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을 위한 두번째 토론회

시민기자 조시승

발행일 2019.11.11. 08:35

수정일 2020.11.19. 10:50

조회 1,605

더 깊이 더 넓게 다양한 의견을 경청해 광화문 광장의 새길을 열기 위한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을 위한 두번째 토론회’가 11월 7일(목)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서울시청 신청사 3층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1차 토론회 즉 광화문광장 재구조화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던 시민단체 등도 토론자로 참여했던 토론회에서 모아진 큰 쟁점인 '교통문제'에 포커스가 맞춰졌다. ‘보행을 중심으로 하는 도심부 교통정책’이라는 주제를 갖고 새로운 광화문 광장에 대한 의견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시민들이 토론회장에 입장하고 있다.

시민들이 토론회장에 입장하고 있는 모습 ⓒ조시승

광화문 시민위원회 김원 위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생각의 차이를 좁히고 같은 생각은 한데 모아 시민적 합의를 이루어 나가 광장이 사람들이 사랑하고 즐겨찾는 광장으로 조성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원순 시장은 인사말을 통해 "광화문광장을 원점에서 부터 재검토하고 있다. 주변 5개동을 다니며 많은 것을 듣고 깨닫고 주민들이 생각하는 행복한 도시에 대한 그림도 이해하게 되었다. 경청과 소통은 위대한 민주주의의 합의과정이다. 대한민국 전체의 광장, 미래세대까지 공유할 수 있는 광장이 되도록 다양한 좋은 의견이 논의되는 토론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김원 광화문시민위원회 위원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김원 광화문시민위원회 위원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조시승

지난 10월 18일 1차 토론회의 진행사항 모습이 약 10분간 동영상으로 보고 되었다. 이어 서울시 교통운영과의 교통정책 ‘보행을 중심으로 하는 도심부 교통정책’이 스크린에 투영되었다. 주요내용은 '자동차시대의 도로가 환경오염의 주범, 교통혼잡에 따르는 사회적비용도 크게 증가하는 등 문제가 발생되고 있다. 이미 세계 여러 주요도시들은 보행중심의 패러다임으로 변화하기 시작하였다. 서울시도 도로공간 재편으로 도심내부의 편리한 대중교통 이용을 위해 버스노선 재편, 자전거도로망 확대 등으로 대중교통 인프라 확대 등을 통한 서울시 녹색교통진흥지역 특별종합대책을 수립하였다. 그 중심축에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이 있다.' 등이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인사말을 하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 ⓒ조시승

현재 광화문광장 일대 도심을 운행하는 차량은 하루 198만여 대로 평균 속도가 시속 15.7㎞ 이다. 서울시 평균은 시속 24㎞인데 이 가운데 46%(약 91만 대)는 도심을 통과하는 차량이다. 도심통행량을 감축하기 위해 도심의 신호운영 체계를 바꾸고, 우회도로를 만들 계획이다. 또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노선과 서울 용산에서 고양 삼송에 이르는 18.5㎞ 길이의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선 개통 등 대중교통 확충 방안도 마련됐다. 이를 통해 서울시는 새 광장의 완공 때까지 도심 통행량을 현재보다 20%, 2030년까지 30% 감축 목표도 제시되었다.

신청사 3층 대회의실의 열띤 토론회장 모습

신청사 3층 대회의실에서 열띤 토론이 열렸다 ⓒ조시승

강진동 교통운영과장은 광장인근 5개동 지역주민과의 토론회를 거치면서 대두되었던 시위나 집회, 문화행사시 지역주민들을 위한 교통정책을 발표했다. 집회가 열릴 경우 경복궁 옆을 지나는 버스들이 통제됐던 것을 개선해 집회가 열려도 종로경찰서와 협의해 확보된 인근 도로 1개 차로를 운행하는 전용버스를 운행하는 것이 골자다. 노선은 경복궁역, 통인시장, 경기상고를 거쳐 상명대로 향하는 노선을 검토하고 있고, 전용버스는 이르면 내년부터 운영된다. 사대문 안 교통시스템을 재편해 우회도로 확충, 자전거 및 대중교통 활성화도 추진한다.

