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 재조성 위한 '찾아가는 전문가 토론회'

시민기자 이하은

발행일 2019.11.18. 12:56

수정일 2020.11.19. 10:49

조회 970

광화문광장 재조성을 위한 ‘찾아가는 전문가 토론회(도시분야)’가 지난 11월 15일(금) 오후 3시 새문안교회 인근 S타워 다이아몬드 홀(지하 1층)에서 열렸다. 전문가와 시민단체 관계자 11명은 ‘광화문광장의 위상 및 주변지역의 발전 방향’를 주제로 3시간 가량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 광화문광장 재구조화에 관심 있는 시민들도 토론회에 참석했다. 

‘찾아가는 전문가 토론회’는 각 분야별 전문가들이 시민과 함께 새로운 광화문광장의 방향성을 모색하는 자리다. 학술토론회는 이번 토론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세 차례 더 계획돼 있다. 두 번째 ‘찾아가는 전문가 토론회(역사분야)’는 11월 21(목)일 오후 3시 포스트 타워 대회의실(10층)에서 열릴 예정이다.

토론회장이 열리는 건물 입구 ©이하은

토론회 안내 배너 ©이하은

이번 토론회는 서울특별시와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가 공동주최한 자리였다. 강맹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은 여는 말을 통해 “광화문 광장을 위해 시민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토론하는 자리가 많이 필요한 것 같다”며 “이번 토론회는 학술적인 관점에서 어떠한 발전이 바람직한가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다”라고 말했다. 

김현수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부회장도 토론회의 학술적 면모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도시계획학회는 전문적 노하우와 학술적 데이터를 보유한 기관”이라며 “광장과 광장 주변을 어떻게 가꾸는 지는 서울과 더 나아가서 한국의 미래를 위한 논의다”라고 말했다.

임창수 광화문사업반장이 사업 보고를 하고 있다 ©이하은

임창수 광화문사업반장이 사업 보고를 하고 있다 ©이하은

이어 광화문 광장 조성사업 보고와 발제가 있었다. 광장 재구성화는 크게 ‘역사성 회복’과 ‘보행성 회복’ 차원에서 논의됐다. 임창수 광화문광장사업반장은 “광화문 자체는 복원이 됐지만 광화문 주변 공간이 여전히 역사적으로 미흡하다”며 역사도심으로서 광장 회복을 강조했다. 구체적인 안으로는 조선시대 월대를 광장에 구현하는 방안 등이 고려되고 있다. 보행도심으로서의 광장도 강조됐다. 임 반장은 “차량중심이었던 광장 주변이 주변과의 단절, 매연 등 문제점이 부각되고 있다”며 “광장 조성을 위해 도로 폭을 줄이는 게 아니라, 공간에 대한 변화요구가 있었다”고 정당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임 반장은 새광장 논의에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그는 “사업 전반에 대한 구체적인 안은 광화문 광장 사이트를 참고해 달라”라며 “시민들이 가진 좋은 의견이 있으면 ‘민주주의 서울’ 사이트를 통해 올려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광화문 광장 주변 지역에 대해서는 ‘경계의 완화’가 강조됐다. 양근보 근보양앤파트너스 건축사 이사는 “광화문 광장이 갖고 있는 선형적인 면을 깨고 탈영역, 탈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 이사는 “광장은 엄격한 경계부로 규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 광장에 이르는 과정 전체가 광장의 품격과 성격을 규정하게 된다. 광장 일대의 품격을 높이는 것 또한 중요하다”며 광장의 네트워크 구축 및 질적 향상을 제시했다.


전문가 패널들이 차례로 발언을 하고 있다 ©이하은

이어진 전문가 토론에서는 광화문 광장 재조성화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김형규 홍익대 교수는 광장을 ‘비우기’보다는 ‘채우기’로의 생각전환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김 교수는 “광장의 단절은 세종로 양쪽에 있는 큰 규모의 빌딩들로 인한 게 크다. 그렇다고 기존 건축물을 부술 수는 없는 일”이라며 “기업 건물들 앞이나 옆에 상점이나 공공시설 등 시민에게 친근한 건물이 배치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폭염에 관한 부분도 중요하다. 녹지를 확보하고 그늘을 형성하는 것, 시원한 느낌을 주는 바닥재질을 선택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라며 이러한 논의가 활성화 돼야 한다고 보았다. 

반면 채우기에 초점을 맞춘 패널도 있었다. 정상훈 가천대학교 교수는 “현재 광장은 다양한 연령대에 대한 고려가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특정 연령대의 시위 집단이 광화문 광장을 점거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었다. 정교수는 “현재 또한 역사의 일부분이다. 월대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미래 공간에 대한 디자인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젊은이들을 광장으로 유인할만한 건축물의 필요성을 얘기하기도 했다.

한편, 광장 재조성화에 대해 반대 의견도 존재했다. 김은희 도시연대정책연구센터장은 광장 보행을 비롯한 여러 불편함들이 시스템 문제일 수도 있다고 보았다. 그는 “서울시의 막대한 예산을 들여 광화문 광장을 전면 재편화해야 하는 문제인지 모르겠다. 현재 운영관리 시스템을 해결하면 되는 문제는 아닌지 분리해서 생각하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김 센터장은 역사도심으로서의 광장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생각을 드러냈다. 그는 “역사복원은 어느 시점부터의 복원인가”라며 “월대를 복원해야만 역사복원인지 잘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권영상 서울대학교 교수도 ‘왜 광장인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권 교수는 “아시아 문화는 길의 문화다. 유럽이 가진 광장중심의 문화와 다르다. 사실 광화문광장도 광화문길(로)이었는데 왜 광장으로 바뀌어야 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왜 광장이 필요한 것인지에 대한 문제의식부터 가져야 한다는 말이다.

객석에 있는 시민들 또한 광화문 광장 재조성화에 대해서 의견을 달리했다. 평창동에서 온 시민 한 명은 “지금 광화문 광장이 어정쩡하다. 교통도 너무 불편하고 개선되어야 한다”라며 “지하철을 통해 광장에 갈 수 있게 하고, 광장은 전면 보행화해 시민들이 자유롭게 와서 쉬고 휴식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같은 평창동에 거주하는 또 다른 시민은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그는 “광화문은 한국의 심장부라고 생각하고 광화문 광장은 관상동맥이라고 생각한다. (교통의 요충지인) 광장을 막았을 때 관상동맥은 어디로 가나?”라며 전면보도화를 반대했다.

모든 패널들과 시민들의 얘기를 들은 임창수 광화문광장사업반장은 “오늘 토론회는 듣기 위한 자리이기에 다양한 의견이 나온 것으로 생각된다. 이런 의견들을 반영하고 종합해서 광장 자체에 대한 계획, 주변부에 대한 계획, 민원에 대한 부분까지 차곡차곡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토론회의 모든 과정은 서울시 공식 유튜브 채널 ‘서울시·Seoul’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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