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스트레스 날려줄 국내여행, 어디가 좋을까?

여행스토리 호호

발행일 2019.01.31. 09:46

수정일 2019.01.31. 19:00

조회 2,554

평창 월정사 전나무숲길은 겨울에 찾기 좋은 곳이다. 눈이라도 오면 더 멋지겠지만 겨울 해가 길게 내려앉은 오후도 좋다.

평창 월정사 전나무숲길은 겨울에 찾기 좋은 곳이다. 눈이라도 오면 더 멋지겠지만 겨울 해가 길게 내려앉은 오후도 좋다.

호호의 유쾌한 여행 (125) 평창 월정사 전나무숲길

평창으로 겨울여행을 떠났습니다.

작년 이맘 때 겨울 올림픽으로 뜨거웠던 곳입니다. 서울에서 조금 멀게 느껴졌던 이곳은 올림픽을 계기로 더욱 가까워졌습니다. 청량리역에서 KTX만 타면 1시간30분이면 평창역 또는 진부역에 닿아 평창을 여행할 수 있습니다.

주차장에서 금강교를 사이에 두고 일주문까지 순환하는 코스가 가장 대중적인 전나무숲길이다. 2km 남짓한 짧은 코스라 누구든 부담없이 걸을 수 있다.

주차장에서 금강교를 사이에 두고 일주문까지 순환하는 코스가 가장 대중적인 전나무숲길이다. 2km 남짓한 짧은 코스라 누구든 부담없이 걸을 수 있다.

평창의 겨울은 스키나 스노보드 등 겨울 레포츠를 누구나 먼저 떠올립니다. 겨울 스포츠를 즐기는 이들에게 평창만큼 좋은 곳은 또 없을 겁니다. 그런데 스키나 겨울 스포츠를 즐길 줄 모르는 이들에게 평창의 겨울은 어떨까요? 다른 계절이야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여행지이지만 겨울의 평창은 조금 낯설게 느껴집니다. 너무 춥지는 않을까, 산과 들판이 너무 헛헛하지는 않을까 걱정도 됩니다.

약 1,800그루의 전나무가 일주문과 월정사 사이에 있다.

약 1,800그루의 전나무가 일주문과 월정사 사이에 있다.

막상 가본 겨울의 평창, 평창은 평창이었습니다. 겨울의 한가운데 겨울을 느끼기에 제격이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곳은 오대산 월정사 전나무숲길이었습니다. 사실 큰 기대 없이 갔습니다. 일행들이 한나절 스키를 즐겼고 스키 이후엔 어디를 가볼까 하다가 가볍게 산책이나 하자고 찾아갔습니다. 그러다 키 큰 전나무 숲 사이로 비집고 들어온 긴 겨울 햇살에 그만 마음이 빼앗겼습니다. 오대산 월정사 전나무숲길은 겨울에 소개하고픈 평창 최고의 명소가 되었습니다.

오대천을 사이에 두고 약 2km를 순환하여 걷는다

오대천을 사이에 두고 약 2km를 순환하여 걷는다

사시사철 푸른 전나무숲이니 언제 걸어도 좋겠지만 겨울에는 겨울만의 정취가 넘칩니다. 월정사 주차장에서 금강교를 사이에 두고 바로 건너가서 왼쪽 낮은 언덕을 오르면 바로 월정사가 나옵니다. 전나무숲길은 월정사 반대편 오대천을 둘러싼 사잇길입니다.

오대천 계곡을 사이에 두고 일주문까지 순환하는 약 2km에 이르는 트레킹 길이 일명 전나무숲길입니다. 오대산 월정사 일주문 안에 위치하고 있으니 전나무숲길 또한 절의 일부입니다. 주차장이 안쪽으로 들어오기 전까지는 절 방문자들은 분명 저 일주문에서부터 전나무숲을 통과하여 월정사 절에 이르렀을 것입니다.

월정사 템플스테이 수도자들이 전나무숲길을 묵언수행하고 있다.

월정사 템플스테이 수도자들이 전나무숲길을 묵언수행하고 있다.

