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가 함께 걷는 힐링 숲길 ‘개화산 둘레길’

시민기자 최용수

Visit1,228 Date2019.01.30 15:14

아라뱃길전망대에서 조망하는 시민들

아라뱃길 전망대에서 조망하는 시민들

‘휴식을 취하거나 건강을 위해서 천천히 걷는 일’ 사전이 설명해주는 ‘산책(散策)’의 의미이다. 바쁜 도심 생활에서 산책은 삶의 활력을 준다. 혼자도 좋고, 여럿이 걸어도 좋다. 걷다 보면 혼잡한 생각이 정리되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채워진다.

개화산둘레길을 소개하는 안내판

개화산둘레길을 소개하는 안내판

지난 주말,  서울시가 전망이 좋은 길로 선정한 ‘개화산둘레길’을 찾았다. 지하철 5호선 개화산역 2번 출구 앞 횡단보도를 건너 왼쪽 골목을 따라가니 ‘개화산둘레길’ 입간판이 나타났다. 두터운 낙엽과 코코매트가 깔린 폭신한 둘레길, 오늘은 시계방향으로 걷기로 했다. 몇 분이나 걸었을까, 첫 번째 조망소인 ‘하늘길전망대’를 만났다. 추운 날씨에도 사람들로 북적였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니 김포공항 활주로가 손에 잡힐 듯 가까웠다. 뜨고 내리는 비행기가 여기가 하늘길전망대임을 알려주고 있었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탁 트인 전망에 가슴까지 시원해진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탁 트인 전망에 가슴까지 시원해진다.

전망대에서 계곡길을 따라 내려오니 ‘호국공원’이 나타났다. ‘골짜기에 웬 호국공원?’ 개화산은 6.25 전쟁 당시 격전지였다고 한다. 탄약과 식량보급이 끊긴 악조건 상황에서 김포공항과 서울을 지키기 위해 최후의 1인까지 싸우다 산화한 1,100여 명 국군용사들이 잠들어 있는 곳이었다. 잠시 옷깃을 여미고 위령비 앞에서 영령들의 명복을 빌었다.

개화산둘레길을 걷다 만난 호국공원

개화산둘레길을 걷다 만난 호국공원

호국공원 곁에는 고려 말 창건된 ‘미타사’가 있다. 유일하게 남아있는 미륵불 입상,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소박한 모습은 미륵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미타사를 뒤로하고 능선을 오르면 ‘신선바위’가 있다. 마주보는 바위가 짝을 이루니 신선이 오갈 수 있게 길을 열어주는 형상이다. 매년 음력 10월 초하루가 되면 산신을 모시는 ‘오방산신제’가 이곳에서 펼쳐진다.

고려 말 창건된 ‘미타사’

고려 말 창건된 ‘미타사’

신선바위부터 나무데크 산책로가 이어진다

신선바위부터 나무데크 산책로가 이어진다

신선바위부터 나무데크 산책로가 900여 미터 이어진다. 울창한 소나무 숲 사이로 이어진 산책로는 이 둘레길만의 특별함이다. 잠시 ‘숲속쉼터’에 앉아 커피를 마시니 이런 게 힐링이이구나 싶다.

데크길 끝자락에서 두 번째 조망소 ‘아라뱃길전망대’를 만났다. 김포 일대는 물론이고 한강 건너 일산신도시까지 한 눈에 들어온다. 한강과 인천 앞바다를 연결하는 아라뱃길을 조망할 수 있는 조망소는 여기가 유일할 것 같다.

개화산 봉수대

개화산 봉수대

2km 정도 걸었을까, 경사진 흙길을 따라 오르니 봉수대가 나타났다. 신증동국여지승람(제10권)에는 “개화산봉수대는 동쪽으로는 남산제5봉과 응하고, 서쪽으로는 김포현 북성산과 응한다“라는 기록이 있다. 남해안에 왜구가 침략하면 순천, 서해안, 강화, 개화산 봉수대를 거쳐 남산으로 전달한다. 병조에서는 매일 새벽 승정원을 통해 임금에게 보고하였다. 봉수대의 이런 역사적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2013년 강서구는 높이 2m, 둘레 4m의 모형을 만들고, 인근에 쉼터 봉화정을 설치했다. 서울을 지키는 데 개화산의 전략적 중요성을 엿볼 수 있는 봉수대였다.

봉수대 아래쪽 해맞이 광장에는 서울시가 우수조망명소로 선정한 ‘개화산전망대’가 있다. 굽이 흐르는 한강과 올림픽 도로, 방화대교, 마곡철교, 행주산성, 북한산, 월드컵 공원, 서울N타워가 파노라마처럼 펼쳐 보인다. 매년 해맞이행사 장소로도 이름난 곳이다.

약사여래를 주불로 모시는 약사사의 삼층석탑

약사여래를 주불로 모시는 약사사의 삼층석탑

전망대 옆길을 따라 내려오면 고려 후기에 창건된 ‘약사사’가 나온다. 약사여래를 주불로 모시고 있고, 도량 중앙에는 삼층석탑(서울시 유형문화재 제39호)과 석불(서울시 유형문화재 제40호)이 모셔져 있다. 겸재 정선이 경교명승첩에서 진경산수화로 자세히 묘사할 만큼 개화산 약사사의 풍경은 뛰어나다. 불자가 아닌데도 깨우침을 얻어갈 것 같은 천년고찰이다.

약사사를 나와 풍산심씨 사당을 지나면 다시 시작점으로 연결된다. 문화와 유적으로 속이 꽉 찬 개화산둘레길, 전망대 3곳에서 조망까지 즐기려면 온전히 반나절은 양보해야 할 것 같다.

■ 개화산둘레길
○전체 거리 : 약 5km(개화산둘레길 3.35km, 지하철역에서부터 왕복이동거리 1.64km)
○소요시간 : 약 3~4시간
○난이도 : 초중급
○교통 : 지하철 5호선 개화산역
(2번 출구에서 횡단보도 건너 개화초등학교 옆 골목으로 개화산둘레길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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