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가야해! 보랏빛 맥문동 가득한 '남산 성곽길'

시민기자 문청야

발행일 2019.08.22. 17:10

수정일 2019.08.27. 10:18

조회 5,337

장충체육관 뒷길에서 남산팔각정까지 목면 구간 성곽길을 걸었다

장충체육관 뒷길에서 남산팔각정까지 목면 구간 성곽길을 걸었다

한양도성 성곽길을 따라 목멱구간을 탐방하기로 하고, 장충체육관 뒷길에서 남산팔각정까지 이어지는 구간인 목멱구간을 걸었다. 4Km가 조금 못 미치는 거리였고, 사진 찍으며 걸으니 약 3시간 정도 걸렸다.  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 5번 출구에서 도보로 1분 정도 걸어 장충체육관을 지나 장충동과 신당동의 경계에 있는 한양도성 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장충체육관을 끼고 산으로 오르는 길은 경계가 지어져 있는데 오른쪽으로 보이는 곳은 신라호텔 야외조각공원이다. 신라호텔 영빈관 뒤로 오르는 야외조각공원의 조각상들은 일반인이 관람할 수 있는데 잘 알려지지 않았다. 

신라호텔 야외조각공원에서 만난 모자상

신라호텔 야외조각공원에서 만난 모자상

기자는 시민이 직접 우수 공공미술 작품을 발굴하여 널리 알리고 향유하는 공공미술 시민발굴단으로 활동하며 큐레이터와 조원들과 함께 야외조각공원을 찾은 적이 있는데 꽤 넓고 잘 조성해 놓았다. 주로 가족과 연관된 조각상들이 많아 편안한 마음으로 구경하고 포근한 느낌을 받는다. 그 중 엄마의 가슴을 부각시킨 모자상을 네 방향에서 카메라에 담아 보았다. 아이 둘을 가슴에 안고 행복한 모습을 표현한 것처럼 보였다. 

장충체육관 뒷길 산으로 오르자마자 보랏빛 맥문동이 보이기 시작했다

장충체육관 뒷길 산으로 오르자마자 보랏빛 맥문동이 보이기 시작했다

장충체육관 뒷길 산으로 오르자마자 보랏빛 맥문동이 보이기 시작했다. 생각지도 못한 선물을 받은 듯 기뻤다. 

목멱 산길은 평소 운동부족인 기자도 부담 없이 오를 수 있는 정도인 중급코스이다. 얼마 안 올라갔는데 성곽의 안과 밖 풍경이 대조적으로 보이는 것이 재미있다. 탁 트인 시야에 서울 시내가 들어온다. 

조망 명소(용산구 방향)

조망 명소(용산구 방향)

장충체육관 뒷길 도성 바깥·안쪽 길은 조망명소(용산구 방향)이다. 천천히 걷다가 뒤를 돌아보면 치열하게 살아내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는 듯하다가 풍류를 즐길 줄 알았던 선조들의 모습이 보이는 듯도 하다. 그렇게 성곽길의 과거와 현재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듯 보인다.

반얀트리클럽에 예쁘게 핀 배롱나무 꽃

반얀트리클럽에 예쁘게 핀 배롱나무 꽃

신라호텔 ~ 반얀트리클럽& 스파서울 안쪽 구간을 지나 길을 건너 국립극장 쪽으로 올라 한양도성 이정표를 따라 또 걷기 시작했다. 반얀트리클럽을 지나는 길에 배롱나무 꽃이 예쁘게 피어있다. 

국립극장은 1973년 건립된 공연·예술 종합극장이다. 해오름극장(대극장), 달오름극장(소극장), 별오름극장, 하늘극장(원형 야외무대) 등이 있다.

가파른 남산 동쪽 나무계단 길(좌),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우)

가파른 남산 동쪽 나무계단 길(좌),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우)

이날 코스 중 가장 난코스였던 곳은 남산 동쪽 나무계단 길이었다. 나무계단 입구에서 중년 부부를 만났는데 한양도성 길에 대해 물었다. 마침 입구에 한양도성에 대한 설명과 지도과 있어 참고해서 설명해 줄 수 있었다. 그 분들은 평지로 걸어 남산공원으로 가는 길을 택했고, 우리는 가파른 나무계단 길을 택했다.

오르다 중간 전망대에서 목을 축이며 쉬면서 멋진 풍광을 바라보았다. 지나온 길이 선명하게 보인다. 남산에 국립극장과 신라호텔 ~ 반얀트리클럽 & 스파서울이 폭 안긴 듯 보인다. 

축조 당시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성벽

축조 당시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성벽

계단 오른쪽으로 보이는 성곽은 축성된 지 이미 600여 년이나 지났지만 아직도 축조 당시의 모습을 유지한 성벽이 상당 부분 남아 있다. 특히 나무 계단길 옆으로 태조 때 축성한 성벽이 길게 이어져 있다. 나무계단을 따라 올라가는 순성길은 도성 바깥으로 이어진 시기별 축성형태를 비교해 볼 수 있다.

맥문동과 소나무가 어우러진 풍경

맥문동과 소나무가 어우러진 풍경

이제 성벽이 끝나고 남산 순환버스가 지나고 사람들이 조깅하는 길이 보였다. 성벽 뒤에 가려졌던 비밀의 정원이 ‘짠~’ 하고 나타난 듯 펼쳐진 풍광은 멋졌다.

잘 자란 소나무를 바라보는 것, 솔 향의 상큼함을 냄새로 맡는 것, 새들의 지저귐을 듣는 모든 것이 도심의 한복판에서 이루어지다니 믿기지 않으면서 작은 행복이 스며든다.

맥문동과 어우러진 소나무 숲에서는 청량감이 최고조였다. 탄성이 절로 새어나왔다. 숲을 찾는 사람들에게 그늘을 내어주고 상큼함을 맛볼 수 있도록 한다. 소나무 숲과 어우러진 맥문동을 보겠다고 멀리 상주까지 갔었던 일이 떠올랐다. 비가 온 다음날 새벽에 오면 더 좋을 것 같았다.

남산 정상에서 담은 파노라마 사진

남산 정상에서 담은 파노라마 사진

드디어 남산 정상에 다다랐다. 남산(목멱산, 해발 270m)은 서울의 안산(案山)에 해당한다. 조선 초기부터 국태민안(國泰民安)을 비는 국사당(國師堂)을 두었고 변방의 변란을 알리는 마지막 봉수대가 설치된 곳이다. 

서울의 중심답게 많은 관광객이 북적였다. 관광객들은 전망대에서 서울 시내를 조망하며 들떠있는 듯했다. 서울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남산정상에서 한양도성 길로 이어지는 길을 연계하여 관광상품을 만들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남산은 24시간 개방이지만 신라호텔~반얀트리클럽&스파서울 안쪽 구간의 개방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니 참고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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