천년도 넘는 길에 평균 수령 80년에 이르는 전나무 1800그루가 양쪽으로 빼곡히 들어서 있습니다. 이곳은 부안 내소사, 남양주 광릉수목원과 더불어 한국의 3대 전나무 숲 중의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차가운 겨울 숲이 뿜어내는 피톤치드는 가슴 속까지 깨끗해지는 느낌이 들 정도로 청명합니다. 꽁꽁 얼어버린 계곡 사이 흐르는 물소리마저 겨울이라 더욱 경쾌합니다. 조금 걸으니 공기는 차갑지만 몸은 금세 훈훈해집니다.

전나무숲에서 가장 월령이 오래된 할아버지 전나무. 2006년 쓰러지기까지 이 나무의 수령은 600년에 이른다.

전나무숲에서 가장 월령이 오래된 할아버지 전나무. 2006년 쓰러지기까지 이 나무의 수령은 600년에 이른다.

천천히 걸어도 30-40여분, 경사도 거의 없는 길이기에 걷는 부담도 없습니다. 눈이라도 소복이 내렸더라면 더욱 겨울 정취가 넘쳤겠지만 해가 쨍쨍하게 맑아도 좋습니다. 울창한 산봉우리 사이로 일찍 지는 겨울 해는 전나무 사이로 길고 긴 여운을 남기며 또 다른 풍경을 만듭니다. 길을 걷는 누구라도 가장 아름다울 시간입니다.

이 지방 토속신을 모신 성황각

이 지방 토속신을 모신 성황각

해탈교를 지나 일주문 안으로 돌아 성황각을 지납니다. 가장 나이 많은 전나무인 할아버지 전나무도 눈여겨봅니다. 짧은 코스지만 천년사찰 월정사이니 이 길은 얼마나 많은 사연을 지니고 있을까요? 평일 오후지만 평창 올림픽과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로 알려진 덕분인지 외국인여행자들도 제법 많습니다.

신라 선덕여왕 12년 자장율사에 의해 창건된 월정사는 오랜 역사만큼 많은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신라 선덕여왕 12년 자장율사에 의해 창건된 월정사는 오랜 역사만큼 많은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한 바퀴 전나무 숲을 순환하고 월정사로 향합니다. 월정사는 신라 선덕여왕 12년(643년) 자장율사에 의해 창건된 절입니다. 월정사 8각9층석탑, 석조 보살좌상, 상원사동종 등 많은 문화재와 조선왕조실록 등 귀중한 서적을 보관하던 오대산 사고가 있습니다. 절 입구에는 전통찻집도 있으니 따뜻한 차 한 잔으로 피로와 추위도 녹일 수 있습니다.

오대산에는 월정사 외에도 상원사가 있으며 두 절 사이를 잇는 선재길이 대표 트레킹 코스로 꼽힌다.

오대산에는 월정사 외에도 상원사가 있으며 두 절 사이를 잇는 선재길이 대표 트레킹 코스로 꼽힌다.

전나무숲길이 짧아서 아쉽다면 월정사에서 상원사에 이르는 약 9km의 선재길에 도전해도 좋습니다. 이 길은 오대산 트레킹 코스 중 난이도가 가장 낮은 길로 따로 버스가 다니지 않던 옛날에는 이 숲길을 통해 스님들과 불자들이 월정사와 상원사를 오갔다고 합니다. 거의 평지로만 되어 있어 오늘날에도 많은 사랑을 받는 트레킹 코스입니다. 월정사 입구에는 산채 정식 등이 유명합니다. 강원도의 담백한 맛이 오랫동안 여운을 줍니다.

■ 여행정보
○ 가는법 : KTX경강선을 이용할 경우 진부역에서 하차한다. 월정사는 진부버스터미널에서 약 1시간 간격으로 운행하는 버스를 이용해서 갈 수 있다. 다른 명소와 연계하고 싶다면 평창군에서 운영하는 시티투어를 이용한다. 용평리조트 발왕산전망대, 눈꽃축제장, 대관령목장 등을 시기에 맞춰 연계하여 운영한다.
○ 월정사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오대산로 374-8
입장료 : 성인 3,000원 (주차요금별도)
연락처 : 033-339-6800
○ 기타 : 2월 7일부터 22일까지는 대관령눈꽃축제가 횡계에서 열린다

* 여행스토리 호호 : 여행으로 더 즐거운 세상을 꿈꾸는 창작자들의 모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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