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잠 자고 가실래요? 남산골 한옥마을 오수체험

시민기자 윤혜숙

Visit1,537 Date2019.07.04 13:50

낮잠을 자는데 필요한 돗자리와 죽부인

낮잠을 자는 데 필요한 돗자리와 죽부인

연일 최고기온이 30도를 육박하는 무더운 날씨다. 이럴 때 바닷가나 계곡으로 물놀이를 가서 무더위를 식히면 좋으련만 한여름 전국의 대표적 피서지는 인파로 가득하다. 차라리 가까운 도심에서 피서를 즐겨보는 건 어떨까. 추천하고 싶은 곳, 바로 남산골 한옥마을이다.

지하철 4호선 충무로에 인접한 남산골 한옥마을 정문에 들어서니 정면에 보이는 너른 마당은 공사로 출입이 불가능했다. 대신 너른 마당을 둘러가는 양 갈래 길이 생겼다. 왼쪽으로 가니 한옥 5채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남산골 한옥마을 입구

남산골 한옥마을 입구

남산골 바캉스 안내 포스터

남산골 바캉스 안내 포스터

첫 번째로 만나는 옥인동 윤씨 가옥에서 7월 2일부터 남산골바캉스가 열렸다. 전통가옥인 한옥에서 옛 선조들의 피서법을 체험할 수 있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의 여름은 덥고 겨울은 춥다. 그래서 전통가옥은 더위와 추위를 막아낼 수 있는 구조로 돼있다. ㅁ자형 가옥구조는 중앙에 마당을 두고 사방이 집으로 둘러싸여 겨울의 추위를 막아낼 수 있다. 방안에서 문과 창문을 열어두면 맞바람이 통해서 여름의 더위를 식힐 수 있다.

옥인동 윤씨 가옥의 ㅁ자형 구조

옥인동 윤씨 가옥의 ㅁ자형 구조

세족에 필요한 물과 바가지

세족에 필요한 물과 바가지

남산골바캉스 첫 날인 7월 2일 옥인동 윤씨 가옥에서 조상들이 했던 더위나기를 체험해 보았다.

먼저 선비들이 산간 계곡의 물에 발을 담그고 더위를 쫓는 탁족(濯足)을 했다. 계곡까지 가기 어려운 선비들은 집에서 대야에 물을 떠놓고 발을 담그는 세족(洗足)을 했다. 차가운 물에 발을 담그고 있으니 어느새 한기가 느껴졌다. 마당에 세족을 하는 도구들이 눈에 띄었다. 여기선 장독에 있는 찬물을 바가지로 푼 다음 맨발에 붓는 것으로 대신했다.

단맛, 신맛, 떫은맛, 매운맛, 짠맛에 이르는 다섯 가지의 맛이 난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오미자차

단맛, 신맛, 떫은맛, 매운맛, 짠맛에 이르는 다섯 가지의 맛이 난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오미자차

한옥 대청마루에 올라가니 시원한 오미자차가 나왔다. 오미자는 단맛, 신맛, 떫은맛, 매운맛, 짠맛에 이르는 다섯 가지의 맛이 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오미자차를 마신 다음 돗자리가 깔린 자리에 누워서 죽부인을 껴안고 잠을 청했다. 이른바 오수(午睡)라고 일컫는 낮잠이다. 대나무를 쪼개어 얼기설기 엮어서 만든 죽부인은 원통형으로 속이 비어 있어 공기가 잘 통하고, 대나무의 차가운 감촉으로 한여름에 부인 대신에 껴안고 잔다고 해서 죽부인이라 불렀다. 죽부인이라는 단어에서 우리 선조들의 유머감각을 알 수 있다.

자리에 누우니 맞바람이 들어와서 시원했다. 잠시 뒤척이다가 잠들었다. 오후 4시가 되자 직원이 곤히 잠든 우리를 깨우러 왔다. 마음 같아선 이대로 한 시간을 더 자고 싶었다.

창문 너머로 바라보는 풍경

창문 너머로 바라보는 풍경

창문 너머 바깥을 바라보니 초록 이파리가 무성한 나무가 우거진 풍경에 두 눈은 물론이거니와 마음까지 정화되는 기분이다. 마당에는 내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들도 많았다.

나머지 가옥을 둘러보는 데 곳곳에서 전통문화체험이 진행되고 있었다. 활 만들기, 천연염색, 전통향 교실, 규방놀이, 한복 입기 등 총 12가지 체험이 있다. 각자 취향에 맞춰서 취사선택을 할 수 있다.

옹기종기 모여 있는 한옥과 너른 마당을 제외한 나머지 공간은 전통 정원으로 꾸며져 있다. 우리의 전통 정원은 자연적인 요소가 많다. 녹음이 짙어진 나무 곳곳에 정자가 있다. 옛 선조들은 물 좋고 경치 좋은 곳에 정자를 만들어서 신선이라도 된 듯 풍류를 즐기며 놀았다. 그런 정자가 남산골 한옥마을을 찾은 사람들에게 쉼터 역할을 톡톡히 한다.

서울천년타임캡슐에서 바라본 남산서울타워

서울천년타임캡슐에서 바라본 남산서울타워

정자 망북루

정자 망북루

가옥을 벗어나 남산 쪽으로 올라가니 서울천년타임캡슐광장이 나온다. 1994년 서울이 우리의 수도가 된 지 600년을 맞이하여 서울의 모습과 시민들의 생활을 대표하는 문물 600점을 캡슐에 담아 매장했다. 1000년이 되는 2394년 11월 29일에 개봉된다. 2394년이라면 너무 까마득한 미래여서 지금과는 많이 달라져 있을 것이다.

서울천년타임캡슐광장 뒤편으로 계단이 있다. 거기에 올라가니 망북루가 나온다. 벌써 여러 사람들이 앉거나 누워서 한가로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기자도 망북루에 앉아서 커다란 나무 사이로 보이는 남산골 한옥마을의 정취를 즐겼다.

주말에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바캉스 및 전통문화체험을 즐겨보길 바란다. 남산골 한옥마을은 전철을 타고 충무로역에 내려서 3번이나 4번 출구로 나오면 매일경제 본사 건물 뒤편에 있다.

■ 남산골 바캉스
○기간 : 2019. 7. 2 ~ 2019. 8. 31. 10:30-17:00 (소요시간 60분)
○장소 : 윤씨 가옥
○정원 : 20명 (7세 이상 참여 가능)
○비용 : 오수 체험 2,000원
○신청 : 남산골 한옥마을 홈페이지 ☞바로가기
○문의 : 070-4468-98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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