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자 없는 '환자안심병원'은 어떤 모습일까?
발행일 2018.11.29. 16:51
서울시를 대표하는 공공병원인 ‘서울의료원’에는 국내외 상급종합병원들도 앞다퉈 배워가는 최고의 서비스가 있다고 하는데요, 바로 간병인이 따로 필요없는 ‘환자안심병동’ 시스템입니다. 시민기자단이 직접 현장에서 확인해본 ‘서울의료원’ 두 번째 이야기, 간호간병통합서비스의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았습니다. |
“아프신 어머니를 간병하기 위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었습니다”
서울 중랑구 신내동 서울의료원 92병동의 풍경은 여느 병원과 사뭇 달랐다. 병실에는 환자들이 조용히 누워 있고 늘 옆에 있어야 할 간병인이나 보호자는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복도에는 분주하게 오가는 간호사들만 있을 뿐이고, 휴게공간에도 쉬고 있는 환자들만 간간히 보였다. 환자마다 늘 곁에 상주해야만 했던 보호자나 간병인이 사라진 병원, 서울의료원 환자안심병동의 풍경이다.
간호사가 간호·간병 서비스를 24시간 전담하는 이 의료 서비스는 가히 혁신적이다. 간호사들은 주사, 기도관리(가래 배출), 단순 드레싱, 욕창관리, 개인위생, 식사보조, 운동시키기뿐만 아니라 환자 목욕과 양치질까지도 해준다. 병원비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하는 간병비가 환자나 보호자들에게 늘 부담스러웠기에, 환자에 대한 총체적 돌봄이 가능한 간호·간병 통합 시스템은 환자나 보호자 모두에게 가장 만족스러운 서비스이다.
2013년 1월 서울의료원은 서울시 산하 13개 병원 중 최초로 환자안심병원(간호·간병통합서비스) 운영을 실시했다. 시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환자안심병원은 간병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를 해소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간호사, 간호조무사, 사회복지사가 협업하여 환자를 돌보며, 심리상담, 경제상담까지도 제공하고 있는 안심병동엔 특별한 경우 외에는 간병인이나 보호자가 상주할 수 없다. 환자는 병원이 책임지고 돌봐주기에 보호자들은 각자의 일상에 충실할 수 있다.
서비스가 이쯤 되니 비용이 궁금해지는데, 환자 부담은 보험부담금 약 2만원 정도면 된다고 한다. 개인 간병인에게 지불하는 비용과 비교해 보면 한 달에 대략 200만 원 이상의 비용을 절약할 수 있어 환자와 보호자에겐 간병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간병인에서 간호사로 중심이 바뀐 환자안심병원은 궁극적으로 질 높은 간호 서비스를 구현해냈다. 간호사 1명이 환자 8명을 3교대로 관리하기 위해 간호사들의 유기적이고 체계적인 업무 매뉴얼이 중요했는데, 간호사들은 현장에서 경험한 다양한 상황들을 기반으로 혁신적인 매뉴얼을 만들어왔다.
그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우선 간호사들이 모여있는 메인 스테이션에서 거리가 먼 병실의 환자들을 잘 대응하기 위해 복도마다 간이 스테이션을 설치하였다. 환자는 손에 쥐어진 콜벨을 눌러 비상시 또는 필요할 때마다 호출할 수 있게 했고, 복도 천장엔 볼록거울을 설치해 잘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의 환자까지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장치들은 간병을 더 잘하기 위해 환자를 더 가까이에서 파악하고 치료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현실적으로 간호사 1명당 8명의 환자를 돌봐야 한다는 것은 녹녹한 일이 아니기에 간호사 한 명의 효율성을 높여 계획적 간호가 이뤄지게 했다. 이것은 개인별 맞춤 간호가 되어 증증환자들이 놀라울 정도로 많이 호전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특히 중증환자들이 모여 있는 병실에는 각 개인별 모니터가 있어 간호사와 연동되어 환자 상황을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투약이나 체혈, 수혈시 발생할 수 있는 의료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바코드가 부착된 환자팔찌로 정보를 인식하는 환자인식시스템도 운영하고 있다. 처방된 이외의 것은 어느 것도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사고를 기본적으로 예방할 수 있어 환자도 간호사도 모두 안심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간호·간병서비스를 실시한 이후 서울의료원은 욕창 발생률이 25% 이상 감소되고, 낙상률은 60% 이상 감소되는 등 수치로도 시스템의 유효성이 증명되고 있다.
92병동 김남희 파트장은 “요양원에서 못 움직였던 환자가 서울의료원에 입원하게 되셨어요. 자세히 보니 다리근육에 힘이 들어가는 것이 보여 꾸준한 운동과 재활훈련을 시켜 드렸습니다. 그랬더니 퇴원하실 때는 자신의 발로 걸어 나가셨죠. 가장 보람된 순간이었습니다”라며 힘든 업무 중에서도 환자들의 제대로 된 관리가 좋은 결과로 이어진 사례를 들려주었다.
그래서인지 서울의료원을 찾아와 보호자 없는 환자안심병원을 벤치마킹하고 통합서비스 매뉴얼을 받아 간 국내 병원이 대학병원을 비롯해 165곳에 이른다고 한다.
2019년 1월이면 안심병동을 운영한 지 만 6년이 된다. 처음 40명의 간호사로 시작해서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걸어가야 했지만, 사명감 하나로 포기하지 않고 오늘에 올 수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도 세분화되고 전문화된 관리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숙제도 많다. 환자들에게 유용한 시스템일 뿐만 아니라 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과 간호사 모두에게도 좀 더 나은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정부와 관련 기관의 실효성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
서울의료원에 입원한 환자들은 전문적인 간호간병서비스를 계속 받고 싶다는 생각에 하루라도 더 있고 싶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한다. 보다 많은 병원이 양질의 간호간병서비스를 도입하여, 더 이상 간병 문제로 인해 고통받는 환자와 보호자가 없기를 바란다.
■ 서울의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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