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건축정책의 방향을 제시하다

시민기자 호현지

발행일 2019.09.03. 14:41

수정일 2019.09.04. 11:19

조회 2,184

‘메가시티가 아닌 메타시티’ 강연 안내 포스터

‘메가시티가 아닌 메타시티’ 강연 안내 포스터

지난 27일 서울연구원은 <메가시티가 아닌 메타시티>라는 주제로 씽크 콘서트(Think Concert)를 개최했다. 본 강연은 승효상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장이 연사로 나섰다. 승효상 건축사무소 이로재(履露齋) 대표이자, 서울시 초대총괄 건축가로 지내며 도시계획 전반을 관리하기도 했다.

미래도시와 서울시 건축 정책의 비전을 엿볼 수 있는 ‘메가시티가 아닌 메타시티’ 강연이 열렸다

미래도시와 서울시 건축 정책의 비전을 엿볼 수 있는 ‘메가시티가 아닌 메타시티’ 강연이 열렸다

이번 씽크 콘서트는 '미래도시와 서울시 건축 정책 비전'을 다뤘다. 승효상 위원장은 인간은 거주함으로써 존재하며, 거주는 건축함으로 장소에 새겨진다고 말했다. 뒤이어 시적으로, 인간은 거주한다는 하이데거의 말을 인용해 건축의 가치를 조명했다. 공간에 따라 우리의 생각과 사고가 바뀐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승 위원장은 메가시티(Megacity)가 아닌 메타시티(Metacity)를 강조했다. 메가시티는 단순한 확장도시이며, 메타시티는 개인의 존엄성에 기반한 인문도시다. 승 위원장은 팽창만 하는 도시는 성장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여기서 2000년 베니스 비엔날레의 주제인 “Less Aesthetics More Ethics”(덜 미학적인 것이 더 윤리적이다)를 찾을 수 있다. 한국에는 터에 새겨진 무늬라는 뜻의 ‘터무니’가 있다. 그동안 우리는 미학의 역사를 가진 서양화가 곧 근대화라는 착각 속에 무분별히 산을 깎고 아파트를 세워왔다. 이는 가치와 윤리를 중시하는 메타시티와 터무니에 반한다. 그 대신, 터무니에 새로운 무늬를 덧대어 삶의 터전을 보존해나가자는 것이 승 위원장의 주장이다.

강연 중 도시에 대해 설명하는 승효상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장

강연 중 도시에 대해 설명하는 승효상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장

승효상 위원장은 서울에 맞는 도시 전략으로 재개발보다는 재생, 랜드마크보다는 연대를 제시했다. 그리고 도시의 이념을 파악하려면 그곳의 공공영역을 살피면 된다고 설명했다.
세계 삶의 질 1위인 비엔나는 보행도시다. 비엔나는 차량을 통제하여 사람들을 공공영역인 거리로 모아 걷게했다. 여기서 형성된 도시 공동체는 삶의 질을 향상하는 데에 일조했다.  

지난 2017년 서울은 세계 삶의 질 76위로 낮은 성적을 거뒀다. 승 위원장은 본 결과가 잘못 만든 도시 구조 때문이 아닐까라고 추측했다. 그리고 청계천의 비좁은 인도를 가리켜 서울도 보행도시로 거듭날 것을 당부했다. 

이뿐만 아니라 모든 사물과 공간에는 각자의 중심이 있다. 우리가 민주주의 시대에 산다면 내 공간이 세계의 중심이 되는 구조를 갖춰야 한다부분이 전체와 같은 가치를 가질 수 있는 도시가 민주주의 도시라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한 사람의 삶이라도 삶의 존엄성을 빛낼 수 있는 도시가 지속가능한 도시라고 말했다. 다원적 민주주의 도시의 요소인 연대도시 공유도시 도농공동체를 언급하며 메타시티를 다시금 역설하기도 했다. 끝으로 승 위원장은 건축물 역사의 보존을 위해 유지해야 할 것은 지형 필지 사는 방법이라고 꼽았다.  

1시간 30분 동안 <메가시티가 아닌 메타시티>는 서울시 도시 정책의 방향을 제시했다. 서울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도시재생, 연대와 직결된다고는 할 수 없다. 서울은 지금 역사를 간직한 채 시민의 존엄성을 빛내고 있나? 삶의 터전과 사는 방식을 지우며 서양화를 근대화라고 착각하지는 않나? 스스로 묻고 답하며 해나가야 할 것이 많다.

서울시에게 <메가시티가 아닌 메타시티>가 재생, 연대 그리고 민주주의의 디딤돌이 되길 바란다. 이를 통해 서울이 시민의 중심 그리고 세계의 중심으로 자리 잡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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