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도서관 20년 역사 한눈에 볼 수 있는 기회
발행일 2019.02.01. 17:26
집 가까이에 작은 도서관이 늘어나고 있다. 덕분에 책 읽기에도 좋고, 각종 문화행사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기도 좋다. 관악구만 해도 구에서 운영하는 도서관이 43개나 된다. 작은 도서관 운동 덕이다. 책을 읽고 싶으면 평상복 차림으로 자연스럽게 도서관을 찾으면 된다.
이처럼 편안하게 도서관 문턱을 넘을 수 있게 된 데는, 지역에 책이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의 노력이 있음을 간과해선 안 된다.
(사)어린이와 작은도서관협회는 지난 20년 간 작은도서관들이 걸어온 추억의 기록과 사진과 물건들을 한 자리에 모아 ‘작은도서관, 잇다’ 전시회를 열었다. 서울도서관 1층 기획전시실에 가면 작은 도서관이 걸어온 길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입구에 들어서니 ‘‘여기에 앉으면 책을 읽어주어야 한대요’’라고 쓰인 의자가 보였다. ‘책놀이터 도서관’을 대표하는 의자로, 남녀노소 누구나 이 의자에 앉으면 책을 읽어주어야 한다. 15년 동안이나 현장에서 책읽기 전통을 이어온 의자가 전시장 가장 가운데서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전시물들을 보면, 아이들이 도서관에 머물면서 책과 가까워지게 하기 위한 재미난 활동들이 많다. 방학을 맞아 부모 손을 잡고 전시회를 찾은 어린이들은 <꼬부랑 할머니>의 원화를 그대로 그린 빅북이나 <책먹는 여우>가 그려진 걸상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그 자리에 앉아서 <고 녀석 맛있겠다> 책에 빠져들 수 있으니 최고의 전시회다.
‘김해 팔판작은도서관’의 주부 4명이 한 땀 한 땀 수를 놓아 1년에 걸쳐 제작한 큰 책과 ‘제주 설문대어린이도서관’이 내놓은 제주의 자연을 담은 작품 등 자신들의 노력으로 동네에 개성 있는 공간을 만든 작은 도서관 스토리가 풍성했다.
한 쪽에선 다큐멘터리 ‘함께 읽을래?’가 상영되고 다른 쪽 벽면엔 노오란 거미줄에 ‘생글도서관’ 후원자 명단이 빼곡이 보였다. 작은 도서관이 한 사람의 선의나 기부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많은 시민들의 관심과 정성이 모여 이루어진 것임을 보여주고 있었다.
각각의 작은 도서관 활동상도 흥미로웠지만 작은 도서관이 지금까지 걸어온 길도 관심을 끌었다. 1995년 지방자치제가 실시되면서 지역에서 작은 도서관이 하나 둘씩 생기기 시작했다. 지금은 전국적으로 6,000여 개에 이른다고 한다.
우리 동네 ‘난곡 새숲작은도서관’은 20년 전 ‘난곡주민도서실’이란 이름으로 시작됐다. 우리나라 작은도서관의 시발점이라고 한다. (사)어린이와 작은도서관협회 박소희 이사장의 설명을 들으며 살펴보니 그냥 볼 땐 평범해 보이던 전시회가 작은도서관의 역사를 품고 있어 예사롭게 보이지 않았다.
‘작은도서관, 잇다’ 전시는 2월 10일까지 서울도서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진행된다. 누구나 자유롭게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일반인은 물론 책을 사랑하고 작은 도서관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꼭 와서 보라고 강추하고 싶은 전시다. 우리 동네 작은도서관 20년 아카이브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니 말이다.
■ 작은도서관, 잇다 ○ 일정 : 2019년 1월 22일 ~ 2월 10일 09:00 ~ 18:00 (매주 월요일, 설연휴 2월 4~6일 휴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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