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반려견 동반 제주여행, 인(견)생사진 찍기 도전

볼리

발행일 2019.06.19. 14:09

수정일 2019.06.20. 09:47

조회 2,520

예상보다 힘들었지만 생각보다 행복했던 아이와 반려견과 함께했던 제주 여행

예상보다 힘들었지만 생각보다 행복했던 아이와 반려견과 함께했던 제주 여행

초보엄마 볼리의 DOG박육아 (10) 아기와 강아지, 제주도로 여행가요(下) 여행즐기기편

출발만 했다면 여행은 시작된 것이다. 아이와 반려견과 함께 나섰다는 것, 그 자체가 중요하다. 아이와 반려견을 렌트카 카시트에 차례로 태우고선 본격적인 제주 여행을 시작했다. 근데 어디로 가야 할까? 여행은 누군가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지는 시간이지만 아이와 반려견을 동반한 경우에는 그러기가 너무 힘들다. 실제로 제주의 많은 곳에서는 노키즈(No-Kids)존과 노펫(No-pet)존으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출발 전 최대한 조사한다고 했지만 출입이 가능한지 제대로 표기가 되어 있지 않은 곳이 많았다. 이런 곳을 방문했을 때 문전박대를 당하는 기분은 그리 유쾌하지만은 않다.

#1 제주의 자연을 만끽하다, 김녕성세기 해수욕장&유채꽃밭

아이와 반려견과 함께 가볼만한 곳 중 만만한 게 자연이라지만 제주에서는 그것조차 쉽지 않다. 대부분의 해수욕장이나 국립공원에서는 입장을 제한하는 곳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제주까지 와서 바다를 보지 않을 순 없었다. 아직 해수욕을 하기엔 추운 날씨였지만 가장 먼저 도착한 곳 역시 바다였다.

(1) 김녕성세기 해수욕장

바다의 파도소리와 차가운 바닷물은 반려견에게는 신기한 세상이다. 사람이 거의 없는 해변 한 쪽 끝에서 바닐라와 함께 제주바다를 즐겨보기로 했다. 김녕성세기 해수욕장을 비롯한 2018년부터 제주의 모든 해수욕장에서는 개장 기간 내 반려동물의 입수금지가 실시 중이다. 이는 해변 출입금지와는 의미가 조금 다른데, 바닷물에 들어갈 순 없지만 모래사장에 함께 있는 것은 가능하다. 단, 해변에서도 목줄, 배변봉투, 입마개 등의 장비는 필수다.

김녕성세기 해변에서 개쉬가드를 입은 바닐라

김녕성세기 해변에서 개쉬가드를 입은 바닐라

우리는 제주의 해수욕장 개장일 전 방문을 해서 해변입장과 입수가 가능했다. 최근에는 ‘개쉬가드'라고 해서 기능성은 없지만 사람의 래쉬가드와 유사한 디자인의 옷을 바닐라에게도 입혔다. 덕분에 피서를 즐기는 듯한 바닐라의 귀여운 모습을 담을 수 있었다.

(2) 유채꽃밭

3월의 제주는 완연한 유채의 향연이다. 차를 타고 가다보면 곳곳에서 제주의 유채를 즐길 수 있었다. 입장이 유료인 곳도 있었지만 관광객이 적은 한적한 곳도 있었다. 잠시 차를 세워 아이에게 유채를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잠깐 차를 세워두고 제주의 유채를 즐긴 윤우

잠깐 차를 세워두고 제주의 유채를 즐긴 윤우

아직 바다를 접하기에 어린 윤우에겐 색채감각과 계절의 아름다움을 보여줄 수 있는 꽃밭이 제격이었다. 꽃을 꺾지 않고 바라볼 수 있도록 해주었다. 손끝으로 살짝 꽃을 만져보는 모습이 귀여웠다.

#2 행복한 인(견)생사진을 남기다, 카멜리아힐&방주교회

사실 여행은 사진으로 남는 것이 아닐까. 너무 피곤하다가도 함께 찍은 사진을 보면 괜스레 웃음이 난다. 아이와 함께, 반려견과 함께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한다면 제주에서 이 두 곳을 꼭 가볼 것을 권한다.

