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으로 체험하는 우리 소리! '국립국악박물관' 재개관

시민기자 박분

발행일 2019.08.27. 15:03

수정일 2019.08.27. 18:03

조회 3,254

국립국악원 국악박물관이 재개관했다. 국내 유일의 국악 전문 박물관으로 우리 음악의 산 교육장 역할을 해온 이곳이 재개관하며 가장 역점을 둔 부분은 ‘고품질 음악 감상 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보여주는 전시뿐만이 아닌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음악박물관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이곳에는 국악기의 소리 나는 원리를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이 많다. 

국립국악원 국악박물관 제1전시실_‘국악뜰’

국립국악원 국악박물관 제1전시실_‘국악뜰’

지난 주말 찾아간 박물관에서는 악기·악보·악인을 중심으로 상설전이 열리고 있었다. 상설전은 ‘국악뜰’, ‘소리품’, ‘악기실’, ‘문헌실’, ‘아카이브실’, ‘명인실’, ‘체험실’의 7개 전시실로 구성됐다. 1층 제1전시실인 ‘국악뜰’은 국악박물관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곳으로 중앙홀 좌우에 궁중의례 편성악기 중 가장 큰 규모의 악기들이 배치돼 있다. 우리나라 북 가운데 가장 크고 화려한 악기인 ‘건고’를 비롯해 편종 등 웅장한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국악뜰에 전시된 궁중의례편성악기들

국악뜰에 전시된 궁중의례편성악기들

아악연주에서 시작을 알리는 타악기인 네모진 절구통 모양의 ‘축’과 호랑이를 본뜬 모양으로 등줄기에 톱날처럼 생긴 톱니가 있는 악기 ‘어’도 보인다. 종묘제례악, 시나위 등 국립국악원 연주단의 연주를 대형 스크린을 통해 생생한 음향과 고화질 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다. 하루 세 차례 오전10시, 오후2시, 오후4시 15분 가량 진행한다.

체험을 강조한 만큼 전시품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공간도 대폭 확대됐다. 제2전시실 ‘소리품’에서는 음악의 재료가 되는 다양한 소리들을 만나볼 수 있다. 빗소리, 바람소리 다듬이질 소리 등 ‘음악’으로의 형태를 갖추기 이전의 아름다운 자연의 소리들을 원형 공간에 앉아 편히 감상할 수 있다. 

‘악기실’에서는 다양한 국악기와 그 소리를 함께 들어볼 수 있다. 52종의 국악기가 연주 방법별로 전시돼 있고 터치스크린을 통해 연주 방법과 소리를 체험해 볼 수 있다. 

2전시실 ‘소리품’에서는 음악의 재료가 되는 다양한 소리들을 만나볼 수 있다.

2전시실 ‘소리품’에서는 음악의 재료가 되는 다양한 소리들을 만나볼 수 있다.

‘체험실’은 국악기의 소리 나는 원리를 알아보고, 관객 마음대로 악기를 편성해 보는 체험공간이다. 편경과 편종 등 실생활에서 접하기 어려운 국악기부터 장구와 북처럼 친근한 악기까지 두루 다뤄보며 악기 재료에 따라 달라지는 소리와 음색의 차이를 직접 느껴볼 수 있다. 

자녀들과 함께 왔다는 심영미 씨는 “체험실에서 아이들이 떠날 줄을 모른 채 흠뻑 취해있다”며 활짝 웃었다. 여기저기서 들리는 악기소리 때문에 약간은 시끌벅적 하지만 평소 접하기가 쉽지 않은 국악기를 직접 만져보고 체험해 볼 수 있어 관람객들에게 즐거운 놀이터 같은 곳이 아닐까 싶다.

국악기의 소리 나는 원리를 알아보고 관객 마음대로 악기를 편성해 보는 체험공간인 체험실 모습

국악기의 소리 나는 원리를 알아보고 관객 마음대로 악기를 편성해 보는 체험공간인 체험실 모습

이밖에도 주사위를 던져 산조합주를 완성하기, 같은 노랫말이어도 지역과 음악 갈래에 따라 어떻게 달리 부르는 지를 알아보는 체험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보다 생생하게 국악을 접할 수 있도록 관람객을 맞이한다. 보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보고, 듣고, 직접 체험하고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악기실에 전시된 고대악기들. 나무로 만든 나발인 고동과 소라로 만든 나각, 창녕 화왕산성에서 출토된 북이 보인다.

악기실에 전시된 고대악기들. 나무로 만든 나발인 고동과 소라로 만든 나각, 창녕 화왕산성에서 출토된 북이 보인다.

‘악기실’에서는 다양한 국악기와 그 소리를 함께 들어볼 수 있다. 52종의 국악기가 연주 방법별로 전시돼 있고 터치스크린을 통해 연주 방법과 소리를 체험해 볼 수 있다. 화왕산성에서 출토된 북의 복원·복제품 등 고대악기의 일면도 살펴볼 수 있다. 

‘문헌실’에서는 가장 오래된 관찬 악보인 ‘세종실록악보’, 극립국악원 소장 보물 1291호 ‘대악후보’ 등을 볼 수 있다.

 1928년 빅타레코드에서 발매한 유성기음반인 ‘조선아악’

 1928년 빅타레코드에서 발매한 유성기음반인 ‘조선아악’

‘아카이브실’은 진귀한 자료를 소개하는 전시실로 주요 컬렉션은 국립국악원의 공연과 교육활동 자료라 할 수 있다. 문헌실과 아카이브실이 마주보고 있는 벽면에는 국악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연표가 전시됐다. 서양음악사 및 중국·일본·인도의 주요 음악 역사와도 비교해 볼 수 있도록 꾸몄다.

예인들이 다뤘던 유품을 전시한 명인실

예인들이 다뤘던 유품을 전시한 명인실

‘춤은 몸으로 추는 것이 아니라 넋으로 주는 것이다. 뼈 마디마디에서 춤이 우러나와야 한다’국가 무형 문화재 제27호 승무 예능 보유자로 널리 활동했던 한영숙 선생이 생전에 남긴 말이다. 예인들의 유품을 전시하고 활동을 소개한 ‘명인실’에 들어서면 1940년대 이전 출생자이면서 자신의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명인 중 국립국악원에 유품을 기증·기탁한 인물들을 중심으로 조명하고 있다. 생전에 예인들이 다뤘던 반질반질 윤이 흐르는 악기며 날아갈 듯 선이 고운 춤 복 등이 시선을 끈다.

‘더 가까운 음악, 더 깊은 이해, 더 즐거운 놀이’라는 슬로건으로 새롭게 탈바꿈한 국립국악원 국악박물관에서 우리의 것을 찾아 국악에 심취해보면 어떨까? 국립국악원 국악박물관은 무료관람으로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며 매주 월요일과 1월1일 휴관한다.

○홈페이지 :  www.gugak.go.kr
○문의 : 국립국악원 국악박물관(02-580-3130)
매일 아침을 여는 서울 소식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 신청 내가 놓친 서울 소식이 있다면? - 뉴스레터 지난호 보러가기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