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파크 경비실, ‘한평책빵’으로 다시 태어나다

시민기자 최용수

Visit1,577 Date2019.07.01 16:49

서울혁신파크 후문에 들어선 ‘한평책빵’. 책은 물론 마음의 양식(빵)을 함께 나누는 소확행 가게이다.

서울혁신파크 후문에 들어선 ‘한평책빵’. 책은 물론 마음의 양식(빵)을 함께 나누는
소확행 가게이다.

불광동역 2번 출구에서 길을 건너면 도로가에 ‘양천리 표석’이 서있다. 평안도 의주에서 부산 동래까지 남북 각 1,000리가 되는 한반도 정중앙 마을이란 뜻이다. 이 표석 앞에 작은 책방이 있다. 바로 혁신파크 후문(옛 경비실)에 들어선 ‘한평책빵’이다.

얼핏 보면 책방인 듯 카페인 듯 호기심을 자극하기에는 충분하다. ‘빵도 파는가?’ 색다른 간판에 끌려 안으로 들어섰다. “사장님, 여긴 책방인가요, 카페인가요?” 대답을 잊은 양 향기 넉넉한 커피 한 잔을 내어온다. 이렇게 책방 대표와의 대화가 시작되었다.

불광동 양천리 표석 앞, 혁신파크 후문에 들어선 ‘한평책빵’ 모습

불광동 양천리 표석 앞, 혁신파크 후문에 들어선 ‘한평책빵’ 모습

Q. ‘한평책빵’ 이름이 흥미롭네요, 무슨 의미를 담고 있나요?
A. 새 책을 팔고, 중고 책도 팔지만 빵은 팔지 않아요. 그러나 마음의 양식이 되는 ‘빵’을 넉넉히 팔려고 해요. 공간개념으로 보면 한 평은 작은 곳이지만, 책을 통해 세상의 모든 것을 담아내고 싶어 지은 이름입니다. 한마디로 ‘사회적 우정을 담아내는 공간’입니다.

한평책빵에는 시민들이 읽고 싶은 책, 나누고 싶은 책, 작은 출판사의 책들이 전시되어 있다.

한평책빵에는 시민들이 읽고 싶은 책, 나누고 싶은 책, 작은 출판사의 책들이 전시되어 있다.

Q. 어떻게 작은 경비실에 책방을 열게 되셨나요?
A. 서울시에서 진행한 혁신파크 후문(옛 질병관리본부 경비실) 활용 방안 공모에 참여했습니다. 책만을 파는 책방이 아닌 색다른 책방 운영을 해보고 싶다는 내용의 기획서를 제출했는데, 채택되어 시작하게 되었어요. 삶(life)과 도서관(library)이 융합된 ‘Lifrary’ 개념입니다.

한평책빵은 시민들이 추천하는 책, 함께 읽고 싶은 책을 한자리에 모아 서로 나눌 수 있는 공간이다.

한평책빵은 시민들이 추천하는 책, 함께 읽고 싶은 책을 한자리에 모아
서로 나눌 수 있는 공간이다.

Q. 보통 책방과는 어떻게 다른가요?
A. 책으로 일상의 활력을 만드는 ‘소확행 가게’이며, ‘무언가’ 해보고 싶은 사람들의 마음을 응원하는 ‘이상한 가게’입니다. 헌책방을 돕고 소규모 출판사의 책을 직거래합니다. 또한 길잡이 있는 독서모임과 생활모임을 여는 ‘한평모임’, 공동체적 삶에 기반하여 우정을 나누는 ‘한평가게’를 엽니다. 책과 관련한 신나고 유쾌한 일을 꾸미고, 어린이와 함께 책으로 행복하기, 책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곳입니다. 특히 모든 프로그램들은 회원들과 함께 진행되고 있습니다.

주말이면 한평책빵 앞 작은 뜰에서는 무엇이든 서로 나눌 수 있는 ‘한평가게’가 펼쳐진다.

주말이면 한평책빵 앞 작은 뜰에서는 무엇이든 서로 나눌 수 있는 ‘한평가게’가 펼쳐진다.

Q. 앞으로 더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A. 네 가지를 생각하고 있는데요, 우선 즐거운 책읽기를 통해 일상의 활력을 짓는 ‘한평책방’, 둘째는 무엇인가를 해보고 싶은 사람들의 마음을 응원하는 ‘한평가게’, 셋째는 책방 쥔장(주인)을 꿈꾸는 사람들이 모여 노는 ‘일상 책놀이터’, 그리고 시민과 마을 주민들이 주도하는 사회적 생활문화 ‘우정터’입니다. 특히 꿈꾸는 청년들을 위한 ‘한평가게’가 올 가을이면 새롭게 문을 열 예정입니다.

대표와 나눈 짧은 대화는 마치 미지의 세계를 탐험한 신비한 여행 같았다. “책은 나누어보는 것”이라며 기자에게 책 한권을 건넨다. 이른바 ‘여행하는 책’이다. 겉장을 넘기자 먼저 읽은 사람들이 남긴 메모가 빼곡하다. “천천히 보시고 돌려주시면 되요.” 책은 이런 것인가? 서재에서 잠자고 있는 우리 집 책도 이참에 여행을 보내볼까.

한평책빵은 쉼터처럼 카페처럼 편안히 쉬며 얘기 나눌 수 있는 열린 공간을 제공한다.

한평책빵은 쉼터처럼 카페처럼 편안히 쉬며 얘기 나눌 수 있는 열린 공간을 제공한다.

매 주말이면 ‘한평책빵’ 앞 작은 뜰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뭐든지 사고팔고 나눌 수 있는 ‘한평가게’이다. 안 쓰는 물건, 나만의 소소한 기술과 서비스를 판매하고 함께 나눌 수 있는 있다면 무엇이든 환영이다. 참여자에게는 판매자리가 제공된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활짝 열린 공간이다. 또한 매월 책을 매개로 한 ‘사회적 우정터’가 펼쳐진다.

서울혁신파크 울타리에 쓸모없이 서있던 작은 경비실, 이제 사회혁신을 꿈꾸는 혁신파크의 명물이 되었다. 책을 통해 마음에 비치는 세상은 독자마다 다를 수 있다. 비록 ‘한 평’이란 공간적 개념은 협소하지만 책이 열어주는 세계는 드넓은 우주일 수 있다. “한 권의 책, 어쩌면 세상의 모든 것”이 될 수 있다는 ‘한평책빵’의 메시지는 긴 여운을 전한다. 책을 통해 마음의 혁신을 얻는다면 덤 아닐까.

■‘한평책빵’안내
○ 위치 : 서울시 은평구 통일로 684(서울혁신파크 25동 1층 같이가게)
○ 운영시간 : 매주 월~금요일 9~20시, 토요일· 공휴일 10~18시 (일요일 휴무)
○ 전화 : 책방지기010-3056-3315
○ 문의 : www.book1.kr, 카카오플러스에서‘한평책빵’ 검색
Creative Commons 저작자 표시 비영리 사용 변경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