(1) 카멜리아힐

카멜리아힐은 이미 셀프촬영으로 유명한 곳이다. 제주 자생식물 250여종이 숲을 꼼꼼히 채우는 넓은 녹지와 예쁜 포토존은 볼거리는 물론 산책의 기쁨도 준다. 특히 6~7월에는 수국담장이 있어 반려견과 다양한 견생사진을 남길 수 있다. 다만 몸무게 5kg 미만만 입장이 가능하며, 반드시 목줄과 배변봉투를 준비해야 한다.

카멜리아힐 잔디광장에서 찍은 바닐라의 견생 사진

카멜리아힐 잔디광장에서 찍은 바닐라의 견생 사진

카멜리아힐은 굉장히 넓어서 2시간 넘게 산책을 할 수 있었다. 아이와 함께 간다면 유모차는 필수다. 그리고 중간에 노천카페가 있어서 잠시 커피 한 잔과 함께 쉬어가는 것도 카멜리아힐을 즐기는 방법이다.

(2) 방주교회

노아의 방주에서 영감을 얻은 건축물로 유명한 방주교회는 재일교포 이타미 준이 설계했다. 물에 떠있는 배모양의 건물이 인상적이다. 교인은 아니지만 건물의 아름다움에 반해 아이와 한참을 걸었다. 이곳의 포토존에서 아이와 함께 사진을 남겼다.

방주교회 포토존에서 윤우와 함께 찍은 인생사진

방주교회 포토존에서 윤우와 함께 찍은 인생사진

예배당 안도 너무 예뻤지만 반려견은 들어갈 수 없다. 게다가 아이도 시끄럽게 군다면 관람객의 종교활동을 방해할 수 있기에 밖에서 아름다운 건축미를 즐기는 것이 좋다.

#3 눈치보지 않고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곳, 오데뜨&짱죽

게다가 난 아이와 반려견까지 함께 가야했기에 더욱 쉽지 않았지만 두 귀여운 존재를 기꺼이 환영해준 곳이 있어 소개를 하려 한다.

(1) 반려견 동반식당, 오데뜨

식당의 경우 반려견의 동반 출입이 가능한 곳이 거의 없지만 오데뜨는 바로 옆에 앉혀두거나 목줄만 한다면 바닥에 둘 수 있다. 반려견이 짖을 수는 있지만 대부분의 보호자가 서로 방해가 되지 않도록 관리하기 때문에 오랜만에 눈치보지 않고 식사를 즐겼다. 바닐라도 물과 간식을 두었더니 얌전하게 앉아 있었다. 오히려 어린 자녀가 가게의 기물이나 반려동물을 해치지 않도록 보호자의 적극적인 지도를 부탁하는 메시지가 눈에 띄었다. 전복크림우동이 있는 식사도 너무 훌륭했다. 제주에서는 한식 말고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음식이 있다는 점에 더 매력있었다.

오데뜨에 앉아있는 바닐라와 운영규칙

오데뜨에 앉아있는 바닐라와 운영규칙

(2) 이유식카페, 짱죽

어린 아이와 함께 제주를 가면 가장 걱정되는 것이 이유식이었다. 서울에서 가져가기엔 너무 무겁고 부피가 컸다. 다행히 제주에도 휴대용 이유식을 구입할 수 있는 곳이 있었고 매장에서도 편안하게 이유식 식사가 가능했다.

이유식을 천천히 즐기려는 윤우

이유식을 천천히 즐기려는 윤우

2박3일의 제주여행은 내게 432장의 사진과 32개의 영상, 그리고 어깨근육 통증을 남겼다. 양쪽 팔의 힘은 잃었지만 여행지에서 받은 배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불편하게 여길 것이라 생각했지만 아이를 안은 내게 선뜻 짐을 들어주시고, 반려견이 먼저 지나갈 수 있도록 기다려 주셨다. 짖는 소리와 우는 소리에 인상을 찌푸리지 않는 것만으로도 내겐 큰 힘이 되었다. 이 글로나마 배려해주시고 이해해주신 분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지난 2018년 6월 출산한 초보엄마 ‘볼리’는 남자 아기와 반려견 ‘바닐라’를 키우며 말 그대로 ‘DOG박육아’를 하고 있다. 아기와 강아지를 함께 키우며 벌어지는 고군분투 이야기를 내 손안에 서울에 한 달에 한번(발행일 기준, 매월 셋째 주 수요일) 발행하며, 초보부모 및 반려견 가정에게 도움 되는 유용한 정보를 전할 예정이다.
매일 아침을 여는 서울 소식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 신청 내가 놓친 서울 소식이 있다면? - 뉴스레터 지난호 보러가기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