무대위 패널들이 진지한 모습으로 다른 패널의견을 경청하고 있다.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 패널들의 모습 ⓒ조시승

이어 전문가 토론이 이어졌다. 좌장인 강병근 건국대교수는 오늘 이자리는 세상이 안바뀌면 우리 생각을 바꾸어야 하고 생각을 바꾸어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면 어느 접점에서 그 지혜를 찾아야 할 것인가 고민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첫번째 토론자인 한상진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과거에는 교통을 '차'를 중심으로 했는데 이제는 지속 가능 교통이라는 이름으로 보행이 중요한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국가의 상징이 되는 광장은 차와 사람이 공존하는 교통체계를 만드는 것이 미래세대를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새로운 광화문광장이 품격 있고 가치 있는 광장으로 되기 위해서는 예산, 기간에 얽매이지 말자. 우리세대에 합의가 안되면 다음세대로 넘기는 것도 좋다. 시민들이 도보로 광장까지 바로 걸을 수 있도록 율곡로를 지하화해 보행공간으로 탈바꿈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토론회장이 토론자와 일반 시민들로 성황을 이루고 있다.

토론자와 일반 시민들로 가득 찼던 토론회장 모습 ⓒ조시승

두번째 토론자인 하동익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4대문을 거쳐 가는 차량에 외국처럼 혼잡통행요금을 부과하는 것도 방법이다. 아무리 올바른 정책이라도 주민들의 동의를 얻지 못한다면 다음 세대로 넘기는 것도 한 방법이다”이라고 제안했고 유모차가 다니며, 조깅을 할 수 있는 공원이 되기를 희망했다.

세번째 오성훈 건축도시공간연구소 선임연구위원도 "광화문광장이 전면적으로 보행화 되는 것에 대해서 많은 부분 찬성하지만, 시점과 과정에 대해선 이견이 있다면 시범사업으로 보행자 우선도로의 개념을 광장에 도입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라고 제안했다. 또한 "특정시간에 광장을 보행공간화 하거나 친환경 차량만 허용해서 보행자 우선도로의 탄력적 운영방안을 시민들과 협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차선수를 조정하는 등 하나의 물리적 형태로 결정하기 어려우면 도로의 성격을 다변화하여 다양한 운영형태를 도입, 시행하며 충격을 완화시켜 가는 방식도 도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번째 토론자인 하동익교수가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하동익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가 발표 중인 모습 ⓒ조시승

신건수 경남대학교 건축학부 교수는 유럽에서 오래 거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광장의 개념을 설명했다. "중세의 광장은 보행이 잘 되지만 작은 규모이다. 트라팔가, 바스티유광장이 그 예이다. 근대 제국주의 시대에 들어와 광장의 규모가 커지고 국가의 상징이 되고 있다. 민주주의에 적합한 큰 광장은 없다. 국가의 상징과 보행우선은 서로 상충되기도 한다. 모든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하기는 어렵다. 서울시가 새로운 광화문광장 조성사업에서 보행을 용이하게 하고 대중교통시스템을 중심으로 하는 교통정책에 개인적으로 동의한다"고 말했다.

백인길 대진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전면 보행화에 앞서 보행과 대중교통 중심이라는 원칙에 맞춰 도심구역 안에서 과감하게 승용차를 제거시켜야 할 것이다”라고 주문했고 “단기적으로 대규모 사업전개 보다는 차선축소나 조정을 통해 보행 접근성을 개선할 수 있다. 그러한 개선 방법이 유연성의 확보로 잘되었을 경우 부담을 적게 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토론회장에서 시민들이 토론내용을 메모하고 있다.

토론 내용을 메모하며 경청 중인 시민들 모습 ⓒ조시승

남복희 광화문 시민위원회 위원은 새로운 광장이 사람이 중심되어 '사람 이야기'를 담는 광장이 되기를 바라며 문화, 역사, 관광한국을 대표하는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도년 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는 서울시의 전면 보행화노력에 경의를 표한다며 "차도에 의해 단절되었던 6백년 궁궐이 도심과 연결된 것은 도시 품격이 높아진 것이다. 과거 자동차에게 길을 내 줄 수 밖에 없었으나 다시 회복시키려면 공간의 구조문제를 입체적으로 생각해야 할 때다. 즉 도심차로의 지하화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시민의식도 높아져 차량이 지하로 이용하는 것에 거부감이 덜 할 것이다. GTX-A가 들어오면 지역 5개동 주민들에게 불안감을 최소화하는 구체적 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품격높은 공간의 입체화자산으로 공간의 효율적 이용과 함께 다음세대에 물려 줄 유산으로 삼자"고 말했다.

김규원 한겨레신문기자는 10차로를 6차로로 줄이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며 나아가 대중교통 중심 또는 대중교통 전용차로 설정, 승용차가 아예 다니지 못하게 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또한 혼잡통행료를 도입하면 교통량이 줄어들며 서울도심 대기 오염도도 저하된다고 했다.

교차토론 시간에는 참석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이 제기 되었다 ⓒ조시승

교차토론 시간에는 참석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이 제기 되었다 ⓒ조시승

마지막으로 김광일 녹색교통운동 협동사무처장은 녹색교통진흥지역으로 승용차가 진입하지 못하도록하는 제도적 장치의 필요성을 역설하였다. 차없는 거리를 사회적 실험을 통하여 현재도 하고 있는데 향후 확대하여 시간대를 확대하고 공간적으로도 확대하여 나갈 필요성을 말했다.또 GTX-A가 광화문에 들어 올 경우 서울역과 근거리에서 만나는데 서울역이 메인역이라면 광화문역까지는 다른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할 것이 타당할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교차토론 시간에 참석시민들은 광장이 넓어 질 경우 집회소음에 따른 대책, 수도권광역급행철도 GTX-A 통과로 지반붕괴 등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삼청동 이미란 씨는 일이 있고 여가가 있는데 삶의 터전 생활이 등한시 되는 것을 우려했다. 차선의 축소로 광화문을 통해서 출퇴근 생활하러 가는 사람들에 대한 삶의 대책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평창동의 김종안 씨는 집회 시위시 지하철도 없는 경복궁 뒷편은 꽉 막힌 교통문제로 나올 수 없어 심각하다며 대책수립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토론회에 앞서 발제한 Presentation의 한 장면이다.
토론회에 앞서 발제한 프리젠테이션의 한 장면 ⓒ조시승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주민은 GTX-A를 꼭 광화문까지 연결, 지하철까지 연계되는 교통요지가 되면 지역주민에게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세종대왕의 24대손이라는 주민은 경기도 광역버스만 들어오지 않게만 해도 서울시의 교통문제가 많이 좋아질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광화문광장도 대대적 개축보다는 보완, 유지하면서 외국사람들도 이순신,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사진도 찍는 그런 명소가 되기를 피력했다. 명지대 안상재학생은 비효율적이고 친환경적이지 못한 교통수단에 대한 대책으로 따릉이, 전동킥보드 같은 교통수단을 도심지에 활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3시간동안 자리에 참석해 전문가들과 시민들의 교차토론을 경청했다. 박 시장은 향후에도 광화문광장과 관련해 지속적으로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토론 내용은 각자 해결방법은 다소 달랐지만 궁극의 목표는 일치했다.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공원, 시민 모두의 공원이라는 목표를 향해 가는 과정에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이해와 설득으로 감내하는 과정이었다. 과정의 투명성을 보면서 위대한 민주주의 공론화 과정도 보았다. 보행중심 도시를 향해 도심도로 공간의 입체화와 다양한 방안이 논의된 것은 큰 의미의 소통이었다. 나아가 한정된 공간에서 살아가는 서울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앞장설 의지와 방법을 모색하는 희망의 비전(Vision) 토론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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