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동 개그맨 정범균, 양천어르신종합복지관에서 만나다

시민기자 김은주

Visit987 Date2019.10.24 13:53

양천어르신종합복지관은 60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김은주

양천어르신종합복지관은 60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김은주

지난 10월 22일 오후 2시 양천어르신종합복지관 2층 강당에서는 어르신들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특별한 프로그램 때문이었다. 강당 앞에는 ‘청춘은행’이라는 커다란 배너광고가 보이고, 무대에는 개그맨 박성호와 정범균이 유쾌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개그맨들이 어르신들이 계시는 복지관에 온 이유가 궁금했다.

개그맨 정범균은 어르신들을 위한 봉사활동으로 청춘은행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김은주

개그맨 정범균은 어르신들을 위한 봉사활동으로 청춘은행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김은주

개그맨 정범균은 ‘찾동’과 인연이 깊다. 2015년 서울시는 ‘찾아가는 동사무소’, 주민이 만드는 복지공동체, 주민과 함께하는 동주민센터를 만들었다. 지역의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고, 민관 협치를 구현하는 정책인 찾동은 주민을 찾아가 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정책서비스다. 주민중심의 발굴과 돌봄체계로 주민주도의 지역의제를 발굴해 해결하고, 동장 등 공무원의 역할 혁신을 통해 우리동네 주무관의 주민밀착 행정을 이루고 다. 개그맨 정범균은 2017년부터 찾동의 여러 행사를 맡아 진행해오며 그 누구보다 찾동의 처음부터 발전해오는 모습을 목격해온 연예인이 되었다.

개그맨 박성호(좌)와 정범균(우)이 어르신들께 재밌는 꽁트를 보여주고 있다 ⓒ김은주

개그맨 박성호(좌)와 정범균(우)이 어르신들께 재밌는 꽁트를 보여주고 있다 ⓒ김은주

“찾동 행사에 2017년부터 함께 했어요. 찾동이 자리를 잡아가며 시민들의 일상 생활 속 달라지는 모습이 보여서 좋았어요. 찾동으로 할 수 있는 여러 서비스의 규모가 커지면서 할 수 있는 일이 다양하게 펼쳐지더군요. 전 일 년에 2회 정도 찾동 행사에 참여하고 있어요. 그 인연으로 담당 공무원에게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기관을 소개시켜 달라고 했어요. 여기도 그렇게 해서 오게 되었어요”

양천어르신종합복지관의 컴퓨터 수업 모습 ⓒ김은주

양천어르신종합복지관의 컴퓨터 수업 모습 ⓒ김은주

개그맨 정범균은 찾동도 시민에게 직접 찾아가는 서비스이고, 그도 어르신을 직접 찾아가기에 서로 비슷하다고 말한다.  찾동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찾아가 그들의 어려움을 해결해주는 것처럼 청춘은행도 어르신들이 모여 있는 곳에  자신과 같은 개그맨들이 와서 웃음을 주는 형태로 인식되어지면 좋겠다는 소망을 가지고 있다.  22일 양천어르신종합복지관을 찾은 이유도 재능기부로 어르신들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 무대에 선 것이었다. 봉사를 해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생각만큼 실천에 옮기기란 쉽지 않다. 게다가 이들처럼 무료로 어르신들에게 재능기부를 한다는 것은 더욱 더 어렵다. 그 계기가 궁금했다.

개그맨 정범균은 찾동 행사를 항상 맡아하는 찾동 연예인이다 ⓒ김은주

개그맨 정범균은 찾동 행사를 항상 맡아하는 찾동 연예인이다 ⓒ김은주

“할머니가 요양병원에 계셔서 잘 알아요. 예전에 인상깊게 본 영화 중에 어르신들에게 물건을 파는 사람들이 어르신들을 웃기는 영화를 본 적이 있었어요. 그 조합에서 물건만 빼면 괜찮겠다 싶어서 제가 잘 할 수 있는 웃기는 일을 어르신들을 위해 하게 되었죠”

개그맨 정범균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그의 봉사활동 경력은 꽤 오래 동안 이어져 왔다. 어르신들을 위한 청춘은행 공연뿐 아니라 미혼모 돕기, 무료 모델 봉사하기, 탄광촌 방문,  군부대 방문 등 다양한 활동을 해오고 있다.

