 해넘이를 보면서 한 해를 정리한다면 해맞이 못지 않은 의미를 새길 수 있다. ‘해넘이(일몰)란 해가 지평선이나 수평선 아래로 넘어가는 때’를 일컫는다. 많은 인파들로 북적대는 해맞이와는 달리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며 알찬 새해 설계를 준비하기에는 해넘이가 더 좋을 수 있다.

상암동 하늘공원에서 바라본 해넘이 모습

상암동 하늘공원 해넘이 모습 ⓒ최용수

서울에는 북한산, 남산 서울N타워, 노을공원 등 해넘이 명소들이 많다. 그런데 해맞이와는 달리 해넘이 행사는 탁 트인 조망과 드넓은 지평선이 펼쳐진 곳이 좋다. 더구나 떨어지는 해를 마지막 순간까지 바라볼 수 있는 서쪽이면 최상이다.

바로 이런 곳이 강서구에 있는 개화산이다. 개화산은 한강을 사이에 두고 행주산성과 마주보고 있는 고도 128m의 산이다. 신라시대 주룡거사(駐龍居士)가 득도하기 위해 머무르다 사망하자 그의 자리에 꽃이 피어나 개화산(開花山)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행주산성(덕양산)과 함께 서울 서쪽 방어의 중요한 전략요충지이다. 한국전쟁 당시 김포공항을 사수하다 순국한 호국영령들의 추모비가 공항을 내려보며 서있다.

개화산둘레길 하늘길전망대에서 내려다본 김포공항 일대 모습

개화산 둘레길 하늘길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김포공항 일대 모습 ⓒ최용수

개화산의 7부 능선을 연하여 강서둘레길이 산을 한 바퀴 돌 수 있게 조성되어 있다. 이 둘레길의 서측 방향에 해넘이 명당이 숨어 있다. ‘하늘길 전망대’와 ‘아라뱃길 전망대’이다. 사진작가들 사이에서는 출사 포인트로 입소문이 났다고 한다.

하늘길 전망대에서 바라본 해넘이 풍경

 하늘길 전망대에서 바라본 해넘이 풍경 ⓒ최용수

전망대에 올랐다. 탁 트인 조망은 동치미 국물같이 시원하다. 김포공항이 발아래로 다가오고 고개를 들면 광활한 김포평야와 우뚝 솟은 계양산이 하늘과 경계를 이룬다. 오른쪽으로는 굽이치는 아라뱃길이 한강에서 서해 바다까지 비단을 펼친 듯하다.

해질 무렵 아라뱃길 풍경

해질무렵 아라뱃길 풍경 ⓒ최용수

오후 5시가 넘으니 서쪽 하늘이 붉어온다. 일몰시간이 가까워졌다는 신호이다. 물감을 쏟은 듯 붉은 노을 속에서 해넘이가 시작된다. 공항을 박차 오른 비행기는 짙은 노을 속으로 사라진다. 해넘이를 보노라면 지난 한 해의 희로애락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오는 12월 31일의 서울 일몰시간은 17:54분경이다.

아라뱃길 인천관문 인근 정서진에서 바라본 해넘이 풍경 

아라뱃길 인천 관문 인근 정서진에서 바라본 해넘이 ⓒ최용수

“얼룩진 보자기의 / 네 귀를 접듯 / 눈물과 뉘우침의 한 해를 챙긴다 / (중략) / 저무는 것은 저물고 / 마무리해야 할 것은 / 마무리하게 되는 / 마지막 여울목에서 / (중략)” 시인 박목월의 <얼룩진 보자기의 네 귀를 접는>라는 시(詩)의 일부이다.

가슴 뭉클한 시 한편 골라 사랑하는 가족들과 기해년의 마지막 해넘이를 계획해보면 어떨까. 다사다난했던 2019년의 유종의 미는 해넘이가 넉넉히 채워줄 것이다. 번잡한 해맞이 행사보다 해넘이 행사는 매서운 추위도 덜하고 여유로움이 있어 가족 모두가 함께 하기에 더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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