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풍경 그윽한 전쟁기념관, 주말 나들이 코스로 강추!

시민기자 박분

발행일 2019.11.05. 11:24

수정일 2019.11.05. 17:01

조회 2,619

가을이 무르익던 지난 주말, 용산구 이태원로에 자리한 전쟁기념관을 찾아갔다. 전쟁기념관은 선사시대부터 이 땅을 지켜온 우리 선조들의 대외 항쟁사와 각종 군사유물을 전시한 곳이다.

  전쟁기념관 초입에서 볼 수 있는 '형제의 상' 작품 ⓒ박분

전쟁기념관 초입에서 볼 수 있는 '형제의 상' 작품 ⓒ박분

전쟁기념관 초입에서 만나게 되는 ‘형제의 상’은 언제 보아도 애달프다. 동족상잔의 비극을 일깨워 주는 전쟁기념관의 상징 같은 존재가 아닐까 싶다. 기념관으로 들어서면 '호국 추모실'을 제일 먼저 만나게 된다.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선열들의 넋을 기리는 '호국 추모실'은 엄숙하면서도 장엄하다.

  

전쟁기념관 1층 로비에 배치된 거북선 모형 ⓒ박분

전쟁기념관 1층 로비에는 고구려 을지문덕 장군의 살수대첩 전투를 디오라마로 실감나게 재현해 놓았다. 위풍당당한 모습의 거북선도 보인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건조하여 해상의 왜구들을 무찔러 승리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던 자랑스런 조선의 철갑선이다.

전쟁역사실에는 선사시대부터 일제강점기까지의 전쟁역사에 대한 자료와 각종 유물이 전시돼 있다.

   선사시대 반구대암각화 전시물 ⓒ박분

선사시대 반구대암각화 전시물 ⓒ박분

전쟁역사실에서 첫 선을 보이는 전시물은 선사시대관의 반구대암각화이다. 울산 태화강변의 바위절벽을 쪼아서 만든 이 바위그림에는 선인들의 고래잡이 모습이 담겨 있으며 돌도끼와 돌검 등 고래잡이에 사용한 도구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정조 때 축조한 수원화성 모형 ⓒ박분 정조 때 축조한 수원화성 모형 ⓒ박분

정조 때 축조한 수원화성도 모형으로 전시돼 있다. 화성의 4대문 중 하나인 화서문도 보인다. 망루라 할 수 있는 공심돈과 나란히 서 있다. 포를 쏠 수 있게 튀어나온 포루, 주변을 한눈에 바라보는 각루 등 다양한 방어시설을 갖춘 성곽은 우리나라에서 수원 화성이 유일하다.

 윤봉길, 이봉창 등 항일 의사들의 흉상이 전시되어 있다 ⓒ박분

윤봉길, 이봉창 등 항일 의사들의 흉상이 전시되어 있다 ⓒ박분

윤봉길, 이봉창, 김좌진 등 항일 의사들의 흉상이 즐비한 전시관에는 일제강점기 항일투쟁을 하다 목숨을 바친 의사들의 각종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 안중근의 하얼빈 의거 기록물과 일본의 독도 침탈사도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다.

   6.25 전쟁 당시 UN 참전국들의 국기를 전시해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기리고 있다 ⓒ박분 6.25 전쟁 당시 UN 참전국들의 국기를 전시해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기리고 있다 ⓒ박분

2층과 3층에는 6.25전쟁실 전시관이 있어 참혹한 비극의 역사를 돌이켜 보며 많은 것들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전쟁의 발단이 된 역사적 배경부터 정전협정까지 6.25 전쟁의 모든 과정을 빼곡히 전시했다. 전시관 한 쪽, ‘유엔참전실’에는 유엔 깃발 아래 참전한 전투부대와 의료부대의 활동을 소개하고 있다. 숙연한 음악이 흐르는 어둠속 공간에 유엔참전국들의 국기가 선명한 빛을 발하면서 자유와 평화를 위해 용감히 싸운 UN참전 용사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고 있다.

전쟁기념관은 실내전시실만 해도 총 8개로 규모가 방대해 자칫 한 두 곳을 빠트릴 수 있어 시대별로 관람하는 것이 좋다. 전쟁역사실, 6.25 전쟁실, 해외 파병실 등 역사 순으로 차분히 관람하다 보면 역사흐름을 이해하게 돼 어느덧 관람하는 재미에 푹 빠지게 된다.

