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가고 싶은 신상 박물관 ‘송파책박물관’

여행스토리 호호

Visit1,702 Date2019.05.02 17:14

송파책박물관 ‘작가의 방’ 전시

송파책박물관 ‘작가의 방’ 전시

호호의 유쾌한 여행 (138) 송파책박물관

아이들에게 좋은 것이라면 무엇이든 주고 싶은 것이 부모 마음입니다. 공부 잘하는 것도 중요하고, 친구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고, 좋은 생활 습관을 기르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중에서도 책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은 마음 역시 빼놓을 수 없습니다.

아이와 함께 책 읽는 즐거움을 알게 하는 방법 중 하나로 책과 관련된 장소로 나들이를 떠나는 것을 추천합니다. 송파책박물관은 어린아이들이 책과 관련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인데요. 우리나라 최초의 공립 책 박물관입니다. 4월 23일 가장 최근에 개관한 신상 박물관이라 그런지 시설도 무척 깨끗하고, 전시 기획도 돋보입니다.

누구나 쉽게 책을 읽을 수 있는 어울림 홀

누구나 쉽게 책을 읽을 수 있는 어울림 홀

책박물관에 들어서자 탄성이 나오게 한 공간은 바로 ‘어울림 홀’입니다. 마치 북 카페나 서점 같은 분위기였는데요. 누구나 읽고 싶은 책을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빨강, 노랑, 초록 등 다채로운 컬러의 공간에서 늘어져 있을 수 있습니다. 계단에 걸터앉아 누군가 큐레이팅 해둔 책을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평소라면 읽지 않았을 것 같은 책들을 만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책과 데이트하는 설렘으로 가득합니다.

어울림 홀을 따라 올라가면 2층과 연결돼 있습니다. 2층에는 미디어 라이브러리와 상설 전시장, 야외 정원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요. 미디어 라이브러리에서는 아이패드에 담긴 전자책을 읽을 수도 있고, DVD를 시청할 수 있습니다.

선현들의 책 읽는 즐거움을 엿볼 수 있는 상설 전시

선현들의 책 읽는 즐거움을 엿볼 수 있는 상설 전시

송파책박물관의 상설 전시는 ‘책과 독서 문화’라는 주제 하에 1부 ‘향유-선현들이 전하는 책 읽는 즐거움’, 2부 ‘소통-세대가 함께 책으로 소통하는 즐거움’, 3부 ‘창조-또 하나의 세상, 책을 만드는 즐거움’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조선의 독서문화와 독서환경에서부터 다양한 세대가 책으로 소통하는 즐거움도 담았는데요. 할아버지 세대, 부모 세대, 아이 세대 등 3대의 독서 환경과 베스트셀러 등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엄마 아빠에게는 어릴 적의 추억을 되새기게 합니다.

철가방, 천칭거울 등의 소품이 눈에 띄는 김훈 작가의 방

철가방, 천칭거울 등의 소품이 눈에 띄는 김훈 작가의 방

가장 인상 깊었던 전시는 작가들의 책상 위를 재현해놓은 ‘작가의 방’입니다. 정유정 작가, 김훈 작가, 이병률 작가를 비롯한 작가들이 평소 가까이에 두고 사용하고 아끼는 물건들을 조명하고 있었는데요. 작가들의 방에서도 가장 눈길이 가던 곳은 김훈 작가의 방입니다. 원고를 보관하기 위한 곳으로 철가방을 사용하는가 하면, 한의사였던 외조부의 유품인 천칭 저울에 글을 쓸 때 사용한 몽당연필을 올려두기도 합니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이 있는 현재에도 여전히 원고지와 연필을 사용해 글을 쓴다는 사실도 무척 놀랍습니다. 그 외에도 ‘7년의 밤’으로 유명한 정유정 작가는 소설 ‘28’을 집필하는데 사용한 180개의 볼펜심만 모아 놓았습니다. 이병률 작가의 방에는 오래된 플로피 디스크와 카세트테이프가 있어 아날로그 향수가 가득한 시절을 떠올리게 합니다.

