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보기와 맛집탐방을 한번에! 길음시장 나들이

시민기자 박은영 시민기자 박은영

Visit951 Date2019.01.30 15:16

성북구 동서문로에 위치한, 60년 전통의 길음시장

성북구 동서문로에 위치한, 60년 전통의 길음시장

엄마 손을 꼭 잡고 시장에 따라가 본 사람은 안다. 장을 보고 돌아가는 길에 엄마가 사준 호떡의 그 쫄깃한 달달함을 말이다. 주부가 된 나에게 전통시장은 여전히 활력 넘치는 삶이 흐르는 장소다. 발길을 멈추게 하는 먹거리와 푸근한 인심이 허락하는 공간. 그 공간을 통해 시장의 추억을 떠올려 본다. 우리 동네에 위치한 ‘길음시장’, 그 매력적인 곳에서 말이다.

60년의 전통을 지닌 길음시장은 4호선 길음역 2번 출구로 나와 도보로 7분 남짓의 거리에 있다. 유동인구 밀집지역인 미아사거리와 더불어 서울시 뉴타운 사업으로 조성된 길음뉴타운 지역이다. 이제는 아파트 밀집지역이 된 장소에서 명맥을 이어가는 길음시장은 2016년 골목형시장 사업으로 현대화 작업이 진행됐다. 천장을 만들고, 주차장과 화장실을 갖추었으며 추가된 부스와 함께 청년 상인이 운영하는 가게를 마련하며 새로운 도약을 시작했다.

길음시장 초입에서 보이는 시장의 모습

길음시장 초입에서 보이는 시장의 모습

길음시장의 초입에 보이는 것은 구두 가게와 즉석 손두부 가게다. ‘한 접시에 만원’이라는 팻말을 써 붙인 횟집에서는 준비한 회가 팔리는 대로 즉석에서 회를 떠 내놓고 있었다.

1팩에 5,000원하는 닭강정 가게와 큰 시장하면 빠지지 않는 이불집과 한복집, 남성복 가게도 자리하고 있다. 대형 문방구와 옷 수선 가게를 지나 조금 더 들어가면 3팩에 5,000원으로 다양한 반찬을 구입할 수 있는 반찬 가게와 입구부터 사람들로 북적이는 대형마트도 있다.

다양한 반찬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반찬가게(좌), 시장 내 자리한 할인마트(우)

다양한 반찬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반찬 가게(좌), 시장 내 자리한 할인마트(우)

대형마트까지 갖추고 있어 전통시장에서 마트 제품까지 한꺼번에 구입할 수 있다는 사실은 길음시장의 큰 장점이다. 입구부터 붐비는 마트 내부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선물상자 등을 구입하며 명절 준비를 하고 있었다. 드넓은 매장엔 정말 많은 물건들이 가득했으며, 그 가격도 저렴했다.

골목을 지나 시장 내부의 실내 가게로 들어가면 청년 상인이 운영하는 상점도 있다. 디퓨저 가게, 앙금 떡 케이크와 같은 트렌디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었고,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공간을 한 곳에서 접할 수 있었다.

40년 전통의 길음순대마을

40년 전통의 길음순대마을

40년 전통의 ‘길음순대마을’은 길음시장의 최고 인기 메뉴다. 먼 곳에서 찾아오는 사람이 있을 만큼 저렴하고 맛있기로 꽤 유명하다. 한동안 이곳을 찾아 순댓국을 먹었던 기억이 있지만, 지금은 그때와는 다른 현대식 모습으로 자리하고 있었다.

정갈한 기와지붕 위로 보이는 길음순대마을의 간판, 그 인상적인 안으로 들어서니 보기보다 넓고, 보기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순대국밥 전문점으로 여러 매스컴을 탄 듯한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 순대국밥을 주문했다.

단돈 4천원에 즐기는 순대국밥

단돈 4천원에 즐기는 순대국밥

국밥이 그러하듯 푸짐한 들깨가루와 부추를 들추니 속에 밥이 있었다. 함께 나온 김치와 고추, 양파는 입맛에 맞아 더 달라고 할 정도였다. 국물은 진했고, 따로 간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짜거나 싱겁지 않았다. 순댓국의 정석과 같은 이러한 맛을 단돈 4,000원에 즐길 수 있다니 고마운 일이었다. 이 맛이 그리워 먼 곳에서도 온다는 사람들의 마음을 알 수 있었다.

순대마을이라 해서 선짓국이나 머리고기나 순댓국만을 파는 것은 아니다. 잔치국수나 쫄면, 냉면이나 갖가지 전도 판매하고 있으니, 누구나 부담 없이 와서 골라 먹으면 된다. 순댓국에 술을 한잔하고, 시장 내부에 있는 노래방과 사우나에 들러도 좋고, 같은 건물에 있는 볼링장에 들어가 한 게임 해도 좋을 것 같았다. 참고로 길음순대마을의 쉬는 날은 매월 둘째·넷째 월요일이다.

길음시장에선 청년 상인들이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주민자치센터 강좌를 개설하기도 했다. 창업과 취업에 관심 있는 청년뿐 아니라 취미생활을 즐기고 싶은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다. 이렇듯 60년 전통의 길음시장은 구식과 신식, 기성세대와 청년들이 어우러질 수 있는 장을 마련하며 노력하고 있었다.

시장 골목으로 빠져나오면 동네의 단골 포장마차가 즐비한 곳을 만날 수 있다. 옆 테이블의 대화가 들리는, 그 소박하고 작은 파란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잔을 채우면 더 이상 불행한 일 따위는 없어지는 마법의 장소다. 시장의 어귀 한쪽에 위치한 길음시장의 포장마차는 그래서 더없이 매력적이다.

전통시장에선 온누리상품권으로 계산해도 편하다

전통시장에선 온누리상품권으로 계산해도 편하다

한편 성북구는 설 명절을 맞아 특별한 행사를 진행한다. ‘2019년 설맞이 전통시장 행사’가 그것. 돈암시장(24일)을 시작으로 정릉시장(26일), 정릉아리랑시장(31일), 돌곶이시장(31일) 장위전통시장(2월1일), 길음시장(2월1일)에서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제수용품 할인 행사와 경품행사, 떡메치기, 윷놀이, 제기차기 등 시민참여 이벤트와 각종 공연들이 진행된다. 또한, 상점별로 저렴하고 품질 좋은 제수용품을 5~20% 할인 판매해 서민들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길음시장은 그랬다. 제철음식과 농산물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으며, 싸고 맛있는 순대국밥으로 든든하게 배를 채우거나, 마음 맞는 사람과 함께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그런 장소다. 다른 유명 전통시장이 관광지로 명성을 얻는다면, 그보다 지역주민의 이용이 많아 진짜 시장 느낌이 났다. 동네 이웃과 같아 정감 있는 소통이 가능한 그런 장소 말이다.

서민경제는 여전히 허리를 바짝 조여야 하지만, 이번 설맞이 행사를 통해 전통시장에서 양질의 제품을 저렴하게 구매했으면 좋겠다. 청년은 도전하고, 상인은 성공하고, 주민은 즐기는 전통시장으로 거듭나기 위해 길음시장의 하루는 오늘도 바쁘게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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