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장벽을 창포원에서 만나다

시민기자 최병용

Visit678 Date2019.08.29 13:53

1961년 서베를린과 동베를린 사이에 커다란 높이의 장벽이 세워졌다.  높이는 3.6미터, 폭은 1.2미터인 인간의 힘만으로는 감히 뛰어 넘을 수 없는 상징적인 장벽이었다. 절대로 무너지지 않을 것 같던 장벽이 1989년 11월 9일 장벽이 붕괴되기 시작했다. 12월 25일 크리스마스에는 베를린 광장에서 서독과 동독 그리고 영국, 프랑스, 미국, 소련에서 온 사람들로 구성된 혼성팀 합창단의 베토벤 교향곡 ‘환희의 송가’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베를린 장벽의 붕괴를 축하하던 모습을 전 세계 사람들이 지켜보며 감격의 눈시울을 붉혔다.

그런데 정말 우연치 않게 방문한 ‘창포원’에서 바로! 이 베를린 장벽을 만났다. 믿기지 않아 눈을 씻고 다시 쳐다봤지만 분명 독일의 베를린 장벽이 맞다. “이런 세상에”소리가 절로 흘러 나왔다.

독일 베를린 시에서 기증받은 베를린 장벽

독일 베를린 시에서 기증받은 베를린 장벽

창포원은 서울북부에 위치한 대표적인 작지만 아름다운 창포가 많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창포원에는 습지원과 붓꽃원이 있는데 습지원에는 우리나라 하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수생·수변 식물인 낙우송, 능수버들, 어리연, 부들, 생이가래, 속새 등 52종의 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습지는 자연생태계로 수질정화작용, 홍수방지, 지하수량을 조절하는 역할과 더불어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는 서식지로서 역할이 가장 크다. 창포원이 습지원, 붓꽃원을 지닌 공원으로 유명하지만 최근에는 대표적인 평화문화 공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창포원의 습지와 분수

창포원의 습지와 분수

창포원 옆의 동두천, 의정부를 거쳐 서울로 이어지는 3번 도로는 6.25 한국전쟁 당시 북한군이 탱크를 앞세워 파죽지세로 남하하던 곳이다. 6.25 전쟁이 끝나고 북한군의 재침공에 대비해 시민아파트를 지으며 1층을 대전차방호공간으로 만들어 적의 침공에 대비하는 시설로 만들었다. 시민아파트가 2004년 철거되며 흉물로 남아 있던 1층 대전차 방호공간을 2014년부터 시민들로 구성된 ‘시민추진단’의 결정으로 ‘평화문화진지’란 이름으로 2017년 10월 31일 평화공원과 시민문화 창작공간으로 개관했다.

평화문화진지

평화문화진지

평화문화진지에는 대전차 방호시설뿐만 아니라 M48A3K전차와 CM6614경장갑차도 전시돼 어린이들에게 안보교육의 장으로도 손색이 없다. 평화문화진지에는 3층 높이의 전망대가 있어 평화문화진지와 창포원을 조망할 수 있고, 도봉산과 수락산 등 서울 북부 지역의 아름다움을 360로 파노라마로 감상할 수 있어 서울의 아름다움을 새삼 다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평화문화진지 전망대

평화문화진지 전망대

평화문화진지에는 대전차 방호를 위해 탱크나 장갑차, 대전차포가 들어가 있던 진지를 시민창작공간으로 탈바꿈해 예술가들이 창작활동을 할 수 있는 입주작가 스튜디오와 시민프로젝트 스튜디오, 공연장, 다목적전시장, 공유공방 등 시민들에게 열린 공간으로 개방되고 있다. 이곳에서는 총 23인(팀)의 시각·공연예술 분야의 작가들이 입주작가로 활동해, 지역에서 다양한 전시, 교육, 프로그램 등을 통해 주민과 소통해 오고 있다.

시민창작공간으로 활용되는 평화문화진지

시민창작공간으로 활용되는 평화문화진지

평화문화진지는 시민아파트 5개동의 구획을 살려 시민동, 창작동, 문화동, 예술동, 평화동 등 총 5개의 테마별로 공간을 달리 해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는 전시에 운용되는 군 지휘소와 지하 벙커까지 있어 아이들의 안보교육장으로 재탄생했다. 창포원과 붓꽃과 습지를 마음껏 감상하며 가족들과 함께 평화문화진지로 안보교육을 떠나보는 것도 꽤 괜찮은 선택이다.

창포원의 독서의자

창포원의 독서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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