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라가는 재미가 있는 서울 도심 속 프리마켓

시민기자 이현정

발행일 2019.06.04. 13:42

수정일 2019.06.17. 11:28

조회 3,958

세종문화회관 뒤뜰 예술정원에서 열리는 세종예술시장 소소 풍경

세종문화회관 뒤뜰 예술정원에서 열리는 세종예술시장 소소 풍경

함께 서울 착한 경제 (126) 광화문 농부의 시장 & 세종예술시장 소소

주말 서울시청 주변에는 특별한 장이 선다. 때론 농부들이 직접 가져온 농산물을 판매하는 직거래 장터 ‘농부의 시장’이 열리고, 때론 톡톡 튀는 취향저격 예술 소품들이 가득한 ‘예술시장’이 열린다. 희망을 나누는 ‘재사용나눔장터’,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 기업 물품을 판매하는 ‘자활 장터’도 있다. 핸드메이드 관광상품을 만날 수 있는 투어리스트 마켓 ‘밤도깨비야시장’도 열리고, 때론 사회적경제 장터도 열린다. 골라가는 재미가 있는 서울 도심 속 프리마켓, 반짝 시장을 찾아가 보았다.

갓 따온 농작물을 농부에게 직접 산다? 서울시 ‘농부의 시장’​

전국 각지의 특산물을 직거래로 만날 수 있는 광화문 농부의 시장

전국 각지의 특산물을 직거래로 만날 수 있는 광화문 농부의 시장

햇살 가득한 광화문 광장에는 농부의 시장이 열린다. 농부의 시장은 전국 각지에서 온 농부들이 직접 재배하거나 가공해 만든 특산물을 가져와 도시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직거래 시장이다. 각종 채소나 버섯, 과일, 곡류, 김, 장류나 기름류, 밑반찬과 김치, 각종 즙이나 음료, 즉석밥 등 다양한 농특산물은 물론, 메밀전병과 부꾸미, 묵, 떡볶이 같은 간단한 먹거리도 선보이고 있다.

​이와 같은 농부 시장은 소비자 입장에선 농부가 밭에서 바로 따온 신선한 농산물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믿고 살 수 있고, 생산자는 과도한 유통마진을 떼지 않고 제값을 받을 수 있어 인기다. ​

열대작물농장 박철경 씨, 열대작물 대부분을 무농약으로 재배하고 있다

열대작물농장 박철경 씨, 열대작물 대부분을 무농약으로 재배하고 있다

“시중에는 도매상인, 경매장 도매상인, 소매상인 등 많게는 4단계씩 거치다 보니, 유통마진이 곱절 이상 붙고, 최소 2~3일 이상 걸립니다. 그래서 과일의 경우 보통 80% 정도 익었을 때 유통하게 되는데요. 너무 잘 익어버리면 유통 중 상처도 많이 나고 상처에 의해 부패도 빨리 되기 때문이죠. 바나나 같은 경우는 아예 파란 게 수입되어 오는 도중 약품 처리해 후숙시킵니다. 반면 이곳 농부의 시장에는 나무에서 90~95% 이상 익었을 때 바로 따서 가져와 신선도와 맛에서 확연히 차이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열대작물농장 박철경 씨는 구아바, 라임, 바나나와 같은 열대작물 200여 품종을 재배한다는데, 대부분 무농약 재배를 한다. 라임과 같이 국내 생산자가 전무하다시피 한 품종들이 많다 보니, 농산물 품질관리위원회에 직접 등록해 판매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농부의 시장에 매주 참가한다는데, 올해 첫 수확한 라임은 6월 마지막 주 즈음 되어야 만날 수 있을 것이라 한다. 국내산 라임이라니 무척 기대된다.​

라임. 올해 첫 수확한 라임은 6월 마지막 주 즈음 ‘농부의 시장’에서 만날 수 있다.

라임. 올해 첫 수확한 라임은 6월 마지막 주 즈음 ‘농부의 시장’에서 만날 수 있다.

“저희는 강화농업기술센터에서 1인 창조교육을 받으며 알게 된 사이에요. 친구처럼 같이 나와서 강화 농산물도 홍보하고, 혼자보다는 같이 합심하면 힘도 덜 드는 것 같아서 같이 다니고 있어요”​

강화에서 콩 농사를 지으며 된장, 고추장, 간장, 청국장을 만들어 판매하는 ‘강화 재순네’ 한재순 씨, 직접 재배한 쌀로 식혜를 생산하는 ‘농가의 부엌’ 한마음 대표 전혜경 씨, ​강화도 특화작물인 강화 사자발 약쑥으로 만든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는 강화섬쑥 봉유순 씨는 늘 함께 농부의 시장에 참가한다. ​

​“강화 특유의 자연환경과 해풍, 긴 일조량, 큰 일교차 등의 영향인지 몰라도 과일이든 곡식이든 먹어보면 맛이 확연히 달라요. 저도 팔도콩을 다 써봤는데, 강화콩은 입에 착착 달라붙는 맛이 음식 간이 잘 밴 그것과 똑같더라고요. 그래서 강화콩만 고집하고 있습니다.” 한재순 씨는 우수한 강화 농산물을 홍보하기 위해 농부의 시장을 찾는다고 한다. ​

강화재순네 한재순(좌) 씨, 농가의 부엌 한마음 대표 전혜경(우) 씨

강화 재순네 한재순(좌) 씨, 농가의 부엌 한마음 대표 전혜경(우) 씨

이곳 농부의 시장은 생산자들에게 정기적 판매 기회를 주고, 도시 소비자들에게 믿을 수 있는 농산물 구입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서울시가 마련한 직거래 시장이다. 지난 2012년부터 시작해, 농업의 가치를 일깨우고 도농 상생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서울시와 MOU를 체결한 18개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전국 67개 시·군의 200여 개 농수특산물을 시중가보다 10~30% 저렴하게 판매한다. 해당 시·군에서 추천한 생산자의 우수 상품이라, 안심하고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019 서울시 농부의 시장은 이곳 광화문 광장과 만리동공원, 덕수궁돌담길, 강동도시농업공원에서 열리는데 보다 자세한 일정과 안내는 농부의 시장 블로그를 참고하면 된다. 야외에서 열리는 시장이라 혹한기와 혹서기인 7,8월엔 휴장하니 이달 안에 다녀오는 것이 좋겠다.

