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산 자락에 살포시 자리한 한옥 '간송 옛집'

시민기자 고경연

발행일 2019.03.20. 15:37

수정일 2019.03.20. 17:08

조회 3,148

도봉구 방학동에 위치한 간송 전형필 선생의 옛집

도봉구 방학동에 위치한 간송 전형필 선생의 옛집

“문화의 힘을 통해 우리 조선은 꼭 독립되네.” 독립운동가이자 서화가였던 위창 오세창이 남긴 이 말을 젊은 청년이었던 전형필(全鎣弼)은 가슴 속에 평생 간직하게 된다.

57세의 나이로 서거하기까지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대한민국의 문화재 보호에 힘썼던 한 남자. 우리가 영원히 기억해야 할 ‘민족문화유산의 수호자’ 간송 전형필의 자취가 남아 있는 곳. 바로 도봉구 방학동에 위치한 전형필 가옥, ‘간송 옛집’이다.

간송의 얼과 혼을 영원히 기억하기 위해 그가 생활하던 가옥을 2015년 도봉구와 간송미술문화재단에서 복원 후 개관했다.

간송이 해외로부터 되찾거나 지켜낸 문화재들이 액자에 사진으로 소개되어 있다

간송이 해외로부터 되찾거나 지켜낸 문화재들이 액자에 사진으로 소개되어 있다

전형필 가옥으로 올라가는 길목에는 간송이 해외로부터 되찾거나 지켜낸 여러 문화재들이 액자에 사진으로 소개되어 있다. 훈민정음 해례본을 비롯한 회화, 금속공예, 불교조각 등 모두 우리 민족의 소중한 혼이 담겨 있는 국보급 문화재들로 그 값어치는 감히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전형필 선생은 상속받은 재산 모두를 일제강점기 시절 해외로 유출되거나 훼손될 위기에 놓인 문화재들을 직접 구입하고 보존하는 데 사용했다. 1,000원으로 집 한 채를 살 수 있었던 당시, 2만 원으로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도자기를 구입했다는 간송의 일화는 유명하다.

아담하면서도 고즈넉한 가옥 전경

아담하면서도 고즈넉한 가옥 전경

옥정연재(玉井研齋)라고 쓰인 현판

옥정연재(玉井研齋)라고 쓰인 현판

가옥에 들어서니 고즈넉한 분위기가 한껏 느껴졌다. ‘우물에서 퍼올린 구슬 같은 맑은 물로 먹을 갈아서 글씨를 쓰는 집’이란 뜻을 지닌 옥정연재(玉井研齋)라고 쓰인 현판도 눈에 들어왔다.

가옥 옆에는 전형필 묘역이 있다

가옥 옆에는 전형필 묘역이 있다

2012년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된 전형필 가옥은 100여년의 역사를 지닌 전통한옥으로, 본채와 협문, 담장, 화장실로 구성돼 있고 지붕은 단층 홑처마 팔작지붕의 건축양식을 띄고 있다. 가옥 옆에는 전형필 선생님과 부친의 묘역이 있어 더욱 경건한 마음이 든다.

도봉구에 위치한 ‘간송 옛집’은 다른 전통 가옥들에 비해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은 편이지만 소중한 역사의 가치는 물론 우리나라 문화재 보존을 위해 전 생애를 걸었던 한 영웅의 흔적이 남아 있는 감사하고 아름다운 공간이기도 하다. 그러니 꼭 방문하여 느껴보자. 불어오는 봄바람에 담긴, 간송 전형필 선생의 숭고하고 존경스러운 삶을.

■ 전형필 가옥 '간송 옛집'
○주소 : 도봉구 시루봉로 149-18(방학동)
○개방시간 : 09:00~18:00
○휴무일 :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추석 연휴
*4호선 쌍문역에서 07번 마을버스를 이용하면 방문하기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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