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떠나 봄! 서울역 주변 근·현대 건축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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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sit1,310 Date2019.04.11 14:39

진달래가 활짝 핀 서울로 7017

진달래가 활짝 핀 서울로 7017

호호의 유쾌한 여행 (135) 서울역 주변 근·현대 건축기행

걷기 좋은 4월입니다. 서울역 주변을 구석구석을 거닐며 골목을 탐방해 보기로 했습니다. 서울로 7017을 중심으로 곳곳에 숨어있는 개화기의 흔적을 찾아보았습니다.

1900년대를 기점으로 서양 문물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서울은 건축, 문화 등 다방면에 걸쳐 큰 변화를 맞이했습니다. 서울역과 충정로 일대에는 개화기 이후에 지어진 건축물이 산재해 있습니다. 길을 걷다보면 100년 사이 도시 변화를 실감할 수 있는데요. 골목마다 품고 있는 다양한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볼까요?

1905년에 지어진 양정의숙. 현재는 손기정 기념관

1905년에 지어진 양정의숙. 현재는 손기정 기념관

서울로 7017에서 만리재 방향으로 걸어가면 한라비발디아파트가 나옵니다. 아파트 안쪽 언덕길을 따라 올라가면 손기정 기념관이 보입니다.

현재 손기정 기념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건물은 1905년 양정의숙으로부터 시작되었어요. 법률가를 양성했던 학교였지요. 1913년 일제에 의해 양정고등보통학교로 개편되었고, 1988년 목동에 학교를 신축하면서 건물이 남겨졌습니다.

현재 이곳은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손기정 선수의 기념관으로 운영합니다. 일제강점기, 세계무대에서 우리 민족의 긍지를 높여준 손기정 선수의 뜻을 기리는 공간입니다.

그런데 왜 손기정 기념관이 이곳에 있냐고요? 손기정 선수는 양정고등학교 21회 졸업생이었거든요.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성당인 약현성당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성당인 약현성당

손기정 기념관에서 경기여자상업고등학교를 지나 골목길로 들어가면 약현성당이 나옵니다. 약현성당은 1893년 지어진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성당입니다. 1898년에 지어진 명동성당보다 앞서 지어졌죠.

천주교 박해 당시 서소문 밖 네거리에서 희생된 신자들을 기리기 위해 처형지가 잘 보이는 언덕에 성당을 지었어요. 1988년 화재로 인해 재건되었으며 벽돌로 지어진 근대식 건축양식이 특징입니다. 도심 속 평화롭게 자리 잡고 있는 성당을 한 바퀴 둘러보니 어느새 마음이 편안해 집니다.

1970년에 지어진 한국최초 주상복합 아파트 성요셉 아파트

1970년에 지어진 한국최초 주상복합 아파트 성요셉 아파트

약현성당 앞쪽에 길게 늘어선 건물이 눈길을 끌어요. 이 건물은 1970년에 지어진 한국 최초의 주상복합 아파트, 성요셉 아파트입니다. 약현성당 신자를 위해 지어졌으며 아직도 성직자가 살고 있습니다.

아파트 건물은 경사진 지형에 휘어진 길을 따라 비스듬하게 지어졌습니다. 언덕에 자리 잡고 있어 층수가 제각각인데요. 낮은 지대는 6층, 높은 지대는 3층으로 지어졌어요. 건물마다 층이 다른 것이 특징입니다.

1층에는 떡집, 미용실, 식당 등 상업시설이 영업 중입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미로처럼 이어진 구조도 특이합니다.

1900년대 초에 지어진 충정각

1900년대 초에 지어진 충정각

성요셉아파트 주변으로 좁은 골목길이 미로처럼 이어집니다. 곳곳에 ‘철거’라고 써놓은 오래된 집들이 보입니다. 달동네를 방불케 하는 모습입니다.

5호선 충정로역 9번 출구를 향해 가는 길, 110년 세월을 간직하고 있는 건물 한 채가 숨어 있습니다. 마치 영화 속에 나오는 비밀의 집 같아 보이는데요.

이 집의 정체는 1900년대 초에 지어진 서양식 주택입니다. 현재는 식당으로 이용되고 있어요. 서북쪽 측면에 9각형 터릿(첨탑)을 세우고 벽을 따라 지붕을 얹었습니다. 20세기 초반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유행하던 건축 스타일입니다.

캐나다 건축가 헨리 볼드 고든(Henry Bauld Gordon 1855~1951)이 설계해 1901~1903년 완공한 것으로 추정합니다. 최초 건물주는 한성전기 기사장으로 근무한 미국인 맥렐란(R. A. McLellan)으로 전해지고요. 1930년대 한 때 일본인 다카마쓰가 별채 일부를 증축한 것 말고는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1930년대 지어진 충정아파트

1930년대 지어진 충정아파트

5호선 충정로역 9번 출구를 지나면 연두색 건물이 보입니다. 이 아파트는 1930년대 지어져 일본인들을 대상으로 임대했습니다. ‘도요타’라는 일본인 건축가가 설계해서 ‘도요타아파트’로도 불렀습니다.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4층 콘크리트 건물입니다.

서울역-충정로 일대에 이렇게 오랜 세월을 품은 건물이 남아있는지 몰랐습니다. 골목을 거닐수록 세월을 거스르는 느낌이었어요.

TIP. 서울도보관광은 서울의 주요 관광명소를 서울문화관광해설사의 전문적인 해설을 들으며 도보로 탐방하는 관광 프로그램입니다. 다양한 도보여행 코스를 살펴볼 수 있으며 서울도보관광 홈페이지를 통해 도보관광 프로그램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 여행스토리 호호 : 여행으로 더 즐거운 세상을 꿈꾸는 창작자들의 모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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