■ 서울시 농부의 시장 6월 일정
○ 만리동 광장 : 6월 1·8·15·22·29일 매주 토요일

○ 광화문 : 세종대로 6월 9일(일), 북측광장 6월 16일(일)·21일(금)·30일(일)

○ 준비물 : 장바구니, 텀블러

도심 속 예술 쉼터, 세종예술시장 소소

​광화문 일대 프리마켓, 이색 시장 중 가볼 만한 곳을 꼽으라면 주저 없이 ‘세종예술시장 소소’를 추천한다. 세종문화회관 뒤뜰, 예술의 정원에서 열리는 아트마켓으로, 부담 없이 예술을 만나고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누군가는 직접 만든 독특한 독립출판물로,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수공예품으로, 사진이나 회화·일러스트와 함께 제작한 개성만점 디자인 소품들로 경계 없는 예술을 꿈꾼다. 때론 평범한 한마디 말이, 몸짓이 누군가에 의해 예술로 피어난다.​

나만의 비밀 정원으로 간직하고픈 예술시장 소소

나만의 비밀 정원으로 간직하고픈 예술시장 소소

“일과 관련한 스트레스나 고민은 모든 현대인이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전문적인 상담을 받으러 가시면 좋겠지만, 부담스럽고 꺼려지는 분들이 많을​텐데요. 문턱을 낮춰 좀 더 많은 분께 전문적이지만 편안하게 다가가기 위해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꿈을 좇는데 지치신 분들을 위로할 수 있는 메시지가 담겨있는 ‘그림책’과, 스스로 일과 관련해서 얽혀있는 생각이나 감정들을 명료하게 돌아볼 수 있도록 돕는 ‘워크북’을 준비해 왔습니다.”

​마음반창고 팀은 심리치료사인 하주희 씨가 글을 쓰고, 미술치료사인 임은혁 씨가 그림을 그린 그림책과 워크북을 준비해왔다고 한다. 같은 유치원에서 만나 같이 자란 친구라 그런지 관심사도, 직종도 비슷해 함께 팀을 꾸려 활동하게 되었다고 한다. 마음 치유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은 만큼 마음반창고 부스를 찾는 시민들이 많았다.​

심리치료사 하주희 씨가 글을 쓰고 미술치료사 임은혁 씨가 그림을 그린 그림책을 소개하고 있는 ‘마음반창고’팀(좌), 배낭여행 때 촬영한 사진을 제품으로 만들었다는 배소일 씨(우)

심리치료사 하주희 씨가 글을 쓰고 미술치료사 임은혁 씨가 그림을 그린 그림책을 소개하고 있는 ‘마음반창고’팀(좌), 배낭여행 때 촬영한 사진을 제품으로 만들었다는 배소일 씨(우)

“유럽 배낭여행으로 파리에 일주일 동안 다녀온 적이 있었는데, 너무 좋아서 아예 작정하고 두 달 동안 휴식을 하러 갔었어요. 그때 찍은 사진을 담은 사진집을 출판하게 되었는데, 엽서랑 노트, 스티커 같은 제품들을 함께 제작해 나왔습니다.”

​배소일 씨는 독립출판으로 사진집을 제작했다고 한다. 감성을 자극하는 사진에 끌려 구경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작가의 여행 이야기와 독립출판 사진집 제작 이야기도 듣게 되었다. 세종예술시장 소소의 매력은 이처럼 예술의 문턱을 낮췄다는 것 아닐까? 작가와 마주 서서 스스럼없이 얘기를 나누고, 맘에 드는 작품은 부담 없이 살 수 있다.​

예술시장 소소를 찾아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김은숙 씨 가족

예술시장 소소를 찾아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김은숙 씨 가족

“주말에 집에 있는 것보다 기분 전환도 되고, 아이들도 재미있어 하고, 저도 오랜만에 색연필을 잡아봐서 좋았어요.”

​양천구에서 온 김은숙 씨는 가족과 함께 참여했다는데, 체험 부스에도 참여하며 예술시장을 제대로 즐기고 있었다. 소소시장의 또 다른 매력은 크고 작은 예술 워크숍과 라이브공연이다. 잔잔한 음악이 흘러 예술 정원이 더욱 사랑스럽다.​

세종예술시장 소소는 유행처럼 늘어난 그렇고 그런 프리마켓 홍수 속에서도 본연의 색을 잃지 않고 간직한 몇 안 되는 아트마켓 중 하나다. 늘 새롭고 매력적인, 나만의 비밀 정원으로 간직하고 싶은 예술 쉼터다.​

소소 시장은 지난 6월 1일 상반기 마지막 장이 열렸다. 더운 여름은 잠시 쉬고 9월 7일 하반기 장이 열린다 하니, 아쉽지만 9월을 기다려보자.

■ 세종예술시장 소소 하반기 일정

○ 장소 :세종문화회관 뒤뜰 예술의 정원

○ 일시 : 9월 7일(토), 9월 21일(토), 10월 5일(토), 10월 19일(토) 12~18시

○ 참고 :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

매일 아침을 여는 서울 소식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 신청 내가 놓친 서울 소식이 있다면? - 뉴스레터 지난호 보러가기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