개그맨 정범균(우)은 한달에 두 세번 동료들과 함께 어르신들이 계신 곳으로 찾아 웃음을 전한다 ⓒ김은주

개그맨 정범균(우)은 한달에 두 세번 동료들과 함께 어르신들이 계신 곳으로 찾아 웃음을 전한다 ⓒ김은주

“봉사활동을 하면 감사하다는 말을 듣게 되는데요. 그 말을 들으면 더 열심히 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 존재하는 꼭 필요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개그맨 정범균의 대답에 진리가 담겨 있었다. 동료 개그맨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청춘은행은 한달에 두 세번 이상 어르신이 계신 곳을 찾고 있다. ‘웃으면 젊어진다’는 말처럼 웃고 청춘을 이자로 받아가라는 의미로 청춘은행이라고 이름 지었다고 한다. 그는 청춘은행이 그와 함께 다시 시작하는 동반자가 되길 바랐다. 청춘은행에 동참하고 있는 개그맨들은 박성호, 김재욱, 윤형빈 등이며, 스케줄이 허락되는 선후배 동료 개그맨 다수와 함께 하고 있다. 개그맨 정범균은 무대에 거의 서지 않고 뒷일을 주로 도맡아 하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 많은 박수와 환호를 받은 개그맨 박성호에게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는지 물었다.

개그맨 박성호가 청춘은행에 참여한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김은주

개그맨 박성호가 청춘은행에 참여한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김은주

“저는 많은 사랑을 받았기에 그 사랑을 환원하고 보답하는 의미로 봉사를 하고 있어요. 봉사를 통해 오히려 더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무대에서 어르신들을 웃게 만드는 개그맨 박성호의 모습 ⓒ김은주

무대에서 어르신들을 웃게 만드는 개그맨 박성호의 모습 ⓒ김은주

어르신들과의 소통은 다른 세대와는 어떻게 다를까 궁금했다. “어르신들은 다른 세대 보다 마음의 문이 더 넓어요. 손자의 재롱잔치를 보는 것처럼 웃음에 관대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시는 모습에 일하는 입장에서는 더 편하고 좋습니다”

개그맨 박성호가 재롱잔치를 하듯 무대에서 애교를 부렸던 장면이 떠올랐다. 작은 몸짓, 말 한 마디에도 어르신들은 크게 웃었고 좋아하셨다.

양천어르신종합복지관 탁구교실 모습 ⓒ김은주

양천어르신종합복지관 탁구교실 모습 ⓒ김은주

양천어르신종합복지관 장기교실 모습 ⓒ김은주

양천어르신종합복지관 장기교실 모습 ⓒ김은주

하루에 1,200여 명의 어르신들이 이용하는 양천어르신종합복지관은 만 60세 이상 서울시 거주 어르신이 회원가입을 통해 주중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용할 수 있는 곳이다. 평생교육의 일환으로 가요교실, 당구, 포켓볼, 댄스스포츠, 라인댄스, 사진교실, 아코디언, 오카리나, 합창반, 컴퓨터교육, 외국어교육 등 수많은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저렴한 가격에 이미용 서비스(파마 5천원, 커트 1천원, 수급자 어르신 무료)를 받을 수 있고, 기본적인 물리치료나 마시지도 제공받는다. 법률상담, 교통안전교육, 금융교실, 호스피스 및 연명 공개 강좌, 다양한 공연과 행사 등 어르신을 위한 프로그램들이 잘 마련되어 있다.

건강기능실의 물리치료 모습 ⓒ김은주

건강기능실의 물리치료 모습 ⓒ김은주

또한 고령자 취업알선지원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구직을 원하는 어르신과 채용을 희망하는 업체를 대상으로 일자리를 알선하고 있는 것이다.복지관 내 여러 곳에서도 취업으로 일하고 있는 어르신을 만날 수 있었다. 개그맨 정범균과 박성호의 청춘은행을 관람하며 누군가에게 작은 기쁨과 희망이 되어준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가치있는 일인지 깨닫는 시간이 되었다. 또한 어르신들이 함께 어우러져 즐겁게 그 시간을 누리는 모습을 보며 어르신들을 위한 공간과 복지가 더욱 더 많아져야 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손을 잡아줄 수 있는 마음과 손을 뻗을 수 있는 마음이 만난 현장이어서 더욱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양천어르신종합복지관 www.ycnoi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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