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곳이 있었네! 요즘 뜨는 핫플레이스 '용리단길'

여행스토리 호호

발행일 2019.04.25. 16:00

수정일 2019.04.25. 17:56

조회 11,464

서울의 오랜 역사와 무수한 이야기를 품고 있는 용산역

서울의 오랜 역사와 무수한 이야기를 품고 있는 용산역

호호의 유쾌한 여행 (137) 용리단길 산책

요즘 용리단길이 SNS에서 명소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곳은 새로운 명소가 아닌 오래 전부터 서울의 이야기를 품어온 옛 동네입니다. 서울특별시 공공서비스예약을 통해 용산역에서 출발해 용산공원 갤러리로 이어지는 용리단길 산책 프로그램에 참여해보았습니다.

실제 용산에 거주하는 마을 주민이 해설을 해주셨어요. 설명을 들으며 용산역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니 그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것들이 하나둘씩 눈에 들어옵니다.

용산역 광장 강제징용 노동자상

용산역 광장 강제징용 노동자상

용산기지 주변지역 워킹투어(용리단산책)은 용산역 1번 출구에서 시작됩니다. 용산역 앞에 강제징용 노동자상이 있습니다. 일제강점기에 강제로 끌려간 강제징용 노동자를 나타낸 것입니다. 깡마른 남자가 곡괭이를 손에 쥐고 있어요. 어깨에 앉은 새는 자유에 대한 갈망을 나타냅니다.

용산역은 당시 조선인 노동자들이 집결한 장소입니다. 100만 명이 넘는 조선 청년들이 강제징용에 동원되었다고 합니다. 용산역을 지나면서 가슴 아픈 역사의 현장을 되새겨 봤으면 합니다.

연복사탑중창비 제자리를 찾아갈 그날을 기다려 봅니다

연복사탑중창비 제자리를 찾아갈 그날을 기다려 봅니다

용산역 오른쪽에 있는 철도회관 마당에는 고려시대 석비가 있습니다. 탑의 이름은 연복사탑중창비입니다.

고려 수도 개성에는 연복사라는 큰 절이 있었어요. 조선시대에 소실된 후 다시 지었고 지금도 개성에 연복사가 있습니다. 고려 때 연복사에는 5층 불탑이 있었는데 소실되었다가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가 불탑을 재건했습니다. 그 공덕을 기리기 위해 건립내력을 담아 이 비석을 세웠습니다.

개성 연복사에 있어야 할 이 비석이 왜 이곳에 놓여있을까요? 110여 년 전 일제가 용산으로 반출한 후 미처 일본으로 가져가지 못해 이 자리에 남게 된 것지요. 이 비석이 제 자리로 돌아갈 날을 기다려 봅니다.

용산역사박물관으로 재탄생 예정인 용산철도병원

용산역사박물관으로 재탄생 예정인 용산철도병원

용산역 앞에는 용산철도병원(등록문화재 제428호)가 있습니다. 1928년 철도국 서울진료소 본관으로 지어져 벌써 90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일제 강점기 철도기지로 개발됐던 용산을 상징하는 건축물입니다.

당시 52개 병상 8개과가 진료를 했고, 이후 중앙대학교 용산병원이 있었던 곳입니다. 현재는 실내에는 들어가 볼 수 없고, 건물의 모습만 볼 수 있습니다. 2021년 용산역역사박물관으로 다시 태어날 예정입니다.

일부 공간을 일반에게 공개한 아모레퍼시픽 사옥

일부 공간을 일반에게 공개한 아모레퍼시픽 사옥

아모레퍼시픽 본사빌딩은 용산역과 마주보고 있습니다. 영국의 세계적인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 (David Chipperfield)가 설계 했습니다. 한국의 백자 달항아리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한 것이 특징입니다.

지하 1층에서 3층까지 일반인에게 개방하고 있어 용산역 일대 문화공간으로 주목받고 있어요. 미술관, 태평양 아카이브 등을 둘러보고 식사와 차를 곁들일 수 있어 데이트 장소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아모레퍼시픽 신사옥 뒤쪽으로 이어진 용리단길

아모레퍼시픽 신사옥 뒤쪽으로 이어진 용리단길

개성 있는 식당과 카페 등이 들어선 길을 ‘○리단길’이라고 하죠. 신용산역과 삼각지역 사이. 한강로 2가 골목길에 용리단길이 있습니다.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이 들어서고, 1~2년 전부터 아기자기한 카페와 식당이 하나둘씩 오픈했습니다.

주말이면 SNS를 보고 찾아온 사람들로 줄을 서는 맛집까지 있을 정도입니다. 오래된 주택가를 거닐며 트랜디한 공간을 구경하는 것도 재미입니다.

열 분의 순교자가 묻혔던 곳 왜고개 성지 국군중앙주교좌성당

열 분의 순교자가 묻혔던 곳 왜고개 성지 국군중앙주교좌성당

용산우체국을 왼쪽 도로(한강대로 40길)를 따라 쭉 걸어가면 왜고개성지가 나옵니다. 이곳은 병인박해 때 새남터에서 순교한 일곱 분의 순교자를 포함해 총 10분의 순교자들이 묻혔던 곳이에요. 순교성인들이 쉬어간 자리로서 의의가 있습니다. 현재는 국군중앙성당으로 군인 사목의 중심지가 되고 있어요.

오랜 역사를 간직한 삼각지 화랑거리

오랜 역사를 간직한 삼각지 화랑거리

신용산역에서 삼각지역으로 가는 길 화랑거리가 있습니다. 1960~70년대 전성기였다가 지금은 그 명맥을 잇는 수 십개의 화랑과 액자 가게만이 남았습니다. 박수근, 이중섭 등 우리가 잘 아는 화가들도 이곳을 거쳐 갔습니다.

화랑골목을 지나면 대구탕 골목이 나옵니다. 1980년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대구탕 식당 여러 곳이 모여 있어요. 삼각지 주변에는 육군본부 등이 있어 군인이 많았는데요. 그들이 대구탕 식당의 주요 단골이었습니다. 얼큰하게 끓여내는 대구탕 냄새가 풍겨옵니다.

2018년 8월 평택기지 이전 후, 폐쇄된 용산 미군 ‘캠프 킴(Camp Kim)’ 부지 USO(주한미군 미군위문협회) 건물이 지난해 11월. 용산공원 갤러리로 오픈했습니다.

1908년에 지어져 일본군 사무소로, 6·25전쟁 이후에는 USO에서 사용했던 건물입니다. 서울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용산공원 갤러리에서는 용산기지 역할과 서울의 발전상을 보여주는 사진, 지도 등의 자료를 전시합니다.

고속열차를 이용하러 용산역을 꽤 자주 이용했는데 용산역 주변으로 이렇게 많은 역사현장이 살아 숨 쉬고 있는지 처음 알았습니다. 멈추면 많은 것이 보이는 용산역 일대. 한 번쯤은 시간을 내어 천천히 산책해 보세요.

해설사와 함께 하는 용산기지 주변 워킹투어(용리단산책) 신청 ☞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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