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지나칠 수 없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그림전

시민기자 최용수

Visit445 Date2018.11.27 16:37

시민청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그림이야기

심순시민청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그림이야기

“어서 오세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 만나보고 가세요” “어떻게 시민청에서 위안부 할머니를 만나지?” 안쪽에서 들려오는 낭낭한 목소리를 따라 걸음을 재촉했다. 시민청 안쪽 다누리매장 앞,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그림이야기’라는 특별한 전시가 진행되고 있었다.

27년 전 8월 14일, 김학순 할머니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최초로 증언했다. 이 날을 ‘국가기림일’로 제정한 ‘뜻깊은 해’를 맞이하여 서울시와 동북아역사재단이 마련한 전시회이다. 10월 22일부터 시작된 열흘간의 전시, 높은 시민들의 관심을 배려하여 장소를 옮겨 2차 전시회를 진행하게 되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상처와 고통을 이겨내기 위한 노력과 그림 그리기를 통해 삶의 희망과 즐거움을 가지게 된 할머니들을 보여줌으로써 더 이상 시대의 피해자가 아닌,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개인이자 여성들임을 우리 곁에 복원하는 의미 있는 기획이다.

전시를 통해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전달되어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고 진정한 역사 화해의 토대가 마련되었으면 한다.

섹션Ⅰ - 1993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첫 미술 수업 시작되다

섹션Ⅰ – 1993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첫 미술 수업 시작되다

“많은 시민들이 찾아주세요” 도우미 한현숙 씨의 안내를 받으며 ‘섹션Ⅰ’ 전시장으로 들어섰다. “이 나이에 무슨 그림이여” “늙어서 낼 모레면 죽을 판에 이기 무슨 호사고” “치아라~ 머리 아프다” 강덕경, 김순덕, 이용녀, 이용수 등 4명의 할머니들이 처음 그림을 접하면서 내뱉은 말들이다.

4명의 할머니들이 처음 그림을 접하면서 내뱉은 말들

4명의 할머니들이 처음 그림을 접하면서 내뱉은 말들

지난 1993년 화가 이경신은 혜화동 ‘서울나눔의 집’에 거주하는 할머니들을 만나게 되었고 이후 5년간 미술수업을 진행했다. ‘첫 만남’ ‘미술수업’ ‘그림 그리는 할머니’ ‘떨리는 손’ ‘연꽃과 나리꽃’ 등 첫 미술수업 당시 할머니들과 교감한 내용을 작은 그림으로 표현했다.

‘섹션Ⅰ – 1993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첫 미술 수업 시작되다’는 이렇게 끝을 맺는다.

전시된 그림을 따라가면 어느새 1993년 당시 할머니들의 마음이 된다.

섹션Ⅱ -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낸 심상표현

섹션Ⅱ –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낸 심상표현

‘섹션Ⅱ –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낸 심상표현’에서는 기쁨과 슬픔 등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자신들의 감정과 심상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있다.

“내가 젊은 시절 험한 꼴은 당하긴 했지만, 일생을 일편단심으로 살아왔어, 지금거정 한 눈 한 번 팔지 않고… 그것을 그린 거야” 할머니들의 말이 그림에서 묻어난다.

‘복잡한 세상살이’ ‘일편단심’ ‘청춘’ ‘내마음 별과같이’ ‘심술쟁이 우리선생’ ‘붉은 내 입술’ ‘두려움’ 등 작품에서 찡한 울림을 느낀다.

“여기 봉오리를 터뜨리기 전 목련꽃이 꼭 내 신세 같네. 제일 이쁠 적에 제대로 한번 피어보지도 못한 것이 나랑 닮았어”

‘끌려가는 배안’ ‘책임자를 처벌하라’ 등 할머니들의 상처와 치유, 회복의 이야기가 그림으로 표현되었다

‘끌려가는 배안’ ‘책임자를 처벌하라’ 등 할머니들의 상처와 치유, 회복의 이야기가 그림으로 표현되었다

‘섹션Ⅲ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고통과 염원이 그림으로 피어나다’에서는 할머니들의 상처가 그림을 통해 치유되고 회복해가는 이야기를 보았다.

‘끌려가는 배안’ ‘책임자를 처벌하라’ ‘빼앗긴 순정’ ‘그때 그곳에서’ ‘새가 되어 하늘로 날아가는 소녀’ ‘못다 핀 꽃’ 등 할머니들의 상처와 치유 그리고 회복의 이야기가 그림으로 표현되었다.

‘섹션Ⅲ’를 둘러보고 나면 모니터를 통한 영상으로 할머니들이 그린 작품(원작)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그림을 그리는 할머니들을 화면으로 만나볼 수 있다.

모니터에서는 할머니들이 그림을 그리는 모습도 만나볼 수 있다

모니터에서는 할머니들이 그림을 그리는 모습도 만나볼 수 있다

“속상해요 그리고 감사해요” 전시장을 찾은 민예슬(동작구, 28세) 양에게 “왜 속상해요?”라며 물었다. “긴 세월동안 표현 못하고 사셨을 할머니들을 생각하니 너무 속이 상해요”.

“그럼 감사는요?” 기자의 질문이 이어졌다. “이렇게 그림을 통해 할머니들의 이야기가 오래 남을 수 있게 되었으니 감사하죠. 살아계실 날도 많지 않은데…”

그림수업에 참여한 할머니들 중 3명의 할머니는 이미 우리 곁을 떠나셨다

그림수업에 참여한 할머니들 중 3명의 할머니는 이미 우리 곁을 떠나셨다

그림수업에 참여한 4명의 할머니 중 이용수 할머니를 제외한 강덕경(1929~1997) 김순덕(1921~2004) 이용녀(1926~2013) 할머니는 이미 우리 곁을 떠나셨다.

시민청의 2차 전시회는 12월 28일까지 계속된다.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시민청을 찾으면 누구나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화가와의 미술수업을 통해 자신의 상처와 마주하고자 했던 할머니들의 심상이 관람객에게 담담히 전이되는 특별한 전시회이다. 하루빨리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고 진정한 역사 화해가 이루어지길 소망하며 전시장을 나섰다.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그림이야기 전시
○ 전시 관람 안내 – 운영시간 : 매일 9시~ 오후 8시 – 교통 : 1호선 시청역 4번출구 (출구와 바로 연결), 2호선 을지로입구역 (시청방면 지하철연결통로 이용) – 문의 : 02-2012-6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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