‘작가의 방’ 전시를 보다 보면 작가마다 본인의 개성에 따라 색다른 집필 방법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흥미를 갖게 됩니다. 마치 작가의 집에 초대되어 책상을 훔쳐본 듯 해 오래도록 머물며 찬찬히 살펴보게 합니다.

멋진 책갈피를 만들 수 있는 활판 인쇄 체험

멋진 책갈피를 만들 수 있는 활판 인쇄 체험

박물관에서는 실제로 활판 인쇄 체험을 직접 해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100여 년의 출판, 인쇄를 책임진 전통적인 활판 인쇄를 체험해볼 수 있었는데요. 한번 활판을 찍어보고 마는 것이 아니라 예쁜 책갈피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습니다. 활판으로 만들 수 있는 내용도 윤동주 시인의 ‘별 헤는 밤’이나 김영랑 시인의 ‘모란이 피기까지는’이라는 시입니다. 활판 인쇄로 만든 멋진 책갈피는 지금 제가 읽고 있는 책에 함께 자리 잡고 있습니다. 송파책박물관에서 함께 했던 추억이 지금까지도 이어져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어갑니다.

관람객과 함께 만드는 미디어 아트 ‘나에겐 책이란 000이다’

관람객과 함께 만드는 미디어 아트 ‘나에겐 책이란 000이다’

‘나에겐 책이란 000이다’ 안에 들어갈 내용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관람객과 함께 만들어 나가는 미디어 아트도 흥미롭습니다. 배고픔, 설렘, 희망, 삶 등등 다양한 단어들이 누군가의 책과 함께 합니다. 직접 글을 입력하면 위에 있는 하얀 화면에서 볼 수 있는데요. 타인들의 생각과 내 생각이 어우러져 멋진 하모니를 만들어내는 기분입니다.

‘나는 동화마을에 살아요’ 북키움 전시

‘나는 동화마을에 살아요’ 북키움 전시

어린아이와 함께 한다면 북키움 전시를 놓칠 수 없습니다. 북키움은 어린이들이 책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체험 전시 공간입니다. 미취학아동을 위한 공간인데요. 회당 50명까지 관람할 수 있습니다.

북키움의 첫 번째 전시 테마는 ‘나는 동화마을에 살아요’입니다. 익숙한 세계 명작 동화를 고스란히 옮겨왔는데요. 어리석은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는 신비한 옷을 만들기도 하고, 신비한 마법의 콩이 있는 공간도 있습니다. 키즈카페처럼 아이들이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뛰어놀면서 그림책에 빠져 들어갑니다.

송파책박물관은 어른에게는 어릴 적 추억이 되살아나는 공간이고, 아이에게는 책의 상상력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 될 것 같습니다. ‘책 든 손 귀하고 읽는 눈 빛난다’는 1986년 독서주간 표어도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어린 시절 서재 한편에 꽂혀 있었던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는 김우중 대우 전 회장의 베스트셀러를 발견하자 웃음이 새어 나옵니다. 초등학교 시절 맡았던 시큼한 책 냄새가 그 시절로 나를 끌어당기는 기분입니다. 과거의 일상 속에 스며든 책이 현재의 나에게 인사를 건네는 듯합니다.

유독 어릴 적부터 독서 교육을 강조하는 분위기입니다. 독서가 습관이 되어야 한다고 하기도 하고, 빠른 독해력이 공부 잘하는 비결이라는 이유로 속독학원을 따로 보내기도 합니다. 책은 책 자체로 즐거웠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이 책을 읽고 세상 속 다양한 감정을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에 송파책박물관의 등장이 더욱 반갑습니다.

■ 여행정보
○송파책박물관
-주소 : 서울 송파구 송파대로37길 77
-가는법 : 송파역 4번 출구에서 도보 15분, 석촌역 5번 출구에서 도보 15분
-이용시간 : 오전 10시~오후 6시 (단, 매주 월요일 휴관)
-관람료:무료
-문의:02-2147-2486
-홈페이지:www.bookmuseum.go.kr
* 여행스토리 호호 : 여행으로 더 즐거운 세상을 꿈꾸는 창작자들의 모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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