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박물관, 서울365패션쇼 런웨이가 되다

시민기자 김진흥

발행일 2019.09.10. 14:45

수정일 2019.09.10. 18:33

조회 3,275

우리가 쓰는 '한글'이 패션쇼의 주인공이 되었다.

지난 9월 9일, 국립한글박물관에서는 ‘패션에 써내린 한글’이라는 주제로 '서울365패션쇼'가 개최됐다.
‘한글’이라는 콘셉트로 펼쳐진 이번 패션쇼는 한글날을 한 달 남은 시점에 선보이며, 다양한 한글 디자인을 소개하는 국립한글박물관의 새로운 기획 전시를 기념하고 한글의 아름다움을 알렸다.

개관 이래 처음 패션쇼가 열린 국립한글박물관 (c)김진흥

'서울 365 패션쇼'란, 서울시와 시민들이 함께 만드는 생활 밀착형 패션쇼 프로젝트다. 패션쇼가 전문가들만의 행사가 아닌 시민들과 같이 즐기는 문화 콘텐츠로 발돋움하기 위해 서울시는 지난 2016년부터 서울로 7017, 청계천, 서울책보고 등 서울 시내 다양한 장소들에서 패션쇼를 진행해 다.
그동안
총 323차례에 걸쳐 진행한 패션쇼에는 2만4,000여 명의 관람객들이 방문해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서울시 어느 곳이든 런웨이가 되는 서울시만의 개성 있는 문화 프로젝트다.

런웨이가 됐던 국립한글박물관 3층 복도 (c)김진흥

국립한글박물관에서 열린 이번 패션쇼는 한글의 우수성과 한글 문화를 널리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패션쇼에는 대한민국 패션 거장들이 대거 참여해 눈길을 모았다. 한국패션문화협회에 소속된 이상봉, 장광효, 임선옥, 박윤수 등 우리나라에서 내로라하는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들의 걸작들을 감상할 수 있는 무대였다.

한글을 이용한 의상 (c)김진흥

또한, 패션쇼의 의상들이 남달랐다. (사)한국패션문화협회가 이탈리아 밀라노 팔라쪼 모란도에서 개최하고 참여한 ‘2019 국제패션아트전’에 출품된 의상들로 구성됐다. 디자이너들은 해외에서 한글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극찬한 의상들을 국립한글박물관 패션쇼에서 시민들에게 선보였다. 
패션쇼 구성 의상은 크게 3가지 테마들로 나뉘어 선보였다. 한글의 시각적 특징 중에서 구조적 조형성을 강조한 ‘형태와 구조’, 한글의 다양한 서체와 그 서체에 담긴 글의 의미를 연결하고 다양한 패션아트 소재 표현기법을 응용한 ‘서체와 글’, 점, 선, 면 등의 조형요소들에 한글의 형을 연구하고 미래지향적 감성과 위트가 담긴 ‘형과 그래픽’ 등이 그것이다.
한 
패션쇼 관계자는 “이 의상들은 한글을 주제로 어느 때보다 조화와 균형이 요구되는 현시대의 경계를 잇는 작업을 통해 새로운 가치 창출과 패션쇼 문화를 통한 시대정신을 표현하고 공감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국립한글박물관 복도가 런웨이가 된 현장 (c)김진흥

오후 5시, 서울 365 국립한글박물관 패션쇼는 런웨이 양 옆으로 시민들이 가득 메운 가운데 시작됐다. 런웨이는 일직선으로 된 구조가 아닌 3층 복도를 따라 기획 전시실을 돌아가는 코스로 진행됐다. 독특한 런웨이에 시민들은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한 시민은 “박물관 복도에서 패션쇼가 되는 것도 신기한데 전시실 안까지 간다고 하니 기대가 많이 된다”라고 전했다.
음악과 함께 한 명 한 명 모델들이 걷기 시작하면서 모든 사람들의 눈은 모델들로 향했다. 시민들은 스마트폰 혹은 카메라를 꺼내 장면 하나하나를 담았다. 한글 자음으로 이루어진 의상들이 한국 특유의 미(美)와 맞물리면서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뽐냈다.
시민들은 옷들을 보며 놀라움을 나타내면서 패션쇼를 즐겼다. 
엄마 손을 붙잡고 패션쇼를 바라본 어린 아이들이 많아 진행에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아이들은 한글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조용히 패션쇼를 지켜보았다.
‘헐’이라는 단어가 옷으로 승화되는 모습을 보며 즐거워하는 아이들도 눈에 띄었다.

국립한글박물관 기획 전시실 안을 걷는 모델 (c)김진흥

패션쇼는 약 30분간 진행됐다. 시민들의 박수갈채 속에 디자이너들과 모델들이 한꺼번에 나오며 패션쇼를 마무리했다. 

패션쇼가 끝난 후에는 또 하나의 이벤트가 진행됐다. 모델들이 패션쇼 의상을 입고 한글 디자인을 소개하는 기획 전시에서 전시물들 옆에 서서 포토 타임을 만들어 주었던 것. 10여 분간 진행된 포토 타임에 많은 시민들이 사진을 찍으며 또 하나의 추억을 남겼다.
서울 365 패션쇼가 시민들과 함께하는 패션쇼라는 취지에 걸맞는 이벤트였다.

예쁜 모델을 사진으로 담는 아이 (c)김진흥

지난해부터 해외 디자이너들 사이에서 '한글'이 힙한 아이템으로 주목 받고 있다. 벨기에의 유명 디자이너 라프시몬스는 ‘자연이 빚은 상주 곶감’이라는 글귀의 한글을 아디다스 운동화에 접목해 패션 제품으로 승화했다.
작년 2월 영국 런던 패션쇼에서는 ‘긴장하라’라는 한글이 적힌 주황색 클러치 가방(영국 패션 브랜드 프린)을 선보여 사람들의 눈길을 모았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미국 국가대표팀 티셔츠에 새겨진 ‘평창’이라는 한글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모델들과 나란히 포즈 취하는 외국인 (c)김진흥

한글은 세계적인 문자 디자인 대회로 꼽히는 TDC 뉴욕 공모전에서 한글 디자인이 수상될 정도로 세계인이 그 아름다움을 인정하고 있는 우리의 자랑이다자 문화유산이다.
서울 365 패션쇼는 국립한글박물관이라는 장소와 이에 맞는 한글 콘셉트로 시민들에게 신선한 문화적 여유를 선사했다.
서울 365 패션쇼의 다음 장소는 어디일까. 자세한 정보는 서울 365 패션쇼 누리집(
http://seoul365fashion.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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