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든 청년들이 쪽방촌에 모인 이유는?
발행일 2018.12.26. 14:49
꽃을 든 청년들이 붉은색 포인세티아 꽃화분으로 장식된 서울시도심권50플러스센터에 모였다. 이들은 서울시에서 청년들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화훼산업 활성화를 위해 추진했던 ‘도시청년 이동식 플라워마켓’의 주인공들이다.
지역주도형 청년 일자리 사업의 일환으로 선정된 ‘도시청년 이동식 플라워마켓 창업지원사업’은 행정안전부 공모사업으로, 20명의 청년 10팀이 선발되었다. 이들은 서울시에 거주하는 만 18세~39세의 미취업 청년들로 서류와 면접심사를 거쳐 선정되었다.
최종 선발자들에게는 이동식 플라워트럭 1대와 차량 운영비 및 창업운영비를 지원해준다. 이들은 플라워트럭을 이용해 인테리어 식물과 공기정화 식물, 꽃 화분, 생화를 싣고 이동하며 판매하게 된다.
서울시농업기술센터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화훼사업센터)는 업무협약을 통해 청년들에게 창업과 마케팅 교육을 진행했다. 지난 몇 달간 창업을 위해 열심히 준비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이들이 함께 모였다. 서울시 도심권50플러스센터에서 발대식과 취약계층에게 전하는 꽃나눔 행사가 열렸기 때문이다. 발대식에는 사업 참여 청년 및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농업기술센터 강대경 소장은 “창업을 원하는 청년들에게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침체된 화훼산업의 활성화에 기여하게 되어 기쁩니다. 여러분의 꿈을 펼치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서울시민들 역시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며 축하인사를 전했다.
발대식이 끝나고 도시청년 이동식 플라워마켓의 첫 시작은 화재취약지역인 쪽방촌에 거주하는 소외계층 50가구에 꽃다발과 꽃병소화기, 쌀과 고구마, 떡을 나눠주는 따뜻한 나눔행사로 출발했다.
꽃병소화기는 평상시에는 꽃병으로 사용하다가 화재가 발생했을 때 던져서 불을 끄는 용도로 만들어진 것으로, 초기 진화가 가능한 투척식 액체 소화용구다. 꽃병소화기는 깨지면서 소화액이 터져 나와 급속 냉각반응을 일으켜 산소를 차단해 불을 꺼주는 원리다.
삼성화재는 300개의 꽃병소화기를 협찬했고, 쪽방촌 상담소에서 필요한 가구를 선정해 배부가 이뤄졌다. 꽃을 든 도시청년들은 산타클로스 복장을 입고 직접 쪽방촌에 거주하는 어르신들의 가정을 찾아 전달했다.
좁은 골목길 쪽방촌은 겨울이 되면 더욱 더 온기가 필요한 곳이다. 연말 연시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관심과 애정이기에 이번 나눔행사는 그 의미가 크다. 꽃병소화기와 꽃다발을 받은 쪽방촌에 거주하는 어르신들은 모두 환하게 웃으며 고마움을 표했다. 청년들의 힘찬 창업의 출발이 나눔으로 인해 더욱 빛이 나는 순간이었다.
플라워트럭의 창업 청년 중에서 남매 팀으로 눈길을 끌었던 동생 김산 군과 누나 김한별 양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이들은 지나가다 우연히 본 이동식 플라워마켓 창업지원 문구를 보고 지원하게 되었다고 한다. 플로리스트였던 김한별 양의 꿈은 꽃트럭을 운영하는 것이었기에 고민없이 지원했고, 선정되었다.
어떻게 일할 계획인지에 대한 질문에 김한별 양은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구체적인 영업지 확보와 마케팅을 진행할 예정이에요. 창업을 한 열 팀 모두 꽃뿐만 아니라 다양한 아이템과 개성을 가진 분들이 많아 기대가 됩니다”고 언급했다. 바리스타인 김산 군은 누나와 함께 플라워트럭을 운영하며 꽃과 꽃차를 함께 판매할 예정이다. 김산 군은 “쪽방촌에 꽃병소화기를 나눠주는 행사를 진행하며 뿌듯했습니다. 쪽방촌 주민들 모두 따뜻하고 안전한 겨울을 보내시길 바랍니다”고 행사에 참여한 소감을 전했다.
이들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현재 운영되고 있는 ‘서울크리스마스마켓’에서 첫 장사를 시작했다. 플라워트럭은 졸업과 입학 시즌을 맞아 여러 곳에서 운영될 것이며 향후에는 서울밤도깨비야시장에서도 정기적으로 만날 수 있다. 청년의 취업과 화훼산업의 발전을 함께 도모할 수 있는 도시청년 이동식 플라워마켓이 청년 창업의 새로운 성공모델을 육성하고 꽃소비 촉진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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