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도심인쇄산업, 다시-세운프로젝트로 살아나다

시민기자 박은영

Visit525 Date2019.07.15 13:22

전시, 컨퍼런스, 포럼, 이벤트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리는 전시공간 ‘세운홀’

전시, 컨퍼런스, 포럼, 이벤트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리는 전시공간 ‘세운홀’

학창시절, 충무로의 인쇄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다. 돌아가는 기계에 종이를 끼워야 하는 작업이었는데 쉽지 않았다. 짧은 아르바이트의 기억은, 그 후로도 충무로 하면 인쇄소가 떠오르게 했다. 그리고 이제 그곳에는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지난 12일, 종로4가·종묘역의 맞은편 다시-세운광장의 세운홀로 행했다. ‘향후 도심인쇄산업 활성화 방안’을 위해 ‘2019 국제 그린프린팅 컨퍼런스(IGPC2019)’를 개최했기 때문이다.

세운상가에서 종묘로 이어지는 보행로 지하에 조성된 ‘세운홀’은 320㎡의 면적의 전시공간이었다. 컨퍼런스, 포럼, 전시 이벤트 등이 주로 열린다.

'국제그린프린팅컨퍼런스'가 열린 세운홀 전시관 입구

‘국제그린프린팅컨퍼런스’가 열린 세운홀 전시관 입구

생각보다 넓은 세운홀의 내부는 무대와 의자 외에 시멘트 계단이 있어 앉아서 무대를 마주볼 수 있는 구조였다. 빈티지한 멋스러움이 느껴졌다.

친환경 도심 인쇄산업의 구축을 위해 열리는 이번 컨퍼런스는, 인쇄산업 종사자와 디자이너, 친환경 인쇄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위해 국제 표준과 사양에 근거한 친환경 공정 및 품질 기준을 수립하고자 마련된 그 첫 번째 시간이다.

컨퍼런스가 시작되기 전 관계자들이 소통하고 있다

컨퍼런스가 시작되기 전 관계자들이 소통하고 있다

‘월간인쇄계’ 안혜정 이사의 사회로 시작된 컨퍼런스는 ”친환경 인쇄산업을 위한 컨퍼런스를 통해 그린인쇄산업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길 기대한다”는 서양호 중구청장의 인사말로 포문을 열었다.

이어 양용택 서울시 도시재생실 재생정책기획관은 “친환경 인쇄산업 인프라 구축은 서울의 도심전통산업인 충무로 일대 인쇄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향 중 하나로 민·관 거버넌스를 통한 충분한 숙의 과정을 거쳐 최선의 해결책을 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국제그린프린팅컨퍼런스에 전시된 친환경 인쇄작업 샘플들

국제그린프린팅컨퍼런스에 전시된 친환경 인쇄작업 샘플들

이후 친환경 도심 인쇄산업의 동향과 개발현황, 적용사례와 관련 정책 등 관계자들의 다양한 사례 발표가 이어졌다. 타다노부 사토(Tadanobu Sato) 후지필름 박사는 “환경에 대한 지속가능한 정책을 추구, 환경과 관련한 인증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며 친환경 인쇄 동향과 친환경 인쇄 표준 개발 현황에 대해 설명했다.

한국코닥(주)의 박승태 상무는 ‘무현상 솔루션을 통해 전력소모와 폐수처리가 없는 친환경 인쇄와 친환경 비즈니스 실현’에 관해 소개했으며, 무현상 솔루션의 비용절감 효과에 대해 사례를 분석했다.

잠시 휴식 시간을 가진 후 앤드류 얀 박사와 강원대학교 창강제지기술연수소 류정용 교수의 발표가 이어졌다. 류 교수는 ‘색깔 있는 종이컵과 테이크아웃 종이컵을 비교 분석’했으며, 재활용 활성화를 위한 종이 쇼핑백의 사용 및 제조기준을 제시했다. 종이가 얇아지면 이산화탄소가 적게 나온다는 사실도, 고급스러운 재질의 종이 백이 오히려 환경에 좋지 않다는 사실도 새롭게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강원대학교 창강제지기술연구소 류정용 교수가 환경부 정책 및 친환경 용지 사용 사례를 발표하고 있다

강원대학교 창강제지기술연구소 류정용 교수가 환경부 정책 및 친환경 용지 사용 사례를 발표하고 있다

서울시의 ‘지붕 없는 인쇄소’ 사업 활동을 소개하는 순서에서는 서울시가 추구하는 인쇄산업의 다채로운 정책들을 알 수 있었다. 인쇄산업은 서울 도심부에 밀집 분포하고 있는 전형적인 도심형 산업으로, 서울시는 인쇄 골목의 혁신을 위해 지난해 6월 충무로와 을지로 일대 30만㎡를 인쇄산업특정개발지구로 지정했다.

인쇄특구에는 을지로동 2,173개소, 관희동 1,854개소, 필동 957개소의 인쇄업체가 운영 중으로 중구에만 서울 인쇄업체의 67.5%가 몰려있었다. 이에 서울시는 도시재생사업 중 하나인 다시-세운프로젝트 2단계 사업구역으로 세운상가 일대를 창작인쇄의 거점으로 삼고 있다.

‘지붕 없는 인쇄소’는 중구 인쇄지구의 5,000여 인쇄업체들 간 복잡한 인쇄공정이 서로 연결되어 인쇄골목이 하나의 통합 공간으로서 거대한 컨베이어벨트처럼 작동하고 있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또한, 충무로 인쇄골목의 인적, 물적 자원을 홍보하고 외부 자원과 연결하는 플랫폼으로서 인쇄산업 종사자들과 세운상가군 주민들, 청년 창작자들을 위한 창작과 소통의 공간으로도 활용된다.

2018년 4월부터는 충무로 인쇄골목 홍보를 위한 책거리 투어를 진행하고 있으며, 인쇄 체험도 병행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다. 다시세운 기술학교, 지역의 장인 발굴과 장인의 거리 개발, 인쇄 마이스터 인증제, 영 메이커 교육으로 과거와 현재가 함께 하는 ‘책 만드는 마을’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어린 시절, 학교에 폐지를 내야했던 시기가 있었다. 세월이 지나도 폐지 재활용은 변하지 않았지만, 이제 세상은 비닐과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해 갖가지 방안을 제시하고 있으니 이제 모든 산업에서 친환경적 요소가 강화되는 추세인 거다.

친환경 인쇄산업을 위해 마련한 컨퍼런스는 인쇄산업의 역할과 미래 성장산업으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 더불어, 이를 통해 에너지 절약과 지구 환경 보호에 일조할 수 있는 인쇄산업의 새로운 환경이 조성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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