전쟁기념관 야외 전시장에는 전투기와 군함 등 대형 장비가 전시돼 있다 ⓒ박분

전쟁기념관 야외 전시장에는 전투기와 군함 등 대형 장비가 전시돼 있다 ⓒ박분

전쟁기념관에는 야외전시장도 있어 산책하듯 둘러보면 좋다. 탁 트인 야외전시장에는 전투기와 군함 등 무기와 대형 장비가 전시돼 있다. 전시된 장비 중 일부는 내부가 개방돼 있어 직접 들어가 체험해 볼 수 있다.

야외 전시관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전시물은 여러 대가 열을 지어 선채로 위용을 뽐내는 군용기들이었다. 전투기와 수송기, 폭격기 등 주로 6.25 전쟁과 베트남 전쟁에서 임무를 수행했던 군용기와 같은 기종의 모델들이다.

군용기트랩에서 바라본 용산 일대 모습 ⓒ박분 군용기트랩에서 바라본 용산 일대 모습 ⓒ박분

군용기트랩에서 바라본 남산과 용산 일대의 모습은 이미 가을 한복판에 와 있었다. 알록달록 추색이 완연한 풍경을 배경으로 트랩에 올라 사진을 찍는 이들을 보니 남녀노소 구분이 없을 정도로 관람객들의 발길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원형 그대로 복원한 연평해전의 고속정 참수리호 모형 ⓒ박분

연평해전의 고속정 참수리호도 모습을 드러냈다. 비록 모형이지만 원형 그대로 복원해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선체 곳곳에 박힌 총탄의 흔적이 그날의 아픔처럼 가슴을 파고든다. 연평해전은 1999년과 2002년, 두 차례에 걸쳐 북방한계선(NLL) 남쪽의 연평도 인근에서 우리 해군 함정과 북한 경비정 간에 발생한 해상 전투를 이른다. 참수리호는 선체 내부를 공개하고 있어 승선해 함장실, 레이더실, 조타실 등 군함의 주요 시설을 직접 돌아볼 수 있다.

전쟁기념관에는 너른 연못과 곳곳에 쉼터가 있다 ⓒ박분

전쟁기념관에는 너른 연못과 곳곳에 쉼터가 있다 ⓒ박분

시원한 연못과 곳곳에 너른 쉼터가 있어 전쟁기념관은 가족나들이 하기에도 손색이 없는 곳이다. 가까이에 뮤지엄웨딩홀이 있어 주말에는 더욱 붐비는 곳이기도 하다.

    전쟁기념관 외관 ⓒ박분

평화광장을 무리지어 나는 비둘기, 연못가를 한가로이 산책하는 시민들, 연못에 비친 전쟁기념관의 풍경은 더없이 평화롭고 아름다웠다.

  전쟁기념관에서 가까운 지하철 4호선과 6호선 환승역인 삼각지역에는 요절한 가수 배호를 기념하는 광장이 마련되어 있어 눈길을 끈다 ⓒ박분

지하철을 타고 전쟁기념관으로 가려면 삼각지역에서 하차해 걸어가야 한다. 지하철 4호선과 6호선의 환승역인 삼각지역에는 요절한 가수 배호(1942~1971)를 기념하는 '배호 만남의 광장'이 조성되어 있다. “삼각지 로타리에 궂은비는 오는데…” 애절한 사랑을 담은 이 노래가 가수 배호가 부른 ‘돌아가는 삼각지’이다. 배호를 스케치한 그림이 보이는 광장에는 기타를 치고 있는 그의 동상과 함께 노래의 배경이 된 ‘돌아가는 삼각지’에 대한 유래가 곁들여져 한 시대를 풍미했던 가수 배호를 기리고 있다.

삼각지역 14번 출구로 나오면 배호의 ‘돌아가는 삼각지 노래비’를 만날 수 있다. 사거리 교차로가 보이는 이곳이 그의 노랫말 속에 등장하는 ‘삼각지 로타리’가 있던 곳이다. 1960년대 후반에 유행했던 이 노래 가사 속에 등장하는 ‘삼각지 로타리’는 현재 도시개발로 없어졌지만 노래비가 세워져 옛 기억을 추억하고 있다.
■ 용산전쟁기념관

– 위치 :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29

– 운영 일시 : 매일 오전 9시 30분~오후 6시, 월요일 휴무, 월요일이 포함된 연휴 때는 연휴 다음날 휴관

– 문의 : 02-709-3139

– 홈페이지 : www.